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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상행정 폐해, 공공이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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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상행정 폐해, 공공이 책임져야
  • 박노창 기자
  • 승인 2019.09.19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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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대문 내 정비구역이 잇따라 해제되면서 발생한 주민들의 피해는 무분별한 직권해제에 초점을 두고 편파행정을 펼쳐온 지자체 책임이라는 점이 분명해졌다.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에서 역사·문화적 가치 보전을 이유로 한 정비구역 해제 사유를 삭제할 전망이다. 시 도계위는 대법원의 종로구 사직2구역 정비구역 해제고시 무효 판결에 따라 조례 정비에 나선 것이다.


사직2구역은 지난 2012년 9월 종로구청으로부터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이듬해 10월 설계변경을 골자로 한 사업시행변경인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시의 역사·보존 및 도시재생에 중점을 둔 부당 행정으로 60일 내에 받아야 할 사업시행변경인가가 3년 넘게 보류됐다. 


종로구는 2017년 3월 사업시행변경인가 신청서를 반려 처분하고, 역사·문화 보전을 이유로 사직2구역을 직권해제 시켰다. 이후 조합은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4월 대법원으로부터 시의 직권해제가 부당하다는 판결을 받았다.
법원 판결 내용의 핵심은 시 조례가 도시정비법에서 정한 위임 범위와 한계를 벗어났다는 점이다. 시가 역사·문화 보존을 이유로 정비구역 직권해제가 가능하도록 정한 조례 규정이 상위법인 도시정비법 위임 규정에서 벗어났다는 것이다.


문제는 사업기간이 장기화되면서 발생한 비용은 고스란히 조합원들이 짊어져야 할 부담이라는 점이다. 사직2구역 조합에 따르면 직권해제 이후 370억원에 달하는 매몰비용이 발생했다. 


지난 2012년 정비사업에 출구전략을 도입하면서 재개발·재건축 진행 여부를 두고 ‘주민 뜻대로’를 강조했던 박 시장이다. 하지만 실상은 ‘시장 뜻대로’ 정비구역에 대한 직권해제가 자행됐고, 주민들이 고통 받고 있다.


탁상행정으로 제정된 시 조례는 부당한 직권해제로 이어졌다. 정상적으로 진행돼왔던 사업은 장기화됐지만, 정작 공공은 책임 소재로부터 자유로운 상황이다. 따라서 사업 장기화로 인해 발생한 피해를 보상받기도 어렵다. 주민들은 민선시장의 임기가 만료되면 재임 당시 잘못된 행정처리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호소한다.


현재 사직2구역 조합은 직권남용 등의 사유로 박 시장을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직권해제로 인해 소요된 기간과 비용 등을 고려해 박 시장을 비롯한 주관부서의 책임성 있는 후속조치가 필요하다.

박노창 기자 park@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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