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은 행정청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수적인 사업입니다. 추진위, 조합들이 힘을 합치면 행정청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이끌어 낼 수 있죠. 천안시 내 재개발·재건축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연합회의 목표입니다. 조합과 행정청이 윈윈할 수 있는 정비사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천안시가 정비사업 연합회와 협력 관계를 맺고, 도시재생 활성화에 적극 협조하기로 약속해 업계에 화제가 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지자체는 조합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행정청 입장에서는 민원과 행정책임에 대한 부담이 있고, 조합에서는 행정청의 소극적인 행정으로 불만을 갖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천안시의 협조는 업계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시와 연합회의 협력은 벌써부터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는 효과를 결과물로 내고 있다. 봉명동 일대를 중심으로 재개발·재건축이 사업추진에 탄력을 받고 있는 것이다.

물론 천안시도 처음부터 조합들과의 관계가 좋았던 것은 아니다. 정비사업 경험과 지식이 없었던 시로써는 행정업무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지금과 같은 협력체계가 마련되기까지는 장인수 연합회 수석부회장의 역할이 컸다. 장 수석부회장은 시청을 상대로 정비사업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윈윈할 수 있는 관계를 지속적으로 요청했다. 결국 시가 정비사업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을 약속했고, 신뢰를 바탕으로 한 조합과의 끈끈한 유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장인수 천안시 연합회 수석부회장
장인수 천안시 연합회 수석부회장

▲최근 부동산 침체로 대부분의 지자체들이 정비사업에 대한 지원보다는 취소나 포기를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천안시는 오히려 정비사업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데=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상황이라 하더라도 정비사업은 추진되어야 한다. 물론 사업추진이 불가능한 지역은 일정 부분 정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자체들은 구역 해제에만 열을 올릴 뿐 정비사업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그런 면에서 천안시는 현명한 판단을 했다. 정리가 필요한 곳은 정리하되, 정비사업이 꼭 필요한 곳은 행정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연합회 회원들의 끊임없는 지원 요구가 있었지만, 결단을 내린 것은 시장이다. 다른 시·도에서도 천안시의 행정을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천안시가 어떤 지원을 하게 되는지=기본적으로 업무협약을 통해 시와 연합회가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체계를 갖추게 될 것이다. 우선 행정적인 지원을 약속 받았다. 시장은 물론 도시국장, 도시재생과장 등 실무자들도 인·허가 행정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사업기간이 단축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천안시의 정비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건설사들을 위한 현장설명회도 개최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 시공자를 선정하지 못하고 있는 구역을 위해 시가 나서서 건설사들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적극적인 행정지원을 약속한다면 건설사들의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천안시의 행정 지원이 사업추진에 도움이 되고 있나=물론이다. 아마도 천안의 추진위·조합을 부러워하는 곳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른 지역의 조합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행정청의 업무 협조가 부족해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천안시 공무원은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는 마음으로 조합을 대한다.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사업은 결국 시간과의 싸움이다. 사업기간을 얼마나 단축시키느냐가 사업성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행정청의 적극적인 행정지원만으로도 사업추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행정지원 외에 다른 지원은 없나=아직 정비사업 관련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경제적인 지원을 약속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연합회에서는 도시·주거환경정비기금을 마련해 지원해 줄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올해 안으로 정비기금 100억원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비기금이 마련되면 기반시설 설치비용이나 사업비 등으로 지원해 달라는 것이다. 기반시설 설치비용으로 지원해 준다면 조합원들의 부담금이 줄어들게 되고, 결국 재정착률을 높이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와 함께 시는 동남구청 4층을 연합회 사무실로 사용할 수 있도록 임대계약을 하고, 올해 연합회 예산으로 1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앞으로 연합회의 활동 계획은=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시장, 시·도의원 후보들을 대상으로 연합회 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아직까지 예비후보만 등록된 상황이기 때문에 각 정당별로 단일 후보가 확정되면 공약에 정비사업 관련 정책을 포함해 달라고 요청할 것이다. 이미 일부 예비 후보는 정비사업 지원을 약속한 상황이다. 후보별로 정비사업 관련 정책을 들어보고, 요청사항이 포함될 수 있도록 적극적로 연합회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부창구역 부조합장으로 역임하고 있다. 현재 부창구역 재개발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지난 1월 동일토건을 시공자로 선정하고, 현재 건축심의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동일토건은 지역 업체이기 때문에 도시·주거환경 정비조례에 따라 용적률 상향이 가능하다. 따라서 기존 사업계획에서 용적률을 5%p 상향하는 내용으로 경미한 변경을 진행하고 있다. 용적률 인센티브가 적용되면 기존 720가구에서 약 37가구 늘어난 757가구를 건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구 수가 늘어나는 만큼 조합원들의 부담도 줄어들게 될 것이다.

▲향후 사업 계획은=내년 안으로 이주·철거를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공자인 동일토건도 신속하게 추진하자는 방침이다. 건축심의를 마치면 올해 안으로 사업시행인가를 받을 수 있도록 업무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내년에는 조합원 분양신청을 거쳐 하반기에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고, 이주·철거에 돌입할 계획이다. 물론 현실과 계획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최대한 신속하게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최근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 분양에 대한 걱정은 없는지=최근 천안시의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고 있는데다, 구역에 호재가 겹치고 있어 미분양에 대한 걱정은 없다. 현재 천안에서는 미분양 물량이 대부분 소진된 상태다. 아파트 전세의 경우는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불과 2년 전에 8천만원이었던 전세가격이 현재는 1억3,000만~1억4,000만원까지 올랐다. 실제로 최근 호반건설이 개관한 견본주택에 불과 3일 만에 3만5,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렸다. 그만큼 아파트 공급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특히 동일토건은 천안지역 건설업체로 웬만한 대형 건설사들보다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동일토건이 지은 쌍용동 파크밸리 동일하이빌은 천안에서 가장 비싼 가격으로 거래됐으며, 불당동 동일하이빌은 분양 당시보다 2배 이상의 프리미엄이 형성된 상태다.

▲구역 인근에 위치한 순천향대학교 부속병원 증설로 수혜가 예상되는데=여기에 구역 인근에 위치한 순천향대학교 부속병원이 증설할 예정이어서 호재로 작용될 전망이다. 현재 약 780개 병상인 순천향대학교 부속병원은 천안서여자중학교, 천안여자상업고등학교 운동장 일부 부지에 병원건물을 신축해 오는 2017년에 약 1,500개 병상으로 증설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강 이남으로 가장 큰 규모인 것으로 알고 있다. 또 천안의료원 부지에는 순천향대학 연구시설이 들어서게 됨에 따라 병원 관계자 등 1,800명 이상의 인구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주택 수요자들은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다. 여기에 대부분 재개발구역은 상가 분양을 걱정하지만, 우리 구역은 순천향대학교와 마주보고 있기 때문에 상가도 분양성이 좋은 상태다.

 

14곳 조합 대표자모임 천안시 구도심 연합회

“사업활성화 위해 이달 중 천안시와 MOU 체결”

 

천안 구도심 정비사업 연합회는 총 14개 구역의 추진위·조합 대표자들의 모임으로, 정비사업 활성화를 목표로 단체 활동을 진행 중이다.

연합회 회장에는 봉명2구역의 이기세 조합장이 역임하고 있으며, 장인수 부창구역 부조합장이 수석부회장을 맡아 천안시에 정비기금 마련, 기반시설 지원 등을 요구해 왔다. 연합회와 시는 지난 10일에 천안시 도시재생 활성화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현재 회원은 △강수한 문화지구 조합장 △박노형 원성재건축 조합장 △최진택 봉명3구역 조합장 △윤병휘 사직지구 위원장 △정지해 원성13·14구역 위원장 △박영완 신부3구역 위원장 △송정수 성황원성구역 위원장 △정규철 주공4단지 위원장 △원준희 성황구역 위원장 △조현구 대흥4구역 위원장 △나기석 구성1구역 위원장 △최해주 구성4구역 위원장 △이병권 원성15·16구역 위원장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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