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홍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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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재건축·재개발 현장에 공사비 증액 청구서가 날아들고 있다. 공사 원자재가격이 급등하면서 공사비 인상을 요구하는 건설사와 도 넘은 공사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조합이 맞서면서 분쟁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전국으로 공사비 분쟁이 확대되면서 정부까지 나서서 갈등 해소에 나섰지만,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어려워 사실상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다.

최근 공사비 인상을 둘러싼 조합과 시공자간에 갈등이 급증하고 있다. 서울·수도권은 물론 지방에서도 공사비 증액 요구가 일반화되면서 계약해지나 공사 중단 등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사례도 늘고 있다.

서울 은평구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대조1구역의 공사가 중단되면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사진=이호준 기자]
서울 은평구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대조1구역의 공사가 중단되면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사진=이호준 기자]

실제로 서울에서는 강북 재개발 최대어인 대조1구역의 공사가 멈춰 섰다. 현대건설은 올해 초 조합이 공사비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사 중단을 선언했다. 

당초 조합은 지난해 5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8월 일반분양을 진행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조합 내부 갈등으로 조합임원의 공백사태 등으로 인해 현재까지도 일반분양을 진행하지 못했다. 조합장 해임과 선임 등이 반복적으로 진행되는 사이 법적 분쟁까지 발생하면서 사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특히 조합 내부 갈등의 원인 중 하나는 공사비 증액이었다는 점이다. 앞서 조합은 공사비를 약 500억원 가량 증액하는 내용의 안건을 총회에 상정한 바 있다. 

하지만 조합원들이 반발하면서 해당 안건을 부결된 바 있다. 결국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분쟁이 조합임원 해임 등으로 이어지면서 현재까지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진주아파트 재건축 공사 현장 [사진=이호준 기자]
서울 송파구 잠실진주아파트 재건축 공사 현장 [사진=이호준 기자]

서울 송파 잠실진주아파트도 공사비 갈등으로 인해 공사 중단 사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시공자의 요구로 공사비를 인상하는 안건을 상정했지만, 대조1구역과 마찬가지로 조합원의 반대로 부결된 것이다. 기존 공사비가 총액기준 7,947억원이었는데 1조4,492억원으로 인상하면서 무려 80% 이상을 요구하자 조합원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 [사진=정비사업 정보몽땅]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 [사진=정비사업 정보몽땅]

공사비 갈등으로 인해 계약을 해지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는 지난해 11월 전체 회의에서 시공자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 토지등소유자가 전용면적 84㎡를 분양 받기 위해서는 5억원의 추가분담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현재 해당 아파트의 시세가 4~5억대인 점을 감안하면 동일 비용 이상을 내야 하는 셈이다.

부산에서는 시민공원주변 촉진2-1구역과 괴정5구역 등이 시공자 계약을 해지했다. 계약해지의 사유는 역시 공사비 증액 규모가 과도하다는 점이다. 다만 촉진2-1구역의 경우 지난달 포스코이앤씨를 시공자로 선정했고, 괴정5구역은 지난 4일 해지를 결정해 향후 계획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심민규 기자 smk@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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