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경기 과천시 과천주공4단지가 시공자 공사도급계약 변경을 위한 임시총회를 열었다. 하지만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조합원 갈등이 커지면서, 해당 안건에 대한 논의는 연기됐다. 이에 재건축사업 지연이 우려되고 있다.[사진=이혁기 기자]
지난 26일 경기 과천시 과천주공4단지가 시공자 공사도급계약 변경을 위한 임시총회를 열었다. 하지만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조합원 갈등이 커지면서, 해당 안건에 대한 논의는 연기됐다. 이에 재건축사업 지연이 우려되고 있다.[사진=이혁기 기자]

경기 과천시 과천주공4단지에서 공사비를 둘러싼 조합원 간의 갈등으로 인해 자칫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과거 공사비 상승을 두고 이견차를 좁히지 못한 채 장기간 사업이 지체됐던 둔촌주공 사태가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과천주공4단지 재건축조합은 지난 26일 시공자 공사도급계약 변경을 골자로 한 임시총회를 개최했다.

핵심은 3.3㎡당 공사비가 기존 493만3,000원에서 677만4,000원으로 증액된다는 내용이다. 시공자인 GS건설은 기존 740만원까지 인상을 요구했지만, 조합과 협의를 거쳐 677만원 수준으로 낮춘 것이다.

당초 계약금액 대비 증액 비율이 약 10% 이상 차이가 나는 만큼 한국부동산원 등에 공사비 검증도 요청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해당 안건을 둘러싼 조합원 갈등이 커지면서 논의가 연기됐다.

업계는 공사비를 둘러싼 조합원 갈등에 사업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갈등이 지속될 경우 제2의 둔촌주공 사태가 그대로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둔촌주공의 경우 공사비 상승에 대한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사업이 1년여간 지연된 바 있다. 공사비 역시 무려 1조원가량 늘었다.

문제는 일부 주민이 불분명한 정보를 공사비 비교 선상에 올리면서 조합원들의 객관적인 판단을 흐리고 있다는 점이다.

구역 내에서는 인근 장군마을의 경우 시공자인 현대건설과 3.3㎡당 577만원에 공사비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를 근거로 일부 주민은 과천주공4단지와 비교했을 때 3.3㎡당 공사비가 약 100만원 더 높다는 주장이다.

반면 장군마을 재개발조합과 시공자인 현대건설은 착공 전 공사비 협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이주를 준비 중으로, 공사비를 최종 확정지었다고 단정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는 과천주공4단지 내 일부 주민들의 정확하지 않은 정보 전달로 공사비를 둘러싼 조합원들의 갈등만 커지고 있는 셈이다.

공사비 비교 대상도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최소한 지리적으로 가깝고 사업유형이 같은 곳을 비교 선상에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시공자 선정 절차를 진행 중인 과천주공10단지의 경우 3.3㎡당 공사비 예정가격은 약 740만원을 책정했다.

전문가들은 불안한 국제정세 흐름 속에 사업이 지연될 경우 공사비가 상승할 수 있는 여지는 더 커질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현재 러·우 전쟁에 이어 중동에서도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유가 및 원자재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공사비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러한 국제정세 흐름을 감안해 실익이 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GS건설은 과천주공4단지 공사비변동 도급계약 체결 과정에서 스카이브릿지 적용 등 강남권 수준의 특화내용을 사업조건으로 제안했다”며 “현재 시장경기 흐름을 살펴봤을 때 과천주공4단지는 과천시 일대에서 비교적 저렴한 공사비를 책정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사비를 둘러싼 갈등은 사업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고, 물가상승 등에 따른 추가 인상도 발생할 수 있다”며 “정확한 정보를 통한 객관적인 판단으로 갈등을 최소화하는 게 사업 순항의 지름길”이라고 덧붙였다.

이혁기 기자 lee@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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