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 위주로 시공자 선정이 붐을 이뤘던 지방 재건축·재개발구역들의 시공 파트너 찾기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중견건설사들도 택지개발촉진법 폐지로 먹거리가 줄어든 상황에서 정비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정비사업으로 1조원 클럽에 가입한 중견건설사가 적지 않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올해 지방의 수주시장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사업비용을 중단하거나, 고의로 사업을 지연시키는 시공자를 교체하는 움직임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그만큼 수주 물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방에서는 우량 사업장을 중심으로 신규 사업지에 선별적인 수주전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규 택지개발 공급 중단… 중견건설사들 정비사업에 집중=오는 2017년까지 신규 택지개발이 중단됨에 따라 중견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집중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지난해 중견건설사들은 대형 건설사의 독무대로 여겨졌던 정비사업에 참여하면서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실제로 호반건설과 중흥건설, EG건설 등은 지난해에만 1만 가구 이상을 분양하면서 대형 건설사의 자리를 넘봤다. 


수주 물량도 대형건설사가 부럽지 않은 실적을 올렸다. 반도건설은 정비사업으로 지난해 1조1,813억원의 수주고를 올렸으며, 중흥건설도 광주·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총 5곳의 시공권을 따내며 1조969억원으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10대 건설사 중에서도 정비사업 수주액 1조원을 돌파한 곳이 GS건설과 대림건설, 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등 5곳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중견건설사들은 올해도 정비사업 공략을 이어갈 방침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수도권 정비사업 수주에 포문을 연 호반건설은 울트라건설을 인수해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또 한신공영과 서희건설 등은 신입·경력 직원을 새롭게 채용하면서 사업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기업회생절차를 탈출한 쌍용건설도 정비사업의 강자 자리를 탈환하겠다는 계획이다. 쌍용은 이미 지난해 강동구 둔촌현대3차를 시작으로 안양 호계동 평촌목련3단지, 강서구 등촌1구역 재건축을 잇달아 수주한데 이어 1,250억원 규모의 부천 괴안3D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의 시공자로 선정됐다.


▲시공자 교체 마무리 단계… 물량 감소로 신규 사업장 물색=중견건설사들이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문제는 수주 물량이 뒷받침 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지난해 중견건설사들이 수주한 물량은 기존 시공자를 교체하거나, 장기간 시공자를 선정하지 못했던 구역들이 대부분이었다. 비교적 사업성이 높거나, 미분양 우려가 적은 구역의 시공자 교체 작업이 마무리된 상태여서 수주 물량이 급감할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기존 현장 중에서 사업성이 양호한 구역이나, 신규 사업지가 주요 수주처가 될 전망이다. 현재 대전과 부산 등 광역시를 중심으로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있는 구역들이 늘면서 시공자 선정에 나서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대전시는 신도아파트가 시공자 선정 절차에 들어갔으며, 부산에서는 시민공원주변4구역이 재개발 공사를 책임질 파트너를 찾는다. 또 천안에서도 주공4단지가 최근 창립총회를 개최함에 따라 조만간 시공자 선정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는 제주도가 건설사들의 ‘블루오션’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전국 최고의 지가 상승률을 보이면서 부동산 시장을 뜨겁게 달군 제주에서 재건축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재건축이 진행되고 있는 단지는 이도주공1단지와 이도주공2·3단지, 도암주공연립주택, 노형국민연립주택, 연동 고려연립주택·대지연립주택 등 5곳이다. 여기에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인 인제아파트와 연산홍아파트, 유나이티드아파트 등도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으며, 제원아파트도 안전진단을 신청한 상태다.


기업형 임대주택 연계형 정비사업도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상반기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 후보구역으로 15곳을 선정한 상태다. 뉴스테이의 경우 정부의 기금지원과 지자체의 행정지원이 기대되는 만큼 안정적인 사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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