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진2-1구역에 삼성물산이 내걸었던 현수막 [사진=조합원 제공]
촉진2-1구역에 삼성물산이 내걸었던 현수막 [사진=조합원 제공]

삼성물산은 지난 2000년 국내 최초의 아파트 브랜드인 ‘래미안’을 선보였다. 래미안은 브랜드 파워에서 항상 선두를 지켜오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수주전에서도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근 대형 건설사들이 잇따라 하이엔드 브랜드를 출시하고 있지만 삼성물산이 래미안을 고수하고 있는 이유다. 대신 래미안에 하나를 뜻하는 ‘원(one)’을 특별한 수식어로 내세워 강남이나 과천 등 주요 사업장에서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서울 서초구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래미안 원베일리’, 신반포15차 ‘래미안 원페타스’, 방배6구역 ‘래미안 원페를라’, 경기 과천시 주공10단지 ‘래미안 원마제스티’ 등이 대표적이다.

부산 재개발 대어로 꼽히는 시민공원촉진2-1구역 입찰에는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참여해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부산에서도 최고 입지에 손꼽히는 지역인 만큼 조합원들도 하이엔드 브랜드에 대한 열망이 크다. 삼성물산도 조합원들의 이 같은 요청이 쇄도하자 ‘명품은 이름을 바꾸지 않는다’며 현수막을 내걸며 조합원들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정작 입찰에서는 단지명을 래미안 원이 아닌 ‘래미안 에스팰리스 부산’으로 제안했다. 내심 래미안 원을 기대했던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실망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삼성물산이 부산에서는 강남과 다른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앞서 삼성물산은 입찰서류 누락으로 자격 시비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입찰의 주요 서류인 공사비 명세서나 물량산출 근거 등을 전자입찰시스템에 업로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서류는 시공사가 본인들이 제시한 설계도서를 근거로 과도하게 공사비를 인상함으로써 조합원에게 입히는 피해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지난 2018년 정비사업 계약업무처리기준의 시행과 함께 입찰 시에는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입찰서류 누락에 이어 브랜드 역차별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촉진2-1구역을 향한 삼성물산의 진심이 의심을 받고 있다.

심민규 기자 smk@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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