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 신사동 일대의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후보지 2곳에서 약 2,800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공급된다. 봉산에 인접한 구역들인 만큼 자연친화적인 주거단지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지난 27일 은평구 신사동 200번지와 237번지 일대 재개발사업 후보지 2곳의 신통기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신사동 200 일대에 위치한 편백마을은 6만3,496㎡ 면적에 용적률 250% 이하를 적용해 공동주택 1,500세대 내외를 공급할 예정이다. 산새마을인 신사동 237번지 일대는 5만5,209㎡에 용적률 257% 이하를 적용해 1,300세대 내외의 공동주택을 건설한다. 층수는 2곳 모두 33층 내외로 계획됐다.
이번 신통기획 확정구역은 서울의 서쪽 경계인 봉산숲(봉산도시자연공원)에 연접한 50m 이상의 고저차가 있는 저층 주거지다. 이로 인해 그동안 정비구역 지정과 해제, 주거환경관리사업 등 다수의 사업이 추진됐지만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특히 구역 일부는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지난 2015년 해제된 이후 2022년에 주거환경관리사업이 완료됐다. 하지만 실질적인 주거환경 개선으로 이어지진 못했고, 보행과 차로 구분이 없는 좁은 도로와 주정차 차량 등으로 생활에 불편함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지난 2022년 8월 공공재개발 후보지에 공모했지만, 탈락함에 따라 같은 해 연말 2차 후보지 공모에 재도전해 후보지로 선정됐다. 당시 ‘산새마을·편백마을 연계 계획 수립’을 조건으로 선정됐다.
시는 신통기획을 통해 개발이 어려웠던 2개 구역을 통합해 ‘도시와 자연을 품은 숲 속 주거단지’로 정비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인 기획 원칙으로 △지역주민 모두에게 열린 봉산숲 △구릉지에 순응하는 단지 디자인 △자연과 도시가 조화를 이루는 경관 창출 등을 수립했다.
우선 지역주민이 봉산숲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경계부에 봉산과 편백나무숲으로 연결되는 순환도로와 공원을 조성했다. 봉산은 등산로 입구가 대상지 내 보행·차로 구분이 없는 4m 이하의 도로로 연결되어 접근성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경계부에 6~8m의 순환도로를 신설해 봉산숲과 봉산 내 편백나무숲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아파트는 구릉지형에 순응하고 지형차를 활용하도록 계획했다. 경사지에 순응하는 대지 조성계획을 수립하고, 고저차로 만들어지는 공간은 주차장과 부대복리시설 등으로 활용하는 입체적 건축계획을 수립했다. 부대복리시설과 4개의 커뮤니티마당은 공공보행통로 주변에 설치해 지역공동체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했다.
봉산숲과 서울의 관문 입지 특성에 걸맞은 자연과 도시가 조화를 이루는 경관도 창출한다. 봉산숲 연접부는 중저층 판상형 주동을 봉산 방향으로 열리도록 배치하고, 가좌로11길은 통경구간을 확보해 봉산으로 열린 경관을 계획했다.
신사생활권중심 지구단위계획구역 주변은 지구단위계획의 높이계획을 고려해 중저층으로 계획했다.
한편 시는 신사동 200 및 237 일대의 신속통합기획 확정 전에 정비계획 관련 주요 부서 사전협의를 실시한 만큼 정비구역을 신속하게 지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정비구역 지정이 가능할 전망이다.
조남준 도시공간본부장은 “그동안 은평구 신사동 200, 237 일대는 도시관리계획 현황이나 입지 특성상 재개발이 어려웠던 지역이었지만, 두 지역을 통합해 함께 발전하는 계획방향을 제시했다”며 “이번 신통기획을 통해 봉산도시자연공원을 시민과 함께 공유하고, 숲과 어우러진 쾌적한 주거단지로 조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심민규 기자 smk@aru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