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홍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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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설사들의 시선이 서울지역 정비사업으로 회귀하고 있다. 상반기에는 최근 급성장한 아파트 리모델링에 대한 수주전이 러시를 이뤘고, 부산 등 지방에서 시공자 교체 바람이 불었다. 반면 서울에서는 상계2구역과 흑석11구역 등 일부 현장에서 수주전이 벌어졌을 뿐 예년과 비교하면 흉작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서울지역의 재개발·재건축 수주 물량이 대거 시장에 나올 예정이어서 건설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노원구 상계1재정비촉진구역이 시공자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마치고 오는 28일 입찰을 마감한다. 현장설명회에는 △HDC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호반건설 △제일건설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참석했다. 이 구역은 상계동 6-42번지 일대로 구역 면적이 8만6,432.5㎡로 지상 25층 높이로 아파트 17개 동에 총 1,388가구를 건설할 예정이다. 공사비 예정가격은 약 2,930억원에 육박한다.

문제는 수백억원에 달하는 입찰보증금과 동일 브랜드 컨소시엄 허용 등의 입찰내용으로 특정 건설사에 유리한 조건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조합은 입찰보증금으로 400억원을 책정하고, 절반인 200억원을 현금으로 납부토록 했다. 총 공사비와 비교하면 13%가 넘는 금액으로, 통상 국가계약법에 따른 입찰보증금이 5%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과도한 입찰보증금액이라는 지적이다.

나아가 원칙적으로 컨소시엄 참여를 금지하면서 동일 브랜드는 허용하는 조건도 특정 건설사와의 결탁설이 나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도 “공동도급 불가를 명시하되, 단서 조항으로 동일 브랜드를 사용하는 건설사의 공동도급은 예외로 허용하는 경우는 일반경쟁입찰을 적용토록 규정하고 있는 도시정비법령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질의회신한 상황이다.

이러한 과도한 입찰조건으로 인해 지난 28일 입찰을 마감한 결과 HDC현대산업개발만이 참여해 유찰된 상황이다. 당초 동일 브랜드를 사용하는 건설사가 참여를 고려했지만, 입찰보증금이나 공사비 대비 수익성이 높지 않아 입찰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대문구 북가좌6구역 재건축도 시공자 선정 절차에 착수했다. 이 구역은 지난 21일 현장설명회를 개최한 결과 △DL이앤씨 △GS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호반건설 △우미건설 △제일건설 등이 참여했다. 구역면적이 10만㎡가 넘는 대규모 사업장으로 공동주택 1,970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건설할 예정이다.

당초 현대건설의 참전이 예상됐지만, 현장설명회에 불참하면서 DL이앤씨와 GS건설, 롯데건설 등이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달 14일 입찰을 마감할 예정인데, 입찰보증금이 500억원에 달한다.

송파구 마천4구역도 재개발 시공을 담당할 파트너를 선정한다. 강남권에 위치해 있는 입지조건에 1,372가구 규모의 대단지를 건설하는 만큼 건설사들의 관심이 높다. 총공사비 예정가격은 3,835억원 수준이다.

지난 19일 개최한 현장설명회에는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현대건설 △호반건설 △효성중공업 등이 참석했다. 당초 입찰참여를 저울질했던 GS건설은 현장설명회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입찰마감은 오는 8월 4일로 예정하고 있다.

관악구 신림1재정비촉진구역도 오는 9월 시공사 선정을 목표로 준비 절차에 착수한다. 이 구역은 최근 서울시와의 협의를 통해 용적률 상향을 골자로 한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사실상 확정했다. 이에 따라 당초 3,900여가구를 건설할 계획이었지만, 촉진계획 변경을 통해 약 4,25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구역 면적만도 22만㎡가 넘어 서울 서남권의 최대 사업지로 평가 받고 있다.

강북구 미아4구역은 첫 번째 입찰이 유찰로 마무리됨에 따라 재도전에 나섰다. 지난달 4일 현장설명회에는 △DL이앤씨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HDC현대산업개발 △호반건설 △DL건설 △극동건설 등 7개사가 참여했지만, HDC현대산업개발만 입찰에 참여해 유찰됐다.

이에 따라 조합은 지난 22일 2차 입찰공고를 내고 재입찰 절차에 착수했다. 총공사비는 약 1,341억원(3.3㎡당 약 524만원) 규모로 입찰마감일 1일전까지 200억원의 입찰보증금을 납부해야 한다. 8월 16일 입찰을 마감할 예정이다.

동작구 노량진3구역과 5구역도 하반기 시공자 선정이 유력하다. 2개 구역 모두 올해 초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시공자 선정을 위한 절차를 마쳤다. 노량진3구역은 7만3,000여㎡의 면적으로 노량진재정비촉진지구에서는 최대 규모다. 최고 30층 높이로 1,012가구를 건설할 예정이다. 현재 GS건설과 포스코건설 등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노량진5구역은 3만8,017㎡에 공동주택 727가구를 건설할 예정이다. 조합은 9월 이후 시공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대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등이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심민규 기자 smk@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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