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허파로 불리는 황령산을 지척에 두고 있고, 초·중·고교가 인접한 입지조건을 갖췄다. 문현국제금융센터와 부산지하철2호선 부산은행역이 불과 도보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그럼에도 세월을 정면으로 부딪혀온 낡은 주택과 좁은 골목길로 인해 부산 남구를 대표하는 낙후지역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 구역이 있다. 바로 문현3구역이다. 이른바 달동네로 불렸던 곳이지만,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남구의 새로운 주거단지로의 탈바꿈이 가시화되고 있다. 문현3구역은 우수한 입지조건에 대규모 명품단지를 계획하면서 남구를 대표할 랜드마크를 예약하고 있다. 특히 심영숙 조합장의 당선 이후 조합원들이 단합하면서 재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 인고의 시간 끝에 재개발의 결실을 눈앞에 두게 된 문현3구역의 심 조합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심영숙 조합장 | 부산 문현3구역 재개발 [사진=문현3구역 조합 제공]
심영숙 조합장 | 부산 문현3구역 재개발 [사진=문현3구역 조합 제공]

▲현재 문현3구역은 관리처분인가를 위한 준비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상 재개발사업이 8부 등선에 다다른 상황인데


문현3구역은 부산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에 따라 2006년 조합을 설립했지만, 당시 비대위의 조합설립취소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조합설립이 무산된 아픔을 겪었다. 이후 2013년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동의절차를 새롭게 시작해 2015년 12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아 재개발사업의 발판을 다시 마련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18년 9월 접수한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앞두고 전 조합장의 사회복지시설 비리 의혹이 포착되면서 재개발사업이 다시 흔들리게 됐다. 이에 따라 주민들의 피해를 막고자 조합장 해임이라는 결단을 내리게 됐고, 민주적인 선거를 통해 조합장으로 선임됐다. 조합을 재정비한 이후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에 임기 6개월 만에 사업시행인가를 받을 수 있었다. 현재 조합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관리처분계획안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부산 문현3구역 재개발 조감도[사진=문현3구역 재개발 조합 제공]
부산 문현3구역 재개발 조감도[사진=문현3구역 재개발 조합 제공]

▲과거 문현동 일대는 ‘고동골’이라고 불릴 정도로 낙후된 지역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만큼 주민들의 생활에도 많은 불편함이 있을 것 같은데


문현3구역이 속한 문현1동 일대는 꼬불꼬불한 고개가 많아 마치 고동의 속과 닮았다고 해서 ‘고동골’이라고 불렸다. 실제로 문현1동 내에 상당지역이 ‘고동골로’라는 도로명을 사용하고 있다. 고동골로는 한번 들어간 길을 나오기 위해서는 끝이 막혀있는 고동껍데기처럼 다시 돌아서 나와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우리 구역은 구릉지로 이뤄진 지형에 차량 한 대가 지나기도 힘든 골목길들이 미로처럼 얽혀있고, 노후화된 건물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매년 여름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폐가들이 무너지고, 경사기 심한 지역은 토사가 흘러내려 내려 인도가 차단되기도 한다. 구청과 시공사가 협의해 긴급복구공사를 2차례나 실시했지만, 여전히 주민들의 불안감은 해소하지 못한 상황이다. 재개발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해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것만이 주민들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래픽=홍영주 기자]
[그래픽=홍영주 기자]

▲문현3구역은 문현금융센터 등과 인접한 우수한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음에도 낙후지역이라는 이미지로 인해 저평가를 받아왔다. 향후 재개발을 통해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하시는지


전체 조합원의 98% 이상이 분양신청에 참여한 것으로 재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에 따라 문현3구역은 문현동은 물론 남구를 대표하는 대규모 명품단지 조성을 목표로 재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부산의 주요 간선도로인 전포대로 문현금융센터로 이어지는 도시계획 도로가 개설되어 지하철과의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도로교통망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다. 또 부지모양이 길게 형성되어 있어 7개 단지로 구성되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특화설계안도 반영했다. 현재 중소형 평형 위주로 2,772가구로 사업시행인가를 받았지만, 조합원들의 설문조사 등을 통한 의견수렴 결과 고급화를 위해 중·대형평형을 늘리자는 의견이 많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향후 사업시행 변경 등을 통해 반영할 예정이다.

 

문현3구역 재개발 사업개요 [그래픽=홍영주 기자]
문현3구역 재개발 사업개요 [그래픽=홍영주 기자]

▲조합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조합장으로 당선되어 재정비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을 진행하시면서 힘들었던 일도 많았을 것 같은데


지난 2019년 9월 전 조합장과 임원을 해임하던 당시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조합원들의 뜻에 따라 적법한 해임절차를 진행했음에도 각종 소송과 고소, 고발로 인해 법원과 경찰서로 출근을 해야 할 정도였다. 사업지연에 대한 조합원들의 원성과 민원도 상당했다. 조합장으로 당선된 이후 분열된 조합원들을 통합시키기 위해 불철주야로 전화기를 달고 살았다. 또 골목골목을 직접 발로 뛰며 조합원들의 불편 사항을 하나하나 직접 취합하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조합원 간담회와 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조합원들이 이러한 노력을 인정해주신 덕분에 현재는 재개발 반대 모임이 완전히 사라졌고, 모두 일치단결해 성공적인 재개발사업을 위해 나아갈 수 있었다.

 

▲재개발을 통해 건설된 아파트 단지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으신지


현재 관리처분계획 수립을 앞둔 만큼 시공자와의 본 계약 협상이 가장 중요했다. 당초 시공자가 제안했던 항목은 물론 추가 제안을 요구해 조합원 이주비를 100% 확보했다. 또 특화설계비도 시공자가 부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향후 특화 항목에 대한 논의도 상세하게 검토할 것이다. 시공자 선정 당시 사업조건보다 크게 상향하는 조건으로 결론을 지었다. 공사비 협상 또한 조합원 모두가 수긍할만한 금액으로 원만하게 협상했다. 향후 중대형을 포함한 설계안이 나오면 시공자와 특화 관련 내용을 설계에 반영할 것이다. 우리 단지는 지대가 높은 만큼 고층에서는 부산 북항의 조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동의 고층부에는 중형 펜트하우스를 반영하는 등 부산 남구 최고의 랜드마크 건립을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다.

 

▲끝으로 조합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


재개발사업은 정비기반시설이 열악하고, 노후·불량건축물이 밀집한 지역에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재개발사업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복마전이나 비리의 온상 등 나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조합장으로서 재개발사업의 기본 목적에 충실해 재개발사업에 대한 나쁜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투명하고 안전한 재개발사업을 진행하도록 노력하겠다. 이제 조합장의 임기를 시작한지 약 1년이 지났다. 항상 조합원의 많은 도움과 협조에 머리 숙여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앞으로도 겸손한 자세로 사심 없는 원칙을 지키며 조합원들과 소통하겠다. 최고의 개발이익과 함께 조합원 모두가 행복을 꾸려나갈 수 있는 최고의 아파트라는 결과물을 보여드리겠다. 2021년 신축년 한해 잘 마무리하시고, 2022년 임인년에는 코로나19 종식과 조합원들의 행복과 건강을 바란다.

심민규 기자 smk@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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