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 고 여사는 지은 지 30년 된 서울의 A아파트 59㎡(17평형) 1채를 소유하면서 그곳에 살고 있다. 


5년 전에 새롭게 집을 마련하면서 새 아파트를 구입하지 않고 왜 하필이면 25년이나 된 낡은 아파트를 구입하였을까요? 고 여사가 말하는 ‘황금의 U턴 이론’ 이란?


♣ 새집을 포기하고 헌 집을 샀을 때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었어!


5년 전 …….


“여보, 이 집이에요, 이 집!”


고 여사는 새로 이사 가려고 미리 보아 둔 아파트단지에 남편과 함께 갔다.


“뭐? 이 집이야?”


남편은 아파트단지 옆의 도로에서 아내가 새로 이사 갈 집이라고 가리키는 아파트를 바라보면서 놀라며 되물었다.


“예~, 맞아요!”


“아니 당신, 지금 뭐 하는 거야? 정신 나갔어? 이 아파트 지은 지 몇 년이나 되었어?”


평소 좀 채 신경질을 내지 않는 남편이 갑자기 성질을 확 부렸다.


“25년이요, 아니, 왜요? 뭐가 잘못되었어요? 왜 갑자기 신경질부터 부려요?”


“됐어! 들어가서 볼 필요도 없어. 지금 당신 눈에 저거 안보여? 아파트 벽면의 페인트가 벌써 다 벗겨지고, 베란다 새시에 녹물이 흘러내리는 것이 안 보이냐 말이야? 주변에 새 아파트도 많은데 왜 하필이면 지은 지 25년이나 된 이런 낡은 아파트를 사려고 하냐고?”


낡은 모습의 아파트를 보면서 남편이 연거푸 성질을 부렸다.


“도대체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저런 집에서 어떻게 살려고 그러는 거야?”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고 여사가 한마디 했다.


“낡긴 했지만 이 아파트를 사 두면 앞으로 분명히 재건축을 할 것이고, 재건축을 하면 집값이 올라가서 돈 벌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하였단 말이에요.”


그러자 남편은 더욱 더 화를 내었다.


“누가 그딴 소리를 해?”


이 분위기에서 물러서면 안 된다고 생각한 고 여사는 용기를 내어 남편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더 크게 말했다.


“아니, 재건축을 하여 얼마 전에 입주한 〇〇아파트의 경우에는 재건축하기 전보다 엄청나게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하고요, 강북에 있는 재개발단지의 경우에는 재개발하기 전보다 집값이 엄청나게 오른 경우도 있다고 하던데요? 내 친구가 재건축을 한 그 아파트에 살았는데, 그 친구가 그 당시 20년이 넘은 그 아파트를 살 때에 우리는 지은 지 3년 밖에 안 되었던 아파트를 사서 지금까지 살고 있는데, 현재까지 한 푼도 오르지 않았잖아요? 그 때에도 당신이 그랬어요! ‘아니 당신 친구는 왜 새 아파트 놔두고 그렇게 헌 아파트에 들어가서 살아? 집을 사려면 제대로 사야지~ 놔 원 참!…….’ 그런데 우리 집은 그동안 별로 안 올랐는데 내 친구 아파트는 엄청나게 많이 올랐더라고요. 지난 번 친구 모임 때 갔더니 그 친구가 수억 원을 벌었다고 자랑을 하는데, 내 정말 배가 아파서 죽을 뻔 했거든요……. 수억 원이면 당신 월급을 한 푼도 안 쓰고 전부 저축하여도 최소한 10년은 모아야 되는 큰돈이란 말이에요.”


어렵게 고민하고 또 고민하여서 이 집을 사려고 결정을 한 것인데, 아파트를 보여주자 말자 남편으로부터 야단을 맞은 고 여사는 순간적으로 눈물이 핑 돌면서 그동안 상하였던 자존심이 튀어나와 이를 악물며 결사적으로 말했다. 그런데 위로를 해 줄줄 알았던 남편이 이럴 수가! 


그날 밤 …….


“여보, 근데 말이야?”


낮에 남편으로부터 받은 서러움에 지쳐 집에 와서도 계속 훌쩍이는 아내를 가까스로 달래준 남편은 잠자기 전에 아내에게 말했다.


“왜요? 나 지금 졸린단 말이에요.” 짜증이 난 아내는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


“낮에 그 아파트 말이야......”


“아, 그 놈의 아파트 이야기는 왜 또 끄집어내고 그래요? 아직도 나 염장 지를 일이 남았수?”


“아니, 그게 아니라. 당신은 왜 그 아파트를 사려고 생각했어? 진짜 그 아파트가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기는 한 거야?”


서러움에 지쳐서 막 잠이 들려고 하는데 남편이 그 말을 끄집어내자 고 여사는 벌떡 일어나 앉으면서 말했다.


“여보, 당신, 생각이 바뀐 것이야?”


“아니, 그 집을 사든 안사든 당신이 그 집을 사려는 이유나 우선 들어보려고 말이야.”


남편의 말투가 긍정적으로 흐르자 고 여사는 자신이 그 집을 사려고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느 모 대학교 교수님께서 재건축아파트의 가격추이에 대하여 연구를 하셨는가 봐요. 그 당시는 지은 지 20년 내지 25년 정도가 되면 재건축이 가능한 시기였는데, 연구한 결과 아파트는 새로 짓고 난 뒤에는 조금씩 낡아지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기가 지나면 조금씩 하락하다가 지은 지 약 16년 내지 17년 정도 되면 가격이 하락하던 추세에서 상승하는 쪽으로 변경된다는 거예요. 즉 황금의 유(U)턴을 한다는 것이지요!”


“뭐? 황금의 유(U)턴? 야~ 우리 마누라 모르는 것이 없네! 그래 황금의 유턴 이론이라는 것이 뭔데?”


남편은 궁금증이 가득 찬 얼굴로 아내에게 바짝 다가앉았다.


“하하하……. 까르륵…….”


아내가 갑자기 배를 잡고 웃어대자, 남편은 약간 부끄럽고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아내를 쳐다보았다. 그 놈의 황금의 유(U)턴 이론이라는 것이 무엇이기에…….


“황금의 유턴 이론이라는 것은 내가 방금 그냥 이름을 붙인 것이에요. 그 이론의 이름은 모르고, 그냥 지은 지 16년 내지 17년 되면 재건축을 시작할 수 있다는 여러 가지 여건 조성과 희망에 의하여 가격이 상승추세로 반전하여 재건축을 하여 입주할 때까지 계속하여 상승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그 있잖아요? 주식 그래프가 상승 반전하는 것처럼 말이에요.”


“그래서, 당신이 생각하기에는 지금 당신이 사려고 하는 아파트가 그 시기에 와 있다는 말이지?”


“그래요, 위 연구결과는 원래 주택을 지은 지 20년 정도가 되면 재건축을 할 수 있을 때의 연구결과이고, 따라서 16년, 17년 정도 되면 추진위원회를 결성하는 등 재건축·재개발 바람이 불 때의 이야기인데, 그 뒤 자원낭비라는 등의 이유로 재건축을 할 수 있는 건축물 노후도 연한을 자꾸 연장시켜서 지금은 25년 또는 30년 이상이 되어야 재건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리 늦어도 지금은 20년~25년 정도가 지나면 가격하락이 유턴을 하여 상승할 시기가 된 것이지요. 내가 보기에는 아까 낮에 본 그 아파트를 사 두면 틀림없이 가격이 오를 거예요. 그리고 만약에 내 말을 듣고 그 아파트를 사면 돈을 벌수가 있을 것 같아요.”


아내의 설명을 듣던 남편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그러면 내일 당신이 다시 가서 그 아파트 사!”라고 말했다. 드디어 남편이 승낙을 한 것이다.


 “여보 정말 고마워요~ 뽀!”
 

김조영 변호사 / 법률사무소 국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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