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도별 전국 재개발·재건축 분양(예정) 물량 (단위 : 가구) [자료=부동산R114 제공]
연도별 전국 재개발·재건축 분양(예정) 물량 (단위 : 가구) [자료=부동산R114 제공]

올해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분양 예정 물량이 2000년 이후 최다를 기록할 전망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분양예정인 물량은 14만7,185세대로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후로 최고치다. 가장 실적이 저조했던 2010년 2만7,221세대에 비하면 5배 이상 많다.

다만 계속된 분양 지연으로 2021~2023년 평균 정비사업 실적이 계획 대비 45% 수준에 그쳤고, 올해 주택시장 여건도 좋지 않아 직접 실적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물량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수도권 정비사업 물량은 지방(5만8,323세대)에 비해 많은 8만8,862세대가 계획됐다. 절반 정도가 서울(4만5,359세대)에서 풀린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서만 16곳(1만8,792세대)가 선보일 예정이다.

전반적으로 분양가가 상향 평준화된 상황에서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는 단지들이 공급되면서 청약수요의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다만 잠실래미안아이파크, 래미안원펜타스 등 8개 단지(6,847세대)가 2023년에서 넘어온 물량이고, 최근 분양 지연이 보편화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급 시점을 확정하지 못한 일부 사업지들은 연내 분양에 나서지 못할 가능성도 높다.

사업 유형별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 추이 [자료=부동산R114 제공]
사업 유형별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 추이 [자료=부동산R114 제공]

이처럼 정비사업 분양물량이 많은 이유는 낮은 미분양 리스크에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정비사업 아파트는 기반시설이 양호한 원도심에 위치해 수요 확보에 유리할 뿐만 아니라 조합원 분을 제외한 물량만 일반분양되기 때문에 공급 부담도 덜하다.

정비사업 아파트는 청약시장이 위축됐던 지난 2022년에도 평균 청약경쟁률이 14.2대 1을 기록하는 등 다른 단지들에 비해 높은 인기를 유지했다. 여기에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나는 등 시간과 비용 등의 문제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인식도 분양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R114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조합이 추진하는 정비사업은 변수가 많아 계획 대비 실적이 저조한 편이어서 연내 예정물량 중 절반 정도만 분양에 나설 전망”이라며 “정비사업 아파트 청약을 계획한 실수요자들은 원하는 사업지의 분양 일정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는 강남권 단지들을 제외하면 분양가 상승으로 시세 대비 경쟁력이 낮아진 상황인 만큼 주변 급매물과 가격 비교 후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부연했다.

홍영주 기자 hong@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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