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호에서는 향후의 시장여건 변화 및 경쟁심화를 대비하여 정비사업의 경우에도 기존에 수행하던 ①정비관리 및 ②건설관리 뿐만 아니라 ③새로운 개념의 이익관리가 필요하며 이 세가지 관리업무를 모두 총괄·관리해야 할 조직도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경영식 접근방법을 도입하여 소위 ‘기업의 기획조정실’과 같은 조직이 필요함을 설명하였다. 


그리고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써 조합집행부가 약간의 전문조직을 스스로 구축하여 ‘기획·조정·통제’ 업무를 직접 수행하든지 기존에 하던 방식대로 정비업체, 설계업체, 감리업체, 시공업체 등이 핵심 전문업무를 수행하도록 하고 마케팅관리업체(분양업체를 말하는 것이 아님)를 추가로 채용하여 새로운 업무인 이익관리업무를 의뢰하든지 ‘기획·조정·통제’ 업무를 수행할 역량이 있는 전문업체(진정한 PM업체)를 채용하여 총괄업무를 수행하도록 의뢰하는 방법의 세 가지 대안이 있음을 설명하였다. 


이제 이 세가지 방법의 장단점을 비교하여 보자. 우선 첫째 ‘기획·조정실’의 업무를 조합 집행부가 직접 수행하는 방법인데, 사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조합의 집행부가 실제로 그 업무를 수행하고 있기는 하며 조합원들도 당연히 그 업무를 수행하라고 집행부(조합장 및 임원)를 선임해 준 것이다. 그러므로 원칙적으로는 조합집행부가 응당 기업의 ‘기획·조정실’ 역할의 업무를 수행할 책임이 있고 그 업무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사실 직무유기인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것이 가능하려면 두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먼저 조합의 임원을 선임할 때 그만한 업무역량이 있는 사람을 선임해야 하고 선임된 이후에도 끊임없이 학습하고 경험하고 노력하도록 채근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조합 임원들에게 일반기업의 임원에 준하는 보수와 동기부여를 제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문제는 영원히 해결되지 않는다. 


조합임원들은 모두들 “소유주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 구역의 재건축에 이 한몸 바쳐서 봉사하겠다”고 말하면서 임원선거에 출마한다. 물론 일부 인사들은 진정으로 봉사정신을 갖고 업무에 임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임원들은 그렇지도 않다. 조합 임원들에게 기업임원에 준하는 보수를 지급해야만 우수한 인재를 조합임원으로 영입할 수 있으며 임원이 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조합을 위하여 노력하도록 채근할 수 있다. 그러지 아니하고 ‘봉사하는 임원’만 선정하겠다면 해답은 없다. 요즈음과 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찌 보수도 제대로 안주면서 사람을 부려먹을(?) 수 있겠는가? 그러한 생각 자체가 잘못된 생각이고 성립될 수 없는 처사인 것이다.  


조합 임원이 아닌 다른 대안의 하나로써 기존에 하던 방식대로 정비사업전문관리는 정비업체에게 맡기고, 건설관리는 감리 또는 CM업체에게 의뢰하되 새로운 개념의 이익관리는 ‘개발마케팅 전문 마케팅업체’에게 의뢰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필자가 말하는 마케팅관리업체는 일반인이 생각하는 판매전문가 내지 분양업체가 아니다. 앞에서 수차례 강조하여 설명한 바와 같이 필자가 여기서 말하는 마케팅업체란 정비사업에서 개발되는 개발상품의 상품기획을 하고 설계지침을 작성하고 시공업무를 이해하여 기획·설계·시공업무 모두에 대한 기본지식과 경험을 갖고 조정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개발마케팅전문가를 말하는 것이다. 그러한 전문가만이 정비사업의 이익관리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국내에는 아직 개발마케팅에 전문적인 경험과 지식을 갖춘 전문가 내지 전문업체를 찾기가 어려우므로 업체를 선정할 때 그러한 역량을 갖추고 있는 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한편 조합 임원이 아닌 또 다른 대안의 하나로써 진정한 사업관리(Business Management)업체를 찾아서 용역을 의뢰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 방법(PM업체 방법) 역시 현재의 국내사정으로서는 쉽지 않은 대안이다. 본고에서 필자가 설명하는 ‘정비사업 총괄관리’의 내용이 무엇인지조차 국내에는 제대로 소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아직은 그러한 역량있는 업체를 찾기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해외 선진국에서도 그러한 업체를 찾기는 어렵다. 우선 관련법이 다르기에 외국업체가 업무처리하기가 어렵고 더구나 외국업체가 어찌 국내에 들어와서 조합임원·비대위·다수의 조합원·무수한 협력업체들·관할청의 담당자들이 서로 복잡하게 얽혀서 숨가쁘게 돌아가는 한국의 이 특이한 성격의 정비사업을 기획·통제·조정할 수 있겠는가? 


결론적으로 조합집행부가 하루 빨리 ‘기획·조정·통제’ 역할을 직접 수행해야 하되 그와 관련된 전문업무를 기능적으로는 정비업체(정비사업전문관리 부분), 감리·CM업체(건설관리 부분), 마케팅관리업체(이익관리 부분)의 자문을 받으면서 수행하는 것이 옳다. 그리고 조합원은 기존관념에서 과감히 탈피하여 조합임원의 보수를 현실화해야 한다. 한편 그러한 중대한 업무인 ‘기획·조정·통제’ 업무를 외부 전문가에게 의뢰한다면 그 발상 자체가 사실 바람직하지 못하다. 자본주의사회에서 내 재산은 내가 지켜야 한다. 요즈음과 같은 세상에 어느 누가 내 재산을 나보다 더 성심으로 지켜 주겠는가? 


조합원의 재산은 조합원이 직접 채용하고 채근할 수 있고 야단칠 수 있는 조합 집행부가 지키도록 해야 하고 외부 전문가들에게는 전문 업무만을 의뢰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조합 집행부에게 제대로 된 보수를 지급해야만 한다. 봉사만 하라고 해서는 이 문제는 영원히 해결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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