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수주전이 현대건설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현대건설이 경쟁사인 포스코이앤씨를 제치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의 시공권을 확보한 것이다.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사업시행자인 KB부동산신탁은 지난 23일 여의도 하나증권빌딩 3층 한마음홀에서 시공자 선정을 골자로 한 토지등소유자 전체회의를 열었다. 개표 결과 현대건설이 314표, 포스코이앤씨가 231표를 받았다. 이로써 여의도 한양아파트는 ‘디에이치 여의도퍼스트’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공작아파트 재건축을 수주한 대우건설에 이어 여의도 재건축사업에 두 번째로 입성한 건설사가 됐다.
이번 대결은 작년 수주 1·2위 간의 수주전이라는 점으로도 주목받았다. 지난해에는 현대건설이 4조6,118억원, 포스코이앤씨가 4조5,938억원을 기록하면서 마지막까지 수주킹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친 바 있다.
각사는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 ‘오티에르’를 앞세워 파격적인 조건들을 제시하는 등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먼저 현대건설은 확정 공사비, 동일 평형 입주시 전면 환급, 안정적인 사업비 조달 등을 약속했다. 또 글로벌 설계 디자인 그룹 SMDP, 세계 제일의 조경 디자인 그룹 SWA와 협업해 한강조망 극대화안을 구상했다.
포스코이앤씨도 전 세대 한강조망, 상대적으로 저렴한 공사비로 맞섰다. 공사비는 7,020억원으로 제안하면서 7,740억원의 현대건설보다 적은 분담금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아울러 맞통풍 구조로 모든 세대가 한강조망이 가능하도록 3면 개방 구조를 구상했다. 고층아파트인 만큼 입주민 편의성을 위해 전 세대별 전용 엘리베이터, 최상급 유럽산 마감재 적용 등으로 고급화안을 내놨다.
사업계획에 따르면 여의도 한양아파트는 영등포구 여의도동 42번지 일대로 면적이 3만6,363㎡다. 지난 1975년 최고 12층 높이 8개동 588세대 규모로 준공됐다. 향후 재건축을 통해 최고 56층 아파트 5개동 992세대, 오피스텔 96실 등으로 탈바꿈한다.
한편 현대건설은 지난달 경기 성남시 중2구역 재개발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수주에 성공하면서 1분기 만에 ‘1조 클럽’에 가입하게 됐다. 중2구역 재개발 6,782억원, 여의도 한양아파트 7,740억원으로 약 1조4,522억원의 누적 수주액을 기록했다.
이호준 기자 leejr@ar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