[그래픽=홍영주 기자]
[그래픽=홍영주 기자]

경기도 1기 신도시 선도지구가 예비사업시행자 지정을 연달아 마치면서 본격적으로 노후계획도시정비에 돌입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예비사업시행자 지정은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에 따른 정비사업 추진을 위한 준비 단계다. 예비시행자를 지정하면 특별정비계획 수립과 특별정비구역 지정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각 구역은 이르면 올해 안으로 관련 과정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1기 신도시는 과거 88올림픽 개최 후 200만호 공급계획에 따라 조성된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 등 5개 도시를 말한다.

윤석열 정부는 후보시절 대표 공약으로 1기 신도시 정비를 내세웠고, 당선 후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까지 제정하며 추진 근거를 마련했다. 1기 신도시의 수많은 아파트 중에서 선제적으로 재건축을 추진할 단지들을 선별했는데, 이것이 선도지구다. 선도지구 정비사업이 출발선에 서면서, 1기 신도시 재건축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표=홍영주 기자]
[표=홍영주 기자]

 

가장 활발한 분당… 선도지구 3곳·연립단지 1곳 모두 예비사업시행자 지정 또는 신청 완료

1기 신도시 5개 도시 중 가장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곳은 분당이다. 선도지구로 지정된 3개 구역을 비롯해 별도 정비물량인 연립단지 1개 구역이 모두 예비사업시행자 지정을 마쳤거나 신청했다.

먼저 분당신도시는 △샛별마을 동성 등 2,843세대 △양지마을 금호 등 4,392세대 △시범단지 우성 등 3,713세대 △목련마을 빌라단지 1,107세대 등 총 1만2,055세대가 정비 대상이다.

시범우성·현대 [사진=네이버 거리뷰 갈무리]
시범우성·현대 [사진=네이버 거리뷰 갈무리]

이 가운데 시범우성·현대가 지난달 30일 1기 신도시 중 처음으로 한국자산신탁을 예비사업시행자를 지정하는 데 성공했다. THE 시범 선도지구 주민대표단은 53.7%의 동의율을 기록하며 한국자산신탁을 사업시행 파트너로 맞이했다. 이 일대는 기존 규모 3,713세대를 정비해 약 5,500세대의 대단지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김형동 시범현대아파트 추진준비위원장은 “올해 안에 특별정비구역 지정을 완료하고 내년 초에 정비사업 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라며 “내년 상반기에는 사업시행자 지정, 시공자 선정 준비에 집중하고 하반기에 시공자 선정까지 완료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 양지마을 [사진=네이버 거리뷰]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 양지마을 [사진=네이버 거리뷰]

분당 최대 규모인 양지마을도 지난달 13일부터 동의서 징구를 시작해 이달 10일 성남시에 예비사업시행자 지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한국토지신탁과 업무협약도 마쳤다. 이곳은 금호, 청구, 한양 등 6개 단지를 합쳐 기존 4,392세대 규모다. 재건축을 완료하면 약 7,500세대의 초대형 대단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주민대표단은 예비사업시행자 지정·고시 시점을 7월 초로 예상하고 있다.

양지마을 정선화 사무국장은 “우리 단지는 분당 선도지구 중 최대 규모인데다, 시가 약 6조2,0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하는 백현마이스 도시개발사업지와도 불과 500m 거리로 인접해 있다”며 “재건축 완료 시점에는 해당 사업과 함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분당 샛별마을 통합재건축 주민설명회 [사진=추진준비위원회 제공]
분당 샛별마을 통합재건축 주민설명회 [사진=추진준비위원회 제공]

샛별마을도 65% 이상의 주민 동의율을 확보하면서 지난 13일 하나자산신탁을 대상으로 예비사업시행자 지정을 신청했다. 오는 7월 중순경 지정을 예상하고 있다. 정비사업 후 약 4,500세대로 재탄생한다.

하희상 추진준비위원장은 “계획 수립과 구역 지정에 필요한 시간을 최소 9개월 가량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속단할 순 없지만 내년 1분기나 2분기 경에 관련 업무를 매듭지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예상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 목련마을 일대 [사진=네이버 항공뷰]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 목련마을 일대 [사진=네이버 항공뷰]

분당 목련마을 빌라단지도 지난달 9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예비사업시행자로 지정하는 동의서를 제출했다. 이곳은 불과 20일 만에 과반수를 초과하는 동의율을 확보하는 등 재건축에 대한 관심이 높다. 목련마을은 면적이 9만6,812㎡, 기존 세대수가 1,107세대 규모다. 대원·성환·두원·드래곤·삼정그린·미원·화성·대진빌라를 정비한다.

 

평촌 꿈마을 민백, 귀인 예비사업시행자 지정 완료… 샘마을은 이달 말까지 주민대표단 선출 투표

경기 안양시 평촌신도시 꿈마을 민백블럭 조감도 [사진=추진준비위원회 제공]
경기 안양시 평촌신도시 꿈마을 민백블럭 조감도 [사진=추진준비위원회 제공]

평촌에서는 꿈마을 민백이 가장 먼저 예비사업시행자로 한국자산신탁을 맞이했고, 뒤이어 꿈마을 귀인도 하나자산신탁을 지정했다. 이 외에 샘마을의 경우에는 주민대표단 선출 중이다.

평촌신도시에서는 △꿈마을 귀인 1,750세대 △샘마을 2,334세대 △꿈마을 민백 1,376세대 등이 선도지구로 지정된 바 있다. 민백블럭은 지난달 30일, 귀인블럭은 지난 13일 예비시행자를 지정했다. 

먼저 민백은 동안구 평촌동 933번지 일대로 통칭 A-18구역으로 불린다. 면적이 12만9,213.9㎡에, 통합 재건축 후 약 2,500세대 규모를 짓는다. 추진준비위(위원장 오상훈)와 한자신은 올해 안에 특별정비구역 지정·고시, 내년 상반기 시공자 선정까지 진행하겠다는 구상이다. 최종 목표는 이르면 2027년 또는 늦어도 2028년 초에 이주에 돌입하는 것이다.

오상훈 위원장은 “내년 초 사업시행자 지정과 상반기 시공자 선정 전체회의까지 개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2026년 안에 사업시행인가를 받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꿈마을 귀인블럭 통합재건축 [조감도=추진준비위원회]
꿈마을 귀인블럭 통합재건축 [조감도=추진준비위원회]

다음으로 꿈마을 귀인은 동안구 평촌동 932-4번지 일대로 구역면적은 15만1,136.2㎡다. 이달 4일 하나자산신탁 MOU 후 같은 달 13일 예비시행자로 지정했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도시계획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도 마감하는 등 협력업체 선정에도 힘쓰고 있다.

평촌신도시 선도지구 샘마을 재건축 [사진=네이버 거리뷰 갈무리]
평촌신도시 선도지구 샘마을 재건축 [사진=네이버 거리뷰 갈무리]

샘마을의 경우에는 이달 30일까지 주민대표단 선출을 위한 전자투표를 진행 중이다. 주민대표단을 구성한 뒤 7월부터는 사업방식과 관련한 설명회를 열고 주민 투표 등으로 사업방식을 결정한다는 구상이다.

 

산본에서는 9-2구역, 11구역이 예비사업시행자 지정 및 신청… 일산·중동은 사업방식 논의 및 주민설명회 개최 등 구슬땀

산본신도시의 선도지구 2개 구역은 모두 예비사업시행자 지정을 신청했다. 일산신도시와 중동신도시는 아직 신청 단지는 없지만 이미 특별정비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했거나 업무협약, 사업방식 투표, 주민설명회 등에 매진하고 있다.

먼저 산본은 △자이백합 등(11구역) 2,758세대 △한양백두 등(9-2구역) 1,862세대, 일산에서는 △백송마을1단지 등 2,732세대 △후곡마을3단지 등 2,564세대 △강촌마을3단지 등 3,616세대, 중동은 △삼익 등 3,570세대 △대우동부 등 2,387세대 등이 선도지구로 뽑혔다.

산본9-2구역 예비사업시행자 지정 신청서 제출 [사진=군포시청]
산본9-2구역 예비사업시행자 지정 신청서 제출 [사진=군포시청]

산본 단지들은 신탁사가 아닌 LH와 협력한다. 지난달 29일 산본9-2구역이 군포시청에 LH를 예비사업시행자로 지정할 것을 신청했고, 이달 17일 지정됐다. 11구역 또한 지난달 말에 60% 가량의 동의율로 LH를 예비시행자로 지정하기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다.

하은호 군포시장은 “내년 초 특별정비구역 지정 고시를 목표로 노후계획도시정비가 투명하고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게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일산 후곡마을 재건축 일대 [사진=네이버 거리뷰]
일산 후곡마을 재건축 일대 [사진=네이버 거리뷰]

일산도 구역별로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후곡마을은 지난 3월 말 한국토지신탁과 MOU를 맺었다. 또 특별정비계획 수립 초안이 마련돼 이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이달 말 열고 주민의견 청취 및 질의응답 등을 진행한다. 한토신 예비사업시행자 지정 동의서는 이달 안에 걷어 신청할 예정이다.

일산 강촌마을 재건축 일대 [사진=네이버 거리뷰]
일산 강촌마을 재건축 일대 [사진=네이버 거리뷰]

강촌마을은 최근 신탁방식으로 추진이 결정됐고, 백송마을은 이달 안에 사업방식이 결정될 전망이다. 강촌은 지난 13일 주민 약 67%가 신탁방식을 지지했고, 백송은 이달 말에 사업방식에 대한 주민 투표를 마감한다. 상반기 또는 7월 초에는 사업방식이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촌마을 재건축 관계자는 “이달 안으로 예비신탁사 입찰 공고를 내고, 내달 중순부터 예비사업시행자 지정 동의서를 걷을 것”이라며 “이르면 7월 안에, 늦어도 8월 초까지는 동의율을 확보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일산 백송마을 재건축 일대 [사진=네이버 거리뷰]
일산 백송마을 재건축 일대 [사진=네이버 거리뷰]

백송마을 재건축 관계자는 “이미 연초에 도시계획업체는 선정했기 때문에 사업방식만 확정되면 7월부터 예비시행자 동의서 등 다음 단계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 은하마을_한국토지신탁과 통합재건축 업무협약 [사진=한국토지신탁 제공]
중동 은하마을_한국토지신탁과 통합재건축 업무협약 [사진=한국토지신탁 제공]

 

중동 은하마을 재건축 일대 [사진=네이버 거리뷰]
중동 은하마을 재건축 일대 [사진=네이버 거리뷰]

중동 대우동부 등(은하마을) 구역은 지난 5일 한국토지신탁과 MOU를 체결했다. 은하마을 주민대표단은 한토신과 함께 특별정비구역 지정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통합재건축 후에는 약 4,000세대 규모로 재탄생한다.

이호준 기자 leejr@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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