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홍영주 기자]

서울시 송파구 내 재건축 사업장에서도 숨은 진주로 평가 받는 단지가 있다. 바로 1,316세대 규모를 대상으로 재건축에 시동을 걸고 나선 오금현대아파트다.

최근 이 단지는 보완 끝에 정비계획을 다시 수립했다. 공공기획 이후 기존 정비계획을 원점 재검토 했고, 단지 상황에 맞는 새로운 밑그림을 마련한 것이다. 안전진단을 통과한 지 약 8년 만이다.

사실 이곳은 과거 정비계획 공람이 진행된 바 있다. 당시 민·관 소통 부재, 높은 건폐율 및 임대비율, 단지를 가로지르는 생활공유가로 조성 등으로 갈등을 빚었다. 재건축 청신호가 켜진 시점은 최미애 재건축 추진준비위원장이 전면에 나서면서다. 최 위원장은 시 가이드라인은 따르되, 주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비계획 수립에 중점을 뒀다.

그 결과 갈등의 원인으로 꼽혔던 생활공유가로 대신 공공 보행통로를 계획했고, 높은 임대비율을 하향조정했다. 여기에 건폐율까지 낮추면서 쾌적한 아파트 단지 조성이 가능해졌다. 벌써부터 건설사들의 관심은 상당하다. 교통·학군 등의 부문에서 뛰어난 입지조건을 갖췄다는 평가에 1군 건설사 대부분의 눈길이 이곳을 향하고 있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통과 현수막이 걸려있는 오금현대 아파트  [사진=이혁기 기자]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통과 현수막이 걸려있는 오금현대 아파트  [사진=이혁기 기자]

 

지난 달 17일 서울시 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서 공공기획 가이드라인 반영한 수정된 정비계획안 통과

서울 송파구 오금현대아파트가 공공기획의 가이드라인을 반영한 새로운 정비계획으로 재건축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공공과 협의를 통해 단지를 가로지르는 생활공유가로를 없애고, 공공 보행통로를 계획하는 등 민·관이 ‘윈윈’할 수 있는 정비계획을 다시 마련한 것이다.

시는 지난달 17일 제1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오금동 43번지 일대 오금현대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경관 심의안을 수정·가결했다. 이번 심의를 통해 오금현대아파트는 최고 37층 높이의 아파트 19개동 2,436세대(임대주택 404세대 포함)와 부대복리시슬 등이 들어선다. 이로써 본격적인 재건축 추진을 위한 제반이 마련된 셈이다.

 

사업 지체 요소였던 높은 임대비율을 낮췄다… 기존 약 20.6%에서 약 16%로 하향조정

이 단지는 이번 심의를 통과하기까지 재건축 추진이 순탄하게 흘러가지만은 않았다. 지난 2020년 5월 공공기획으로 선정된 후 이듬해 8월 공공기획안에 대한 주민 공람·공고를 진행했다. 하지만 과도한 임대주택 건립 비율과 주민의견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재건축 추진이 난항을 겪게 됐다.

이에 최 위원장을 선두로 주민들은 송파구청과의 협의를 거쳐 정비계획안을 다시 시로 상정해 요청했다. 그리고 이번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시 가이드라인은 따르되, 단지 상황에 맞는 계획안으로 최종 수정·가결된 것이다.

실제로 임대비율의 경우 기존보다 약 4%p 낮아졌다. 2021년 정비계획안에는 2,625세대 건립이 계획됐다. 이중 임대주택은 541세대로, 전체 건립 규모의 약 20.6% 수준이다.

반면 이번에 통과된 정비계획안에는 임대비율이 약 16%로 약 4%p 줄었다. 2,436세대를 짓는데, 이중 임대주택으로는 404세대가 포함됐다.

 

오금현대아파트 전경 [사진=이혁기 기자]
오금현대아파트 전경 [사진=이혁기 기자]

 

무려 최대 48.47%로 높았던 건폐율, 획지별로 최대 20%p 낮추면서 단지 내 쾌적함까지 확보

높았던 건폐율도 민·관 협의를 통해 하향시켰다. 이 단지는 획지1과 획지2 등 2곳으로 나눠 재건축을 추진하는데, 당초 건폐율은 획지1의 경우 40%, 획지2는 48.47%가 적용됐다. 

건폐율은 대지면적에 대한 건축면적의 비율로서 수치가 높을 경우 통경축이 좁은 아파트가 건립될 우려가 높다. 

그런데 이번 계획안에는 건폐율이 획지1의 경우 19.72%, 획지2가 37.94%로 적용됐다. 대지면적 대비 건축면적 비율을 획지별로 최대 약 20%p까지 낮추면서 쾌적한 아파트 건립이 가능한 계획안을 마련한 것이다.

공공 보행통로 조성도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방향을 틀었다. 단지 중앙을 가로지르는 생활공유가로 조성 대신 공공 보행통로가 들어서도록 계획했다. 기존 정비계획에는 생활공유가로 주변으로 상가가 들어서는 내용을 담았다. 이로 인해 단지가 2곳으로 나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던 상황이었다. 

뿐만 아니라 재건축시 중·대형평형 위주로 설계를 계획해 주민들을 배려했다. 이 단지는 현재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됐다. 그만큼 재건축 후에도 현재 평형을 선호하는 토지등소유자들이 다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불균형 문제를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설명회만 무려 17차례 진행… 최미애 추진준비위원장 “가이드라인 적용, 공공과 협의 거쳐 현명하게”

이번 정비계획안이 시 심의를 통과하기까지 최 위원장의 역할이 조명 받고 있다. 최 위원장은 주민들이 우려했던 높은 임대비율 및 건폐율, 공공보행통로 등을 축소하는 등 걸림돌로 작용했던 문제들을 하나하나 풀어나가는데 주력했다.

동시에 재건축 절차와 청사진에 대한 주민들의 이해를 도와 순조로운 사업 추진을 위한 제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 위원장은 “주민설명회만 무려 17차례에 걸쳐 진행했다”며 “최초 공공기획안에 대한 공람·공고가 진행됐을 당시 재건축과 관련된 ‘소통부재’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시 가이드라인을 따를 수밖에 없는데, 주민들과 충분히 의사소통한 후 관과 협의를 통해 최대한 좋은 방향으로 설정할 것”이라며 “가이드라인을 어떻게 적용하는 지에 따라 토지등소유자들이 느낄 수 있는 부담감 및 아파트 청사진에 대한 기대감은 차이가 크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숨은 진주? 1군 건설사들은 이미 알아봤다… 벌써부터 GS, 현대, 삼성, 포스코, DL이앤씨 등 이목 집중

오금현대아파트가 본격적인 재건축 추진 출발선에 서면서 건설사들의 이목도 집중되고 있다. 

추진준비위원회는 올해 추진위원회승인을 거쳐 조합설립인가를 목표로 두고 있다. 올 상반기 정비구역지정을 받으면 곧바로 추진위승인을 위한 동의서 징구에 나설 예정이다.

아직 시공자 선정 단계까지는 상당기간 남아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숨은 진주라는 평가와 함께 벌써부터 시공권을 향한 건설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 GS건설, 현대건설, 삼성물산 건설부문, 포스코이앤씨, DL이앤씨 등 국내 내로라하는 1군 건설사들의 눈길이 모두 향하고 있다. 

강남권에 위치해있으면서도 2,400여세대의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점 등의 요소가 건설사들의 수주 의지를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금현대아파트 위치도 [위치도=서울시]
오금현대아파트 위치도 [위치도=서울시]

 

교통·학군·생활 인프라 등 뛰어난 입지 자랑

교통과 교육, 생활환경 인프라 등의 부문에서 뛰어난 입지조건을 갖췄다는 점도 재건축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먼저 지하철5호선 방이역과 오금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으로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다. 동부간선도로와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를 통해 주요 도심지로의 이동도 용이하다.

학군도 우수한데, 방산초, 방산중, 오금초, 가락중, 오금중, 오금고, 방산고 등이 가깝다. 송파의 편리한 생활환경 인프라도 모두 누릴 수 있다. 주변에 송파구청과 주민센터, 방이시장, 롯데월드, 롯데월드타워, 롯데마트, 경찰병원, CGV, 가락시장, 방이시장, 방이 먹자골목 등 이 위치해 있다. 녹지공간도 풍부하다. 올림픽공원과 석촌호수, 오금공원, 한강시민공원까지 쾌적한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는 소재들이 충분하다.

이혁기 기자 lee@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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