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문 준비위원장 | 잠원한강아파트 재건축 [사진=이호준 기자]
홍석문 준비위원장 | 잠원한강아파트 재건축 [사진=이호준 기자]

우리나라의 생활·소득수준과 삶의 질에 대한 갈망이 동반 상승하면서 ‘한강뷰’는 하나의 프리미엄으로 자리 잡았다.

서울 강남 3구이자 한강과 맞닿은 ‘아크로 리버 파크’가 우리나라 첫 ‘평당 1억’ 아파트로 이름을 올린 이유이기도 하다. 여의도·압구정 등 한강변 구역들이 너도나도 초고층 아파트 건립을 천명한 가운데, 한강과 맞닿은 서초구 잠원한강아파트도 재건축 추진에 나섰다. 이곳은 기존 용적률이 240%로 비교적 높은 편에 속한다.

주민들은 높은 용적률에도 리모델링이 아닌 재건축이 정답이라고 보고 있다. 사전 조사 결과 재건축 동의율이 무려 97.3%에 육박할 정도다. 동간 간격이 좁아 리모델링에 적합하지 않고, 최근 추세에 맞게 한강뷰 초고층 아파트를 건립하자는 의지가 담긴 것이다.

홍석문 잠원한강아파트 재건축 준비위원장은 입주 시절부터 30년 넘게 단지에 거주한 터줏대감이다. 흐르는 세월을 함께하면서 단지 노화를 여실히 느낀다는 그는 지금이 주거환경 개선의 적기라고 말한다. 홍 위원장의 재건축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강아파트 재건축 단지에 걸려있는 정밀안전진단 통과 현수막 [사진=이호준 기자]
한강아파트 재건축 단지에 걸려있는 정밀안전진단 통과 현수막 [사진=이호준 기자]

 

최근 재건축사업의 큰 과제 중 하나인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했다. 현재 주민들의 반응은 어떤가

많은 주민들이 재건축을 원해온 만큼 긍정적인 반응이 가득하다. ‘수고 많았다’, ‘이제 재건축이 시작 되는구나’ 등 격려와 기대의 목소리가 많다. 우리 아파트가 속한 잠원동이나 인근 반포지역에서도 이미 신축아파트가 입주했거나 추진하는 곳이 많아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재건축하자는 의견이 강했다. 우리아파트 재건축 밴드에 약 280명의 소유주 분들이 계신데 매일 재건축 기사와 관련 정보, 자료 등이 올라올 정도로 관심이 매우 높아진 상황이다.

잠원한강아파트 개요 [표=홍영주 기자]

 

재건축 사업장으로는 용적률이 높은 편인데 추진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예전 주민조사 시절부터 주민들은 이미 ‘재건축이 답이다’라고 여겨왔다. 우리 아파트는 한강과 직접 맞닿은 우수한 입지를 갖췄고, 최근 층수기준도 폐지된 만큼 초고층 프리미엄 한강뷰 아파트에 대한 갈망도 한몫했다고 본다. 또 동간 간격이 좁아 수평증축 등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정부가 임기 5년 내에 250만 세대를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우며 용적률 완화 등 정책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면서 재건축을 추진하게 됐다.

 

잠원한강아파트 재건축 전경 [사진=거리뷰 갈무리]

 

정비사업의 핵심은 사업성인데, 이를 높이기 위한 복안이 있나

정비사업의 핵심은 사업성, 우리 단지 사업성의 핵심은 속도와 용적률이다.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주민 분들의 협조와 의지를 봤을 때 사업 속도에 대해서는 비교적 낙관적이다. 다만 용적률이 문제 요소다. 현재 제3종일반주거지역으로 최대 상한 300%와 불과 60%정도가 차이가 난다. 이에 따라 용적률 인센티브가 간절한 상황이다. 서울시가 친환경, 혁신디자인 등 도시경관과 환경적인 측면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지역적 특성이 있겠지만 여의도는 친환경, 창의, 혁신디자인 등을 적용할 시 용적률을 1,000%에서 1,200%까지 완화하는 방안도 내놨다. 지난 7월에는 탄소제로, 건축혁신, 관광숙박형 건축물 등 친환경, 혁신디자인에 용적률 인센티브를 확대한다고도 밝힌 바 있다. 서울에는 더 이상 확보할 수 있는 대지가 거의 없고 주택 공급의 필요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것을 민간 정비사업에 확대하는 방안도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공공시설 확보 등 기부채납, 친환경 건축 계획, 도시미관 등 참신한 아이디어를 고려한 설계계획으로 용적률 완화를 지속적으로 요청할 계획이다. 만약 용적률 인센티브 부여가 어렵더라도 사업 기간을 최대한 앞당겨 사업성을 확보할 것이다.

잠원한강아파트에서 바라본 전경 [사진=이호준 기자]
잠원한강아파트에서 바라본 전경 [사진=이호준 기자]

 

사전 동의율이 97%를 넘길 정도로 주민들이 재건축에 긍정적인 것 같다. 그만큼 위원장님의 역할이 컸을 것으로 보이는데

저 혼자만의 역할이 컸다기보다는 주민들의 열망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 그만큼 생활환경이 열악하고, 새 집에 대한 욕구가 크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가장 큰 문제인 주차난을 비롯해 엘리베이터 고장, 배관 노화·누수, 층간소음 등 주민 불편이 다수 산재해있다. 그 증거로 지난 3월부터 정밀안전진단을 위한 예치금 모금을 시작했는데 3주도 안 되는 시간 만에 9,000만원의 큰 금액을 선뜻 모아주셨다. 이어서 8월 10일에 E등급으로 마무리되면서 모금에 착수한 지 불과 5개월이 안 되는 시간 만에 재건축 확정을 이룰 수 있었다. 실제로 먼저 추진한 인근 사업장보다도 빨리 마쳤고, 전국적으로도 이렇게 빠른 성과를 이룬 단지는 거의 없다고 본다.

 

앞으로의 과제는 정비계획 수립과 정비구역 지정이다. 35층 규제가 폐지되면서 초고층 단지 건립이 최근 트렌드인데, 어떤 아파트를 구상하고 있나

한강과 맞닿은 입지를 갖춘 만큼 최근 추세에 맞춘 초고층 프리미엄 단지를 희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주민 조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현재까지 의견을 내주신 주민들 중에도 분담금이 비교적 높게 책정되더라도 고급화를 원하는 분들이 다수 있었다. 여의도·성수·압구정 등 트렌드를 따라가면서도 우리 아파트만의 특성을 살린 랜드마크 건립을 꿈꾼다. 잠원한강공원,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후 조성될 지상공원과 연계한 쾌적한 조경 공간 등 친환경 부문에서의 장점도 극대화시키고 싶다. 또 최대한 많은 세대가 한강 조망이 가능한 설계안이 됐으면 한다. 올해 안에 정비계획 수립과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사전 작업을 마치고 내년 상반기 안에 지정·고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잠원한강아파트에서 바라본 전경 [사진=이호준 기자]
잠원한강아파트에서 바라본 전경 [사진=이호준 기자]

 

‘한강뷰’외에도 잠원한강아파트만의 입지적 장점을 소개해달라

입주 시절부터 30년 넘게 살면서 다른 곳에 이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적이 없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생활환경이다. 먼저 교통부터 이야기하자면 ‘사통팔달’이라는 말이 딱 맞다. 대중교통으로는 3호선과 신분당선 더블 역세권인 신사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또 올림픽대로, 경부고속대로를 바로 진입할 수 있고, 한남대교도 바로 앞에 있어 강북 지역으로의 이동도 편리하다. 경부고속도로 진입로이자, 올림픽대로, 한남대교 등을 지나면서 우리 아파트를 볼 수 있어 건설사들의 홍보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본다. 환경 부문에서는 한강과 잠원한강공원을 앞마당처럼 이용할 수 있다. 앞서 말한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후에는 현재 지상 부지에 조성될 공원까지 함께 영위할 수 있다. 아울러 유흥시설 등이 전무하고 교육환경도 우수하다. 신동초, 신동중, 현대고 등과 함께 청담고도 인근 지역으로 이전할 예정이라 학군은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토지등소유자 분들께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준비위원장으로서 부족한 면이 많지만 적극적인 협조와 응원을 아끼지 않아주신 주민 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 주민분들의 협조가 없었다면 이렇게 빨리 안전진단을 통과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앞으로 명품아파트 건립에 성공하기까지 난관들이 있겠지만 우리의 추진 의지만 굳건하다면 많은 역경을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향후 6~7년 내 준공이라는 목표를 함께 이루기 위해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협력을 부탁드린다.

이호준 기자 leejr@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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