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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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정도는 거의 진척이 없어 소유자들 대부분은 지칠대로 지친 상태였습니다. 기본계획 변경에만 실제로 12년이 넘게 걸렸죠.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제라도 구역별로 좋은 소식들이 있으니 빠르게 진행해야죠” 한남뉴타운 조합 관계자의 말이다.

한남2구역 대우건설 시공자 선정 완료 [사진=이호준 기자]
한남2구역 대우건설 시공자 선정 완료 [사진=이호준 기자]

사상 첫 하이엔드 브랜드 대전으로 관심을 모았던 서울 용산구 한남2구역에는 대우건설의 감사 인사 플래카드가 나풀거렸다. 높은 언덕길만큼 가파르게 상승한 땅값에 비해서는 현장 취재가 녹록치는 않았다. ‘황제뉴타운’이라는 별명을 가진 한남뉴타운이지만 여느 재개발 구역들과 같이 수십 년된 주택가와 으슥하고 좁은 골목, 바닥이 불규칙한 도로로 구성돼 운신의 폭이 좁았던 탓이다. 한남뉴타운 토지등소유자들은 지쳐있다. 사업 출범 후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 첫삽을 뜬 구역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위기로 인한 부동산 경기 침체와 각종 인·허가가 지연되면서 사업이 지체된 점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당초 1~5구역으로 진행하던 사업장 중 한남1구역은 지난 2018년 정비구역에서 해제되는 악재도 겹쳤다.

하지만 최근 각 구역별로 진척을 보이면서 재개발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한남뉴타운 사업 현황 [그래픽=홍영주 기자]
한남뉴타운 사업 현황 [그래픽=홍영주 기자]

한남뉴타운 2~5구역들은 지난 어려움을 지나 천천히, 분명히 나아가고 있다. 먼저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3구역이 지난 7월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하는 총회를 개최하는 등 관리처분인가를 앞두고 있다.

한남뉴타운 일대 [사진=이호준 기자]
한남뉴타운 일대 [사진=이호준 기자]

 

한남뉴타운 일대 [사진=이호준 기자]
한남뉴타운 일대 [사진=이호준 기자]

관리처분인가 예상 시점은 내년 상반기다. 예상 공사비만 1조8,881억 규모의 대형 사업장인 만큼 업계의 관심도 전국적으로 높은 지역이다. 현대건설의 ‘디에이치’를 적용한 5,816가구 매머드급 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이어 ‘첫 하이엔드 브랜드 수주전장’인 2구역이 11월 대우건설을 선정하면서 한남뉴타운에서는 두 번째로 시공자 선정을 완료했다. 최근 추세는 수의계약이 늘어나면서 경쟁입찰이 드물었지만 한남2구역은 서울에서도 노른자위 사업장으로 꼽히는 만큼 치열한 경쟁이 성사됐다.

한남뉴타운 일대 [사진=이호준 기자]
한남뉴타운 일대 [사진=이호준 기자]

이에 대우건설은 2구역을 한강의 정상으로 만든다는 포부에 맞춘 ‘118프로젝트’를 제안하면서 조합원들의 호응을 얻었다. JERDE, STOSS, SWNA 등 세계 최고의 거장들과 콜라보레이션을 구성하면서 360m 규모의 스카이브릿지를 선보이는 등 한강 랜드마크 단지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이 외에도 전체사업비 책임조달과 이주비 LTV 150%, 최저 이주비 10억원 등 파격적인 사업 조건을 내세웠다.

이에 대우건설은 약 7,900억원의 수주 성과를 올리면서 총 4조6,289억원의 누적 수주액을 기록해 자사의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동시에 조합도 지난해 11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지 1년 만에 시공자 선정 절차를 매듭지었다. 대우건설의 ‘써밋’ 브랜드와 함께 1,537가구를 건립한다.

2구역 조합 관계자는 “내년 4월까지 시공자 계약을 마치고 같은 해 중순에는 감정평가 절차를 마무리 짓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남뉴타운 일대 [사진=이호준 기자]
한남뉴타운 일대 [사진=이호준 기자]

4구역, 5구역은 비슷한 시기에 재정비촉진계획 변경 및 경관심의 절차에 착수했다. 먼저 5구역이 지난해 10월 재정비촉진계획 변경 및 경관심의안이 수정가결됐고, 4구역은 올해 11월 15일 같은 과정을 밟았다.

한남뉴타운 일대 [사진=이호준 기자]
한남뉴타운 일대 [사진=이호준 기자]
한남뉴타운 일대 [사진=이호준 기자]
한남뉴타운 일대 [사진=이호준 기자]

5구역은 사업계획상 최고 23층 2,555가구로 탈바꿈한다. 올해 상반기에는 특별건축 구역 적용을 마치고 현재 건축심의 과정 중 교통영향평가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7월 초 시에 심의를 처음 접수했지만 서울시는 9월 19일 교통심의에서 완충도로를 하나 더 확보한 개선안을 요구했다. 이에 조합 측은 12월 초 재심의를 접수하고 12월 12일 서울시 안건에 상정돼 심의절차를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한남뉴타운 일대 [사진=이호준 기자]
한남뉴타운 일대 [사진=이호준 기자]

5구역 조합 관계자는 “오랜 시간 발목 잡혔던 변전소 협의 문제는 지난해 11월 남서울 본부와 협약을 끝내고 마무리 지었다”며 “연말 안에 교통영향평가에 대한 심의 접수를 끝내고 내년 내 사업시행인가, 오는 2024년에는 시공자 선정에 나설 계획이다”고 말했다. “정비사업은 지자체의 인·허가 절차가 핵심인 만큼 관이 적극적인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인근 신축단지와 한남뉴타운 [사진=이호준 기자]
인근 신축단지와 한남뉴타운 [사진=이호준 기자]
[사진=이호준 기자]
한남뉴타운 일대 [사진=이호준 기자]

4구역도 지난 11월 15일 재정비촉진계획 변경 및 경관심의안이 수정가결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핵심은 지반고 18.5m 상승, 신동아아파트 개발 포함, 펌프장 철거 등 3가지라는 게 조합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남뉴타운 일대 [사진=이호준 기자]
한남뉴타운 일대 [사진=이호준 기자]

한남4구역은 당초 계획된 지반고인 14.5m로는 침수가 우려돼 사실상 사업이 불가능한 상황이었지만 이번 지반고 18.5m 상승 변경안이 통과되면서 안전성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또 구역 내 노후아파트인 신동아아파트에 대해 서울시는 리모델링을 제안하면서 사업이 지연돼왔다. 하지만 이번 변경안에 따라 전면 개발키로 결정하면서 재개발이 본궤도에 오를 수 있게 됐다.

한남뉴타운 일대 [사진=이호준 기자]
한남뉴타운 일대 [사진=이호준 기자]

아울러 5구역에 변전소가 있다면 4구역에는 펌프장 문제가 있었다. 조합은 이번 결정에 펌프장 철거가 포함되면서 사업 지연의 큰 원인들을 해결하고 재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이곳은 재개발을 통해 최고 23층 2,167가구가 들어선다.

한남뉴타운 일대 [사진=이호준 기자]
한남뉴타운 일대 [사진=이호준 기자]

4구역 조합 관계자는 “현재 구역 내 도로를 15m에서 20m로 확장하는 안을 해결 중이며 교통영향평가를 내년 3~4월 쯤 마무리할 예정”이라며 “건축심의 접수를 2023년 5월 중 진행해 같은 해 6월 통과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사진=이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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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구역이 해제되면서 사업이 멈춰섰던 1구역도 최근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을 신청하면서 재개발 재추진에 나섰다.

한남1구역 재개발 추진준비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1구역은 지난 10월 27일 서울시에 신속통합기획 신청을 마쳤다. 추진준비위는 12월 중 대상지 지정 여부에 대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호준 기자 leejr@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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