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지난 1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2023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한국건설산업연구원]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지난 1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2023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한국건설산업연구원]

내년 국내 건설수주 경기가 올해보다 더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특히 재건축·재개발 등 민간분야의 건설수주량의 감소폭이 클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서울시의 시공자 선정시기 조기화와 공사자재 가격 안정 등으로 인한 긍정적인 요인도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지난 1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2024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박철한 연구위원이 발표한 2024년 건설경기 전망에 따르면 내년도 국내 건설수주는 1.5% 감소한 187조3,000억원 규모로 전망했다. 분야별로는 공공의 경우 4.6%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민간부문에서는 4%가 감소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공종별로는 토목이 0.3% 증가에 그친 반면 주택과 비주택이 각각 0.8%, 3.8% 감소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건설투자도 전년 대비 0.3% 감소해 건축공사의 동반 부진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민간부문에서는 지난해 역대 최고수준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침체 상황이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2년 민간 건설 수주액은 172조9,000억원 규모로 주택과 비주택 건축, 토목 등 모든 공종에서 양호한 수주실적을 기록했다.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면서 신규 수주가 늘어난 것은 물론 재건축·재개발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 1~8월까지의 수주 현황은 작년 동기 대비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금리와 고물가 등으로 인해 시장이 악화되면서 수주 감소세를 보였는데, 과거 장기 침체 패턴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PF문제로 주택과 비주택 건축 모두 동반 위축된 것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지난 1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2023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한국건설산업연구원]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지난 1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2023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한국건설산업연구원]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관련 수주도 주춤한 상황이다. 건설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공사비 분쟁이 심화됨에 따라 수주 물량 자체가 줄어든 것이다. 또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으로 건설사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어려움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예측이다.

반면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과 시공자 선정 조기화, 건설자재 가격 안정화 등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신통기획으로 사업속도가 개선되는데다, 조합설립인가 후 시공자 선정이 가능해지면서 내년도 수주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러·우 전쟁 등의 여파로 급등했던 건설자재 가격이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어 회복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일반 분양가를 감당할 수 있는 사업지에서만 선별적으로 수주 경쟁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내년 민간 건설수주의 핵심 쟁점은 금리인하 시기와 부동산 PF 불안 해소여부, 자재가격 안정화 등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상승에 따른 분쟁이 정비사업 수주 부진의 주요 원인이었던 만큼 핵심 쟁점 상황이 경기와 직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 연구위원은 “지난해와 올해 건축 착공이 급감함에 따라 장기적인 주택공급의 불안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에서는 안정적인 주택공급을 위한 유인책 마련이 필요하고, 민간기업은 도심 내 정비사업 수주와 산업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신사업 추진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민규 기자 smk@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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