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분기-2년전 대비 평균 전세 재계약 비용 [그래프=직방 제공]
2020년 1분기-2년전 대비 평균 전세 재계약 비용 [그래프=직방 제공]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전세 재계약 비용은 3,272만원으로 조사됐다. 입주물량이 감소하고 매수세도 위축돼 있어 오름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서울의 경우 재건축사업이 진행되면서 본격적인 이주에 들어가면 전세 재계약 비용이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015년 4분기에 전세 재계약 비용이 가장 많이 올랐는데, 당시 개포와 고덕지구를 비롯해 신반포 등에서 이주가 진행된 바 있다.

직방이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아파트 전세 실거래 자료를 바탕으로 2020년 1분기에 거래된 아파트를 통상 임차 거래기간인 2년 전과 비교해 전세 가격이 얼마나 변동되었는지 살펴봤다.

분석 결과 서울은 1분기에 거래된 아파트의 전세 재계약 비용이 3,272만원이었다. 2018년 1분기 평균 4억3,708만원에서 올해 1분기에는 평균 4억6,980만원으로 올랐다. 경기는 2년전보다 평균 1,438만원을 더 올려야 전세 계약이 가능했고, 인천은 재계약 비용이 1,814만원 더 필요했다.

전세 재계약 비용은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이 많은 시기에 눈에 띄게 상승세가 둔화되거나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입주물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시기에는 재계약 비용이 오르는 양상이 나타났다.

서울에서 2015년 이후 분기별 전세 재계약 비용이 가장 높았던 시점은 2015년 4분기로 8,379만원이었다. 해당 시기에는 강남권역에서 재건축 사업이 대거 추진되면서 강남 개포지구, 강동 고덕지구, 서초 신반포지구 등지에서 이주가 진행됐고 전세 물량 부족에 따라 주변 아파트 재계약 비용이 크게 상승했다.

반면 2015년 이후 재계약 비용이 가장 낮았던 시점은 2019년 2분기로 982만원이었다. 강동의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1분기 도시별 전세 재계약 비용은 서울이 평균 3,272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세종(3,219만원) △대전(2,611만원) △대구(2,353만원) △인천(1,814만원) △충남(1,551만원) △경기(1,438만원)가 1,000만원 이상의 재계약 비용이 필요했다.

세종은 짝수해에 입주를 시작한 가온마을, 도램마을 등을 중심으로 2년전보다 전세 실거래가가 크게 올라 재계약 비용 부담이 늘었다. 대전은 2014년에 입주 진행한 도안신도시 아파트와 학군 및 편의시설이 잘 조성된 서구 둔산동, 유성구 노은동, 지족동 등지 전세가격이 상승했다. 반면 ▽강원(-1,088만원) ▽충북(-577만원) ▽경남(-249만원)은 2년전보다 전세 재계약 비용 부담이 줄었다.

서울 분기별 전세 재계약 비용 추이 [그래프=직방 제공]
서울 분기별 전세 재계약 비용 추이 [그래프=직방 제공]

서울 구별1분기 전세 재계약 비용은 강남이 7,686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종로(4,940만원) △성동(4,852만원) △양천(4,755만원) △서초(4,436만원) △송파(4,433만원) △마포(3,909만원) △용산(3,491만원) △광진(3,426만원) △영등포(3,284만원) 순으로 재계약 비용이 높았다.

반면 강동은 재계약 비용이 유일하게 565만원 하락했다. 2019년부터 이어진 신규 아파트 입주로 공급물량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 분기별 전세 재계약 비용 추이 [그래프=직방 제공]
경기 분기별 전세 재계약 비용 추이 [그래프=직방 제공]

경기 지역에서는 과천 전세 재계약 비용이 9,218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성남 분당(4,732만원) △성남 수정(3,800만원) △수원 영통(2,986만원) △광주(2,793만원) △광명(2,466만원) 순으로 재계약 비용이 높았다. 과천은 2019년 4분기에도 1억 이상의 전세 재계약 비용 부담이 늘었고, 세입자들의 비용 부담이 올해 1분기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올해 4월부터 연말까지 센트레빌, 푸르지오써밋, 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 등 새 아파트 입주가 진행되면서 2분기(4월~5월 12일 기준)에는 전세 재계약 비용 부담이 평균 3,000만원 선으로 내려갔다. 성남 수정구는 위례 신규 아파트 중심으로 재계약 비용이 상승했다. 수원 영통은 전세수요는 꾸준한 반면, 신규 입주물량이 줄면서 전세 강세가 지속됐다.

반면 ▽안산 단원(-1,842만원) ▽안산 상록(-1,386만원) ▽안성(-440만원) ▽여주(-338만원) ▽고양 일산동구(-217만원) ▽평택(-159만원) ▽파주(-108만원)는 다른 지역과 달리 전세 재계약 비용이 마이너스다. 안산은 올해 새 아파트 입주가 진행되면서 물량 증가에 따라 재계약 비용이 내렸다. 일산동구는 2018년 4분기 시점부터 전세 재계약 비용이 2년전 대비 하락하는 모습이 2020년 1분기까지 계속 이어졌고, 2분기에는 재계약 비용이 993만원 정도로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됐다.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전세 재계약 비용은 신규아파트 입주물량, 재건축 이주·멸실 물량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며 “한차례 연기된 민간택지 분양권 상한제가 7월말부터 시행될 예정으로 이전에 서둘러 추진하려는 재건축 사업장에서 속도를 낸다면 이주물량이 늘어 전세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7월말 이후에는 정비사업 속도 둔화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공급 축소에 영향을 주는 또 하나의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홍영주 기자 hong@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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