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반포현대아파트의 재건축부담금이 업계를 달구고 있습니다. 조합은 당초 850만원대의 부담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서초구청이 최종 통지한 재건축부담금 예정액은 무려 1억4,000만원에 육박하는 금액이었습니다. 조합의 최초 부담금 예정액과 비교하면 16배에 달하는 금액입니다.


부산에서도 재건축부담금 예정액이 통지된 재건축단지가 있습니다. 부산 남구 대연4구역(대연비치)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주인공입니다. 


부담금 예정액은 0원. 현행 재건축초과이익환수에 관한 법률에서는 조합원 1인당 평균이익이 3,000만원 이하인 경우 면제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결국 조합원의 이익이 법정 과세기준보다 낮을 것이라 판단한 구청에서 재건축부담금을 면제키로 결정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반포현대와 대연비치가 재건축부담금 예정액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지역적인 차이가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서울, 그중에서도 최고의 집값을 자랑하는 서초구에 위치한 반포현대와 지방인 부산의 대연비치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실제로 국민은행에 따르면 반포현대의 경우 전용면적 기준 85㎡의 평균 매매가격은 9억8,000만원에 달하는데 반해 대연비치는 4억4,600만원 수준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재건축부담금의 차이가 1억4,000만원이나 발생하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두 단지 모두 일반분양이 많지 않지만, 조합원 대비 일반분양의 비율이 오히려 부산 대연비치가 높기 때문입니다.


결국 단지 인근에 비싼 아파트가 있는지가 재건축부담금을 결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연비치의 경우 인근 아파트들이 대부분 1980년대~2000년대 초반에 준공된 곳들입니다. 2~3곳의 아파트가 10년 이내에 입주했지만, 가격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반대로 반포현대의 경우 반포자이를 비롯해 반포리체, 서초래미안, 서초푸르지오써밋 등 신축 아파트단지가 밀집해 있습니다. 또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아파트들도 많습니다. 당연히 현재 아파트의 시세가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재건축이 완료되는 5~6년 후에도 아파트가 높은 가격을 형성할 것이란 보장은 없습니다. 물론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최근 강남권 아파트의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며 반포현대의 재건축부담금이 적정한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산정방식에 대한 개선이 분명히 필요해 보입니다.

심민규 기자 smk@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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