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홍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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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공사비에 부산에서도 시공사 해지가 잇따르고 있다. 부산 부산진구 시민공원촉진2-1구역은 지난 17일 총회를 열고 시공사인 GS건설과의 계약을 해지했다. 동구 초량2구역도 오는 8월 시공사인 호반건설과의 계약 해지를 의결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시민공원촉진2-1구역은 지난 17일 임시총회에서 시공사(GS건설) 계약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지난 2015년 조합이 GS건설과 체결한 가계약 당시 공사비는 3.3㎡당 549만5,000원이었다. 하지만 GS건설은 최근 공사비 상승과 공사 난이도 등을 이유로 987만2,000원을 요구했고, 조합은 807만원을 제시해 협의에 나섰지만 결국 결렬됐다.

초량2구역도 오는 8월 정기총회에 호반건설 계약해지 안건을 올리기로 했다. 호반건설이 조합 운영비와 사업비를 지원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호반건설은 공사비 상승이나 향후 분양 전망 등을 고려해 설계변경을 통한 수익성 제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사실상 결별 수순을 밟고 있는 셈이다.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갈등은 현재 재개발·재건축 업계의 가장 큰 화두로 떠올랐다. 조합은 공사비를 올려주더라도 조합원 분담금을 줄이기 위해 증가폭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대로 건설사들은 공사비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항변한다. 나아가 수익이 남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차라리 사업을 포기하는 게 낫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상 초유의 시공 중단이라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의 사례를 겪은 뒤 벌어지고 있는 트라우마인 셈이다.

문제는 계약 해지와 사업 포기라는 평행선의 끝이 조합과 건설사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없다는 점이다. 기존 시공사와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시공자 선정에 나섰던 경기 성남시 산성구역의 경우 재입찰에 실패했다. 조합은 기존 시공단과의 재협상 카드도 검토하고 있다.

한국주택정비사업조합협회 엄정진 사무국장은 “일정정도 공사비 상승에 대해서는 조합과 건설사 모두 수긍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적정한 공사비 여부에 대한 이견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합은 시공사의 공사비 증가 폭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공사비 협상 과정에서 감정싸움으로 치달으면서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노창 기자 park@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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