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의 입찰자격을 박탈한 서울 은평구 갈현1구역에 새로운 경쟁구도가 형성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장설명회에 기존 시공자 후보였던 롯데건설에 GS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가세하면서 수주전이 새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다만 현대건설이 입찰 박탈 등에 대한 소송을 제기함에 따라 실제 입찰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이다.

갈현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조합장 유국형)은 지난 13일 조합사무실에서 현장설명회를 개최한 결과 롯데건설과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3개사가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번 현장설명회는 지난 1차 입찰이 현대건설의 입찰 흠결로 무효가 됨에 따라 다시 진행하게 된 것이다.

지난 1차 입찰 당시 조합은 현대건설의 입찰제안 내용에 위법한 사항이 있다고 판단하고, 대의원회의를 개최해 입찰무효와 입찰보증금 몰수, 입찰참가 제한 등을 결의했다. 현대건설이 입찰서류에서 건축도면 중 일부를 누락했고, 담보 범위를 초과하는 이주비를 제안했다는 이유에서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으로 시공자 선정 처벌규정이 강화된 이후로 실제 입찰보증금 1,000억원을 몰수한 것은 첫 사례다.

이에 따라 재입찰로 진행되는 이번 현장설명회에는 1차 입찰에 참여한 롯데건설이 다시 참석했으며, 수주 참여여부를 검토해왔던 GS건설도 모습을 보였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입찰자격이 박탈된 현대건설과 같은 현대자동차그룹에 속한 기업으로 사실상 대타 성격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현장설명회에서 다수의 건설사가 참여함에 따라 일단 입찰까지는 진행할 수 있는 분위기는 갖춰졌다. 내년 1월 9일로 예정된 입찰마감에서 2개사 이상이 참여하면 시공자 선정 총회에서 최종 결정하게 된다.

다만 법원의 판단 결과에 따라 이번 입찰은 무효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대건설은 입찰자격 박탈과 입찰보증금 몰수, 시공자 선정 입찰 재공고 등에 대한 대의원회의 안건을 무효로 하는 가처분을 신청해 놓은 상황이다. 해당 가처분이 받아들여지면 재입찰 절차는 자동으로 효력이 사라지게 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대기업이라고 하더라도 1,000억원에 달하는 입찰보증금을 몰수당하고도 가만히 있을 기업은 없을 것”이라며 “가처분 결정이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본안 소송이 진행되면 사업에 변수가 발생하는 만큼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갈현1구역은 서울 은평구 갈현동 300번지 일대로 재개발을 통해 지하6~지상22층 높이로 아파트 32개 동에 4,116세대와 부대복리시설을 건설할 예정이다. 총 공사비가 약 9,2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심민규 기자 smk@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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