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강진 조합장 | 신길역세권 재개발 [사진=이호준 기자]
하강진 조합장 | 신길역세권 재개발 [사진=이호준 기자]

서울 영등포구 주요 정비사업장들의 중요 거점인 신길역세권 일대가 통합심의, 시공자 선정이 가시화되면서 장기전세주택 도시정비형 재개발에 탄력이 붙고 있다. 이곳은 교통·상권·환경 등 주요 인프라가 밀집한 영등포동 재개발과 신길뉴타운, 여의도 재건축 등을 잇는 연결고리지역이다.

이에 따라 80곳 이상에서 재개발·재건축·소규모정비·도심복합사업 등 천지개벽이 진행 중인 영등포구의 개발 가치가 집중되는 대표 단지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2021년부터 전면에 선 하강진 조합장은 당선 시절부터 구역의 큰 걸림돌이었던 사업성 문제 해결에 힘썼다.

서울시와 끊임없이 협의한 결과 2023년 역세권 장기전세주택 건립 운영기준을 개정하는 데 성공해 임대주택 비율을 낮추고, 분양분 증가를 이뤄 사업성을 개선했다. 또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여러 교육과정에도 참여해 역량을 키웠다. 한국주택경제신문 평생교육원의 정비사업 실무 아카데미를 수료하고 건국대, 한양대 등에서 도시정비전문가, 도시정비관리사과정 등의 과정을 밟았다.

 

신길역세권 재개발사업의 추진 경과를 소개해 달라

우리 구역은 지난 2018년 6월 신길역세권 장기전세주택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의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이후 2019년 추진위원회 승인을 거쳐 2021년 7월 조합설립인가를 받게 됐다. 추진위원회 시절에는 감사 직무를 맡았지만, 창립총회에서 초대 조합장으로 선출돼 지금까지 사업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조합설립인가 후 선결과제는 우리 구역의 사업성을 개선하는 일이었다. 당시 사업성으로는 재개발 추진이 사실상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한 정비계획 변경안을 마련하기 전에, 서울시와 ‘역세권 장기전세주택 건립 운영기준’ 내용을 개정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과도하게 책정됐다고 판단한 임대주택 건립 비율을 줄이기 위해서다. 그 결과 2023년 일부개정을 이뤄내면서 지난해에 정비계획 변경안이 고시됐다. 주요 내용은 먼저 장기전세주택을 9세대, 의무임대주택을 19세대 줄여 분양분을 늘린 것이다. 또 구역 내 대지면적이 확대됐고, 최고 층수도 35층에서 45층으로 상향했다. 고시문에서는 전체 세대수가 같아 단순 28세대의 분양분이 추가된 것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기존에 없던 85㎡ 초과 세대가 85세대 신규로 편성되는 등 대형 평수를 늘렸다. 앞으로 시공자 선정, 심의 과정 등을 거쳐 계획안에 다소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조합은 대략적으로 수십 세대의 일반분양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장기전세주택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과

일반 재개발사업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우리가 시행하고 있는 장기전세주택 도시정비형 재개발은 민간 사업자의 역세권 개발을 촉진하고, 일명 ‘시프트’라고 불리는 장기전세주택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정비사업이다. 역세권은 역 승강장 경계로부터 500m 이내의 일단의 지역이 기준이다. 1차 역세권은 350m 이내, 2차 역세권은 350m에서 500m 이내 범위로 한다. 용적률 상향 등 인센티브를 부여받는 대신, 일정 부분의 개발 이익을 장기전세주택으로 공급하게 된다. 장기전세주택은 주변 전세 시세의 80% 이하 수준으로 공급하는데, 최장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무실에 비치된 많은 수료증과 자격증,

정비사업 관련 도서들을 보면 학구열이 짐작되는데,

학습에 많은 노력을 투자하신 것으로 보인다

신길역세권 하강진 조합장 집무실 모습. 각종 자격증, 수료증, 표창장 등이 비치돼있다. [사진=이호준 기자]
신길역세권 하강진 조합장 집무실 모습. 각종 자격증, 수료증, 표창장 등이 비치돼있다. [사진=이호준 기자]

처음 추진위원회 때는 감사로 있어 조합장을 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세상사 모두 생각대로 되는 건 아니지 않나. 초대 조합장으로 업무를 보면서 복잡한 절차와 인·허가 과정, 알면 알수록 어려운 실무들을 겪으면서 쉽지 않은 나날이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여러 교육을 알아보고, 등록하고, 수료했다. 업무 외 시간을 틈틈이 활용해서 현재는 수십 개의 자격증과 수료증 등을 보유하게 됐다. 그 중에서도 한국주택경제신문 평생교육원의 정비사업 실무 아카데미, 건국대, 한양대 등의 교육과정이 기억에 남고, 도움이 정말 많이 됐다. 특히 실무 아카데미 과정에서 만난 원우회원들은 현재도 꾸준히 정보공유 등 교류하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

 

조합의 당면과제와 목표 일정은

우선과제는 통합심의와 시공자 선정을 신속히 마무리하는 것이다. 현재 진행 및 준비 과정에 있고, 내년 초에서 상반기에는 통합심의, 시공자 선정을 완료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 또 하반기 목표는 사업시행인가다. 올해 상반기 통합심의를 접수했는데, 협의 과정에서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우리 신길역세권 재개발구역은 북쪽으로는 1호선 철길, 동쪽으로는 간선도로, 남쪽에는 영원중, 영등포여고 등 학교가 위치해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소음대책, 공사 차량 안전 대책, 등·하교 교통안전 대책 수립 등 난제들을 꾸준한 협의와 구청의 중재 등으로 해결해왔다. 주출입구 위치, 안전보행로 설치 등 다양한 논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영등포구청의 적극 중재와 협조로 목표 시점까지는 매듭지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통합심의와 시공자 선정 업무를 같이 진행하고 계신데,

앞으로 입찰공고나 총회 등 관련 절차가

언제 진행될 것이라 보시는지

[표=홍영주 기자]
[표=홍영주 기자]

이르면 이달 안으로, 늦어도 연내에는 시공자 선정 공고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설계도서 마련 등의 작업이 끝나는 대로 입찰을 진행해 우리 아파트를 안전하게 짓는 것은 물론, 조합원들에게 최선의 재산가치 상승을 안겨줄 수 있는 건설사를 선정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협력업체 선정인 만큼 조합의 니즈를 분명하게 밝히고, 조합원들에게 어떤 가치를 선사해줄 수 있을지 조건들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이전부터 많은 조합들의 사례를 질의하고, 자료들을 찾아보면서 정보를 수집했다.

 

시공자 선정 시 최우선 순위는 무엇인가

결국 우리 재개발은 조합원을 위한 사업이기 때문에, 조합원 부담 최소화와 프리미엄 극대화가 최우선이다. 공사비가 급격히 상승한 이때 공사비가 적정해야 하고, 추가 공사비 없는 완전한 계약을 원한다. 조합원 분양가와 일반분양가 산정도 조합의 재량이 적극 반영되길 바란다. 또 하나 꼽자면 요새 화재 관련 사고가 많다. 조합장으로서 우리가 입주할 아파트에는 절대 그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종 마감 자재들과 최신 시설물들을 견학 및 탐구하면서 알아보는 중이다.

 

올해 9월에는 영등포 명예구청장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앞으로의 역할과 활동이 무엇인지, 개인적인 목표는 있는지

하강진 조합장 영등포구청 명예구청장 위촉패 [사진=이호준 기자]
하강진 조합장 영등포구청 명예구청장 위촉패 [사진=이호준 기자]

그간 많은 영등포구 명예구청장들이 계셨지만, 도시정비사업 부문에서는 처음으로 위촉됐다. 현재 영등포에는 80곳 이상의 다양한 주거환경개선사업이 진행되고 있거나, 준비 중이다. 저도 처음 시작할 때는 앞서나간 조합장님들의 조언에 큰 도움을 받았었고, 우리 영등포구의 많은 구역들이 사업을 빠르게 추진하면, 결국 서로에게도 긍정적인 일이다. 이에 명예구청장 1년의 임기 동안 관내 재개발·재건축 등 추진주체들이 모인 단체를 만들 계획이다. 해당 단체를 통해 구청이나 시에 건의할 사안들을 전달하고, 구청장님이나 담당 직원들과 논의해 좋은 방향의 정책을 개발하는 등 영등포 정비사업을 위해 일조하고 싶다.

 

말씀해주신 대로 영등포구에는 많은 정비사업장들이 있다.

그 중에서 신길역세권만의 강점은

우선 문자 그대로 신길역 역세권, 즉 더블 역세권이라는 기본 입지에 더해 신안산선도 개통 예정이다. 또 올림픽대로, 서부간선도로, 마포대교 등을 통한 이동도 편리하고, 여의도로 직접 통하는 관문 역할도 한다. 그만큼 재개발 후 홍보 효과가 뛰어날 것으로 본다. 인근에 높은 건물도 없는 데다, 층수도 45층으로 상향돼 멋진 조망도 갖추게 됐다. 영등포 구도심 일대가 교통, 생활 등의 인프라는 훌륭한데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이 학군이다. 신길뉴타운을 비롯해 많은 대격변이 일어나고 있는 만큼 교육여건도 급변하면서 추후 학군도 크게 진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합원들에게 앞으로의 각오를 전하신다면

신길역세권 재개발 조감도 [조감도=조합제공]
신길역세권 재개발 조감도 [조감도=조합제공]

‘혼자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가면 멀리 갈 수 있다’는 말씀을 조합원들에게 꼭 전하고 싶다. 이 사업은 조합장 혼자가 아니라, 조합원과 이웃 모두가 함께 만들어내는 성과다. 신길역세권은 영등포의 새로운 중심 주거지이자, 우리 모두의 자부심이 될 것이다. 아직 넘어야 할 과정들이 남아있다.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조합원, 이웃 여러분의 변함없는 협력과 신뢰가 필요하다. 새로운 집에서 함께 웃으며 만날 그날을 기다리며, 항상 초심 그대로 최선을 다하는 조합장이 되겠다.

이호준 기자 leejr@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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