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조합장·라인건설 뇌물수수로 처벌

시공사 신뢰도·브랜드 이미지 추락

수차례 사과와 성실시공 요청했지만

사죄는커녕 가처분 등 사업추진 방해

조합원들 시공자 계약해지 요구 빗발

인근 구역들도 대형건설사 교체 바람

사업기간 지연없이 시공자 교체 추진

브랜드·품질 높여 개발이익 극대화




한수영 조합장 | 광주시 동구 계림2구역
한수영 조합장 | 광주시 동구 계림2구역
광주광역시 동구 계림2구역이 사업 정상화와 개발이익 극대화를 위해 ‘시공자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사실 재개발의 최대 협력업체인 시공자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시공자를 선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계림2구역은 지난달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단행했다. 현 시공자인 라인건설이 전 조합장에게 뇌물을 공여한 것이 재판결과 사실로 드러나면서 조합원들이 시공자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시공자에 대한 신뢰도가 땅에 떨어진 것은 물론 범죄 사실로 인해 아파트 브랜드 가치가 하락하면서 분양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최근 계림동 일대에 대한 업계의 평가가 높아지면서 인근 구역들이 활발하게 시공자를 교체하고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 이미 기존에 지역·중견 건설사를 시공자로 선정한 구역들이 개발이익을 높이기 위해 대형 건설사로 교체했거나, 교체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수영 조합장은 “조합에서는 라인건설에게 수차례 사과와 성실시공 약속을 요구했지만, 범죄와 공사는 별개라는 답변만 되돌아왔다”며 “오히려 총회 개최를 금지하는 가처분을 신청하는 등 사업추진에 방해를 하고 있어 교체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라인건설이 시공자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우리 구역은 지난 2014년 11월 조합 임시총회에서 라인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최근 재판 결과 전 조합장에게 뇌물을 공여했으며, 이로 인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전 조합장 역시 뇌물수수로 처벌을 받은 상태다. 따라서 시공자에 대한 신뢰는 이미 깨진 상황이다. 시공자는 재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협력업체이다. 조합과 시공자가 신뢰하지 못한다면 사업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불가피하게 시공자 교체를 위한 입찰공고를 냈다.


▲라인건설과 신뢰 관계를 다시 구축할 수 있는 여지도 있었을 텐데=물론 뇌물공여로 처벌을 받았다고 해도 시공자를 교체할 생각은 아니었다. 사실 그동안 라인건설이 사업추진에 도움을 준 부분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그래서 수차례 회사를 찾아가기도 하고,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먼저 조합원들에게 사과를 하고, 성실히 시공할 것을 약속하라고 요구해왔다. 하지만 라인건설에게 들은 대답은 “범죄와 시공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럴 수 없다”는 것이었다. 당시 대표가 재판 중이었기 때문인지 몰라도 조합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또 조합원들도 반발이 심했다. 이미 뇌물죄가 확정된 상황에서 라인건설과 같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또 다른 유착 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기도 했다. 따라서 조합으로서는 더 이상 사업 분위기가 악화되는 것을 그대로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 총회에서 라인건설에 대한 해지 여부와 시공자 선정이 같이 진행되는 것인가=그렇다. 조합원들이 라인건설과 함께 할 것인지, 아니면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시공자를 선정할 것인지에 대해 결정할 수 있는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라인건설은 시공자 선정 절차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면서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 자신들의 재신임을 묻는 총회조차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뇌물공여에 대한 사죄와 성실시공 약속에 대한 답변도 하지 않았으면서, 총회를 막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더구나 지금은 조합운영비와 사업비조차 끊은 상황이다. 특히 시공자를 교체할 경우 사업기간이 늘어날 것이란 유언비어까지 퍼뜨리면서 조합원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시공자를 교체하면 사업기간이 늘어난다”는 라인건설 측의 주장이 허구라고 판단하는 무엇인가=라인건설이 사업기간 증가를 주장하는 이유는 ‘시공자 선정기간’과 ‘설계변경 기간’이 추가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공자 선정은 현재 감정평가를 실시하는 기간에 진행되기 때문에 특별히 사업기간이 늘어날 일은 아니다. 특히 라인건설과 사업을 추진하더라도 공사비 본계약을 두고 협상하는데 적지 않은 기간이 소요될 것이다. 하지만 만약 시공자를 새롭게 선정한다면 곧바로 본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시공자 선정기간이 다소 늘더라도 본계약 협상에 필요한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현행 설계에는 라인건설의 특허기술이 포함됐기 때문에 설계변경이 필요하고, 이로 인해 사업기간이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설계변경이 필요하더라도 이주·철거기간에 충분히 진행할 수 있는 부분이다. 결국 시공자를 교체하더라도 사실상 사업기간 증가는 미미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과거와는 달리 현재 대형 건설사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라인건설과 비교하면 공사비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사업성에 변화는 없는지=재개발사업의 사업성은 단순히 공사비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일정 정도 공사비가 오르더라도 일반분양 물량을 얼마나 높은 가격에 분양하는지가 더 개발이익에 도움이 된다. 현재 구역에 관심이 있는 건설사들은 현 시공자보다 도급 순위나 브랜드 가치가 상위에 있는 업체들이다. 대형 건설사를 선정하게 되면 분양가 상승과 브랜드 프리미엄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만난 조합원님도 “백화점 물건과 시장 물건의 가격이 같냐”고 말씀하셨다. 좋은 물건은 좋은 가격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뜻이다. 공사비 인상에 따른 지출보다는 일반분양가 상향, 프리미엄에 따른 개발이익으로 사업성은 더욱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계림2구역에 대한 건설사들의 관심이 높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지=계림동 일대에 재개발·재건축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인근에 사업이 진행되는 곳만도 약 10곳 가까이 된다. 그 중에서도 단연 계림2구역은 최고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한다. 계림동은 서울로 치면 강남과 같은 곳이다. 주변에 광주교육대학교를 비롯해 광주교대부설초, 광주계림초, 광주고, 광주충장중 등 명문 학군이 위치해 있다. 또 왕복 8차선의 필문대로와 접해 있으며, 광주 지하철2호선역이 인근에 들어설 예정이다. 교통·문화·교육 등의 조건이 모두 잘 갖춰져 있다는 뜻이다. 다만 주택이 노후화되고, 기반시설이 부족하다보니 현재는 저평가된 상황일 뿐이다.


▲인근 구역들도 재건축·재개발이 진행되는 만큼 경쟁도 심할 것 같은데=사실 조합원들이 시공자 교체를 요구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그 때문이다. 이미 일부 구역들은 기존에 선정한 중견 건설사를 대형 건설사로 교체한 상황이다. 또 이미 입주를 마친 단지와 비교해도 브랜드나 인지도에서 차이가 있다. 실제로 풍향2구역의 경우 금호건설이 시공을 마쳤고, 계림7구역은 두산건설을 시공자로 새롭게 선정했다. 다른 구역도 시공자 교체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우리 구역도 브랜드나 아파트 품질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조합원들의 의견이 많았다. 이른바 1군 업체들의 관심을 받는 만큼 조합원들이 원하는 건설사를 선정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끝으로 조합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시공자 문제로 많은 조합원들이 걱정하고, 고민하시는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모든 결정은 조합원이 하는 것이다. 시공자를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아니면 그대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 조합원이 판단해야 한다. 다만 일방적인 주장이나 유언비어만을 믿지 말고, 다양한 정보를 통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의심되는 사항이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조합을 방문하시길 바란다. 계림2구역이 광주광역시 동구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조합원들의 협조를 부탁드린다.

심민규 기자 smk@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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