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로 치솟는 정비사업 공사비에 일선 조합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시공자 선정 단계에 진입한 서울지역 사업장들의 경우 연속된 유찰사태를 겪으면서 공사비 예정가격 상향조정에 나서고 있다. 

 

남성아파트 [사진=네이버 거리뷰]
남성아파트 [사진=네이버 거리뷰]

▲남성아파트, 6수만에 시공자 선정 가시화… 3.3㎡당 공사비 예정가격 약 525만원에서 약 720만원으로 상향조정=서울 영등포구 남성아파트의 경우 6번의 입찰 끝에 재건축 시공자 선정이 가시화되고 있다. 조합은 지난 2일 시공자 선정을 위한 6번째 입찰공고를 냈고, 오는 9월 6일 입찰을 마감할 예정이다.

앞서 조합은 5차례에 걸쳐 입찰 절차를 진행했다. 하지만 참여 건설사 미달로 번번이 유찰됐다. 조합이 책정한 공사비 예정가격이 건설사들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조합은 최초 입찰시부터 2번의 유찰 끝에 3차 입찰부터 3.3㎡당 공사비를 약 720만원으로 높였다. 기존에 책정했던 약 525만원에서 약 195만원이 오른 수준이다.

이후 삼성물산, 한화건설, 중흥토건, 호반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5개사에 수의계약을 위한 입찰지침서 수령을 요청했다. 이중 삼성물산, 한화건설, 중흥토건 등이 입찰지침서를 수령해갔다. 다만, 삼성물산의 경우 3.3㎡당 720만원 이상을 요구하면서 입찰 참여 여부는 불투명하다.

 

신당9구역 [사진=네이버 거리뷰]
신당9구역 [사진=네이버 거리뷰]

▲신당9구역도 3.3㎡당 약 743만원에서 약 840만원으로 조건 변경해 재공고=신당9구역도 재개발 공동사업시행 건설업자 선정을 위한 조건을 변경해 새로운 입찰에 나섰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초까지 입찰공고를 내고 공동사업시행 건설업자 선정에 나섰지만, 참여 건설사 미달로 유찰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곳 1차 현설에는 HDC현대산업개발, 코오롱글로벌이 참석했지만 이듬해 1월 양사 모두 입찰에 참여하지는 않았다. 

조합은 재공고를 냈고 같은 달 2차 현설에 HDC현대산업개발, SK에코플랜트, 현대엔지니어링이 참석했다. 이후 2차 입찰 역시 참여 건설사가 없었다. 수의계약 전환을 확정지었지만, 건설사들의 참여는 저조했다.

이에 조합은 지난 15일 공고문을 내고 입찰조건으로 3.3㎡당 공사비를 약 840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최초 입찰시 제시했던 약 743만원보다 약 93만원 높은 수준이다. 건설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서는 공사비 상향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현재 입찰 절차가 진행 중이다.

 

중곡아파트 [사진=네이버 거리뷰]
중곡아파트 [사진=네이버 거리뷰]

▲중곡아파트는 3.3㎡당 약 650만원 책정 후 유찰… 약 800만원으로 높여 다시 도전=중곡아파트도 공공재건축 시공자 선정을 위해 건설사들의 눈높이 맞추기에 나섰다. 공사비를 3.3㎡당 약 650만원에서 약 800만원으로 올려 책정한 것이다.

지난 2일 중곡아파트 재건축조합은 공사비 예정가격을 상향 책정한 새로운 조건으로 입찰공고를 내고, 같은 달 12일 현장설명회를 열었다. 

그 결과 무려 12개사가 현설에 참석했다. 현설 참석 건설사는 포스코이앤씨, SK에코플랜트, 경남기업, 화성산업, 대방건설, 서희건설, 쌍용건설, 효성중공업, CS건설, 제일건설, KCC건설, 우방 등이다. 조합은 오는 7월 3일 입찰을 마감할 예정이다.

 

▲하반기 시공자 선정 예상되는 압구정, 여의도 등 3.3㎡당 1,000만원 시대 열릴까=치솟는 공사비에 하반기에는 3.3㎡당 1,000만원 시대가 도래 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서울시도 시공자 선정 조기화에 따라 올해 7월 1일부터 가능해지면서 압구정, 여의도 등 건설사들의 이목이 집중된 곳에 초고가 공사비 책정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른바 땅값 비싸기로 소문난 부자동네의 경우 하이엔드 브랜드, 특화계획 적용 여부에 따라 초고가 공사비가 책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지난해 9월 현대건설이 수주한 서초구 방배삼호아파트12동13동 가로주택정비사업장의 경우 책정된 공사비는 3.3㎡당 1,153만원으로 파악됐다. 정비사업 역사상 최고 공사비로 기록됐다. 현대는 당시 이곳 수주를 위해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 적용을 제안했다. 커뮤니티시설과 마감재 등의 부문에서도 차별화된 특화설계를 선보였다.

이혁기 기자 lee@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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