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전농8구역의 재개발사업이 올해 시공자 선정 및 건축심의를 목표로 두는 등 본궤도에 올랐다. 이로써 전농·답십리뉴타운 일대에서 재개발 마지막 퍼즐을 맞춰가고 있다. 지지부진했던 사업이 주민 대통합 이후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 사업장은 지난 2008년 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10년 가까이 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구역면적이 넓은 만큼 토지등소유자 수도 상당했고, 사업 추진 경로를 두고 이견차가 컸던 탓이다. 이렇게 사업은 지지부진해졌고, 재개발에 찬성했던 주민들조차 반대로 돌아서게 만든 원인이 됐다.

반전 분위기는 2017년 조완우 추진위원장이 당선된 후 형성됐다. 새 집행부는 주민들과의 소통 및 갈등봉합에 집중했다. 가가호호 방문을 통해 재개발 밑그림과 추진 일정 등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상당수 주민이 재개발 찬성으로 마음을 돌렸다. 결국 2021년 12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으면서 일몰제 적용 위기에서도 벗어났다. 조 조합장을 만나 전농8구역 재개발 이야기를 들어봤다.

 

조완우 조합장 | 전농8구역 재개발 [사진=이혁기 기자]
조완우 조합장 | 전농8구역 재개발 [사진=이혁기 기자]

 

올해 시공자 선정 및 건축심의를 목표로 두고 계신다.

정비구역 지정부터 조합설립인가를 받기까지 약 13년이 걸린 만큼

현재 단계에 진입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사업은 추진 방향에 대한 주민 이견차가 발생하면서 갈등이 커졌고, 지지부진하게 흘러왔다. 이 과정에서 일몰제 적용 시기가 도래했고, 재개발이 무산될 위기에도 처했다. 전농8구역은 지난 2008년 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후 조합설립인가를 받기까지 1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 2020년 3월이 일몰 기한이었지만, 주민 동의를 받아 2년 연장을 신청하면서 시간을 벌었다. 이후 동의서 징구에 집중했다. 오죽하면 일부 주민들은 10년째 ‘도장만 찍고 있다’며 역정을 내는 분들도 있었다.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전임 집행부가 사업을 잘 추진해보겠다고 하면서 동의서를 받아가도 이후 진행 상황에 대해 매번 깜깜 무소식이었기에, 실망이 컸을 것이다. 집행부는 주민갈등 봉합에 집중했다. 결국 주민 상당수가 협조했고, 조합설립인가를 받기 위한 법정 동의율 75%보다 3%p 높은 약 78%를 채워 2021년 12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조합설립인가를 받기 위한 집행부의 방안은

전농8구역 재개발 사업계획안 [표=홍영주 기자]
전농8구역 재개발 사업계획안 [표=홍영주 기자]

2017년 추진위원장으로 당선된 후 가장 먼저 집중한 부분은 원활한 의사소통이다. 조합설립을 위한 동의서는 처음부터 다시 징구하기로 했다. 새롭게 출발하자는 마음과 함께 동의서 재사용 여부를 두고 논란이 발생할 수 있는 여지를 없애고자 했다. 동의서 징구에 다소 시간이 소요됐던 이유다. 시급했던 사안은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면서 차갑게 얼어붙은 주민들의 마음을 녹이는 일이었다. 주민 동의를 받기 위해 O/S 홍보요원들의 도움도 받았지만,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였다. 그래서 집행부는 토지등소유자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해 직접 동의서 징구에 나섰다. 진심이 통해야 마음을 얻을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조합장으로서 가가호호 방문을 통해 토지등소유자들을 직접 만나고 재개발 청사진을 보여줬다. 절차와 향후 일정 등에 대한 설명도 동반했다. 일부 자원봉사자들은 조합원 1명당 100번도 넘게 통화했다. 면적이 넓은 만큼 구역 내 섹터를 나눠 주민 설명회를 10회 이상 진행했다. 소통 부재로 인해 돌아선 주민들의 마음도 차츰 제자리로 돌아왔다. 

 

조합장직을 수행하면서도 변호사로도 활동하고 계신데,

재개발 추진에 도움이 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정비사업 관련 절차와 법규 이해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재개발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서 정해진 절차와 규정에 따라 추진하는 사업이다. 또 이해관계자가 많기 때문에 각종 소송이 비일비재하다. 소송 후 판결 내용에 대한 이해도 역시 높아야 순조로운 사업 추진을 도모할 수 있다.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교육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비사업은 법률, 건축, 행정 등 모든 부분을 망라하고 있는 복합적인 사업유형이면서도 트랜드 변화가 빠르다. 그만큼 교육은 필수라는 생각에 한국주택경제신문과 한국주택정비사업조합협회가 함께 주최하는 실무 아카데미를 신청하고, 전 과정을 수강했다. 각 유형별로 이론은 물론 실무까지 겸비한 전문 강사진들이 궁금한 부분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하면서 이해도를 높였다. 사업을 최선봉에서 이끄는 조합장으로서 큰 도움이 됐다. 조합장은 의사결정과 업무배분을 해야 한다. 따라서 누구보다 정비사업에 대한 지식이 뛰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흐르는 물에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노를 쉬지 않고 저어야 한다. 게을리 저으면 배는 뒤로 가기 마련이다.

 

올해 목표가 시공자 선정이다.

시공권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건설사는

전농8구역 재개발 조감도 [조감도=조합 제공]
전농8구역 재개발 조감도 [조감도=조합 제공]

전농8구역 재개발사업장은 교육과 교통, 생활환경 인프라 등의 부문에서 뛰어난 입지조건을 갖췄다는 평가에 벌써부터 시공권을 향한 건설사들의 관심이 높다. 신축 약 1,750세대로 규모가 상당하다는 점도 건설사들의 관심을 이끄는 요소다. 하이엔드 브랜드를 보유한 곳을 포함해 대부분의 대형사들이 시공권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이유다.

 

전농8구역이 갖춘 입지조건 장점을 부각시키자면

전농8구역 재개발 전경 [사진=이혁기 기자]
전농8구역 재개발 전경 [사진=이혁기 기자]

먼저 지하철1호선과 경의중앙선 노선이 지나는 청량리역이 가까워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다. 특히 뛰어난 학군을 자랑한다. 전곡초, 전일중, 전농중, 혜성여고, 혜성국제컨벤션고, 서울시립대 등이 가깝다. 롯데마트와 롯데백화점, 서울성심병원, 동대문경찰서, 우체국, 청량종합도매시장, 농수산물시장, 약령시장 등 편리한 생활환경 인프라까지 갖췄다.

 

마지막으로 주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올해 시공자 선정 및 건축심의 접수를 목표로 두고 있는데, 이 단계에 진입하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특히 지난해 재정비촉진계획변경에 따라 건립 규모는 200세대 이상 증가했다. 그만큼 일반분양분도 늘면서 사업성도 기존보다 양호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동반됐다. 집행부를 믿고, 재개발 성공에 뜻을 함께해주신 조합원들 덕분이다. 조합설립인가를 받기 전까지 정말 재개발 추진이 가능할 지에 대한 일부 주민들의 의문은, 이제 사업 성공을 향한 믿음으로 바뀌었다. 지금처럼 집행부를 믿고, 사업에 적극 참여해주시길 바란다. 소통에 중점을 둔 신뢰감 형성을 바탕으로 재개발을 반드시 성공으로 이끌겠다. 조합원들이 그토록 염원하는 대장주 명품 아파트 건립을 통해 고난의 시간들이 보상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혁기 기자 lee@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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