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권 최상위 금싸라기 땅으로 평가받는 한남뉴타운의 ‘첫 삽’이 가시화되고 있다. 역대급 규모의 재개발 사업장인 3구역이 최근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것이다. 관리처분인가를 받으면 통상적으로 사업의 8부 능선을 넘었다고 통한다.

이주·철거, 착공 등 마무리 절차만을 남겨두기 때문이다. 한남 일대는 2003년 뉴타운으로 지정됐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와 주민갈등 등으로 사업이 빠르게 진행되진 못했다.

하지만 각 사업장들이 사업 추진에 잰걸음을 보이면서 관리처분인가, 시공자 선정 등 단계별로 재개발에 어느 정도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재개발사업이 마무리되면 강남권에 필적하는 1만2,000가구 이상의 하이엔드 신도시가 형성될 전망이다. 이른바 ‘황제뉴타운’으로 불리는 한남뉴타운의 현재 추진상황을 조명해봤다.

[그래픽=홍영주 기자]
[그래픽=홍영주 기자]
한남3구역 [사진=정비사업 정보몽땅]
한남3구역 [사진=정비사업 정보몽땅]

▲‘최대 재개발’ 3구역, 이르면 올 10월 이주… 2구역은 연내 조합원 분양신청 매듭짓고 내년 관리처분인가 목표=전국 최대 규모의 재개발 사업장으로 꼽히는 한남3구역이 최근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이르면 10월부터 이주에 착수한다. 2구역은 연내 조합원 분양신청까지 마무리지은 뒤 내년부터 관리처분인가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한남3구역의 사업계획에 따르면 이 사업장은 용산구 한남동 686번지 일대로 면적만 38만6,395.5㎡, 신축 연면적은 104만8,998.52㎡에 달하는 역대급 재개발구역이다. 용적률 232.47% 및 건폐율 42.09%를 적용해 아파트 5,816가구, 상가 464호와 부대복리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조합원·일반분양분만 4,940가구 규모로 임대주택은 831가구를 공급한다.

이곳은 지난 23일 재개발 관리처분인가를 받았다. 통상 관리처분인가를 받으면 정비사업의 8부 능선을 넘었다고 평가받는다. 다음 관문인 이주·철거만 거치면 소위 ‘첫 삽’이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역대급 규모인 만큼 조합원만 3,800여명에 달해 이주에 1년, 철거에 6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목표대로 이주·철거가 원활하게 진행될 경우 이르면 2025년 상반기에는 착공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한남3구역은 지난 2월 일부 소유자들이 신청한 총회결의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으로 관리처분계획안 수립에 대한 의결 효력이 정지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5월 서울행정법원이 기존 가처분결정 인용을 취소하기로 결정하면서 관리처분인가를 받을 수 있었다.

 

한남2구역 '한남 써밋' 전경 [제공=대우건설]
한남2구역 '한남 써밋' 전경 [제공=대우건설]

한남2구역은 지난해 말 대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하고 현재는 감정평가를 진행 중이다. 한남뉴타운 사업지 중에선 두 번째로 속도가 빠르다.

이 구역은 용산구 보광동 272-3번지 일대로 면적이 11만4,580.6㎡이다. 여기에 지하6~지상15층 높이의 아파트 30개동 1,537가구 규모가 들어설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대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하면서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을 적용한 ‘한남 써밋’으로 단지명을 정한 바 있다.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시공자 선정을 마치면 종전·종후자산평가를 위한 감정평가 과정을 거친다. 이어 조합원 분양신청을 진행한다. 한남2구역 재개발조합은 올해 안에 조합원 분양신청까지 마치고 내년 상반기 관리처분인가까지 끝내겠다는 방침이다.

조합 관계자는 “현재 자산평가를 위한 감정평가를 진행하고 있고 하반기 내에는 조합원 분양신청까지 마무리 짓는 것이 목표”라며 “내년 상반기에는 관리처분계획 수립에 집중해 빠르게 인가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남뉴타운 일대 [사진=이호준 기자]
한남뉴타운 일대 [사진=이호준 기자]

▲5구역, 4구역은 건축심의 과정… 서울시 조례 개정으로 내년 중 수주전 열린다=한남5구역과 4구역은 건축심의를 신청했거나 준비 중인 상황이다. 올해 안에 건축심의 과정을 끝내고 내년에는 시공자 선정과 사업시행인가 절차 등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난 3월 서울시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 개정으로 올해 7월 1일부터 조합설립인가 이후에도 시공자를 선정할 수 있게 됐다. 한남4, 5구역은 전국적으로도 최상급 입지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하이엔드 브랜드 대전이 열렸던 한남2구역만큼 치열한 수주전이 열릴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현재 4구역은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이, 5구역은 삼성물산, GS건설, DL이앤씨가 향후 입찰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남5구역에 걸려있는 현수막 [사진=이호준 기자]
한남5구역에 걸려있는 현수막 [사진=이호준 기자]

먼저 5구역의 경우 이미 건축심의 신청을 마쳤고 올해 안에 매듭지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에는 사업시행인가 준비에 매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올 하반기부터 시공자 선정도 가능해진 만큼, 관련 지침에 따라 시공자 선정 시기를 검토하겠다는 계산이다.

이 구역은 용산구 동빙고동 60번지 일대의 면적 18만3,707㎡를 대상으로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최고 23층 2,555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신축한다는 구상이다.

한남5구역 조합 관계자는 “이미 지난 4월 20일자로 건축심의 접수를 마쳤고 현재 지자체 검토 과정을 진행 중”이라며 “올해 건축심의를 통과하고 내년에는 사업시행인가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공자 선정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서울시 지침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관련 사항 확인 후 입찰 시기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남4구역에 걸려있는 현수막들 [사진=이호준 기자]
한남4구역에 걸려있는 현수막들 [사진=이호준 기자]

4구역은 최근 협력업체를 선정하고 건축심의 단계에 있다. 현재는 건축심의 과정 중 교통영향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안에 건축심의를 통과하고 내년에는 시공자 선정에 나설 계획이다.

이곳은 용산구 보광동 360번지 일대로 면적이 16만2,030㎡이다. 조합은 재개발을 통해 최고 23층 높이의 아파트 2,167가구 및 부대복리시설 등을 짓는다. 이 사업장은 최근 감정평가법인과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선정을 위한 총회를 개최해 재개발 추진을 위한 기틀을 다졌다. 기존 정비업체와 계약을 해지하고 세종코퍼레이션을 새로운 동행자로 선택한 것이다.

4구역 관계자는 “지난 6월 17일 총회를 열고 감정평가업체와 함께 새 정비업체로 세종코퍼레이션을 선정하는 안건을 의결했다”며 “올해 안에 건축심의를 통과한 뒤 내년에는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호준 기자 leejr@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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