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A 재개발 조합입니다. 저희 조합은 새로운 임원을 선출하기 위해 총회개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임원 선출 절차에서 유의할 점이 무엇인지 알려주세요.


A. 재개발사업에는 복잡하고 첨예한 이해관계가 대립하기 마련이다. 자연스레 재개발사업의 여러 사안마다 조합원 사이에는 서로 다른 목소리가 충돌하고 수렴하는 과정을 거친다. 임원 선거도 예외일 수 없다. 조합 임원은 재개발사업을 시행하고 많은 예산을 집행하는 만큼 조합원들의 관심도 높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이에 반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서는 임원의 자격, 총회의 동의 요건만을 규정할 뿐 임원 선거의 기준, 절차 및 방법에 대해서는 별도의 규정을 두지 않았다. 이러한 이유로 조합이 진행한 선거 절차에 문제를 제기하거나 선거를 두고 발생하는 법적다툼이 생각보다 적지 않고 특히 재개발사업을 반대하는 측은 총회를 무산시키기 위해 선거절차의 사소한 하자를 이유로 총회개최금지를 구하는 가처분을 신청하는 사례도 왕왕 발생하였다. 문제점을 인식한 서울시에서는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민주적으로 조합 임원을 선출하기 위해 서울특별시 정비사업 표준선거관리규정을 제정 고시하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임원 선출 절차에서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관련 규정을 준수하여 조합원의 피선거권을 보장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조합임원의 선출방법 등은 해당 정관으로 정해야 하는 바, 개별 조합별로 그 내용이 다소 다를 수 있지만 표준 정관에 따르면 조합임원은 총회에서 조합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 조합원(조합설립인가일 현재 사업시행구역안에 1년 이상 거주하고 있는 자에 한한다)중에서 선임해야 한다. 


그리고 이에 필요한 선거관리위원회의 구성, 후보자 추천, 후보자등록 방법, 기간 등은 해당 조합의 선거관리규정에 따르되 선거관리규정이 전부 또는 일부가 없을 경우 서울특별시 표준선거관리규정에 따르는 것이 유리하다. 그리고 위 규정 적용에 있어 이견이 있는 경우에는 조합원의 피선거권을 보장하는데 유리한 방법을 택하는 것이 타당하다. 임원 선거와 관련한 소송에서 원고(신청인)측이 빼놓지 않고 주장하는 것이 바로 ‘피선거권의 제한’이기 때문이다. 재판부 또한 선거가 관련 규정을 준수하였는지 여부 그리고 해당 선거 절차로 인해 조합원의 피선거권이 제한되었는지 여부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 


다툼이 자주 발생하였던 쟁점을 서울특별시 표준 선거관리규정으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공정하고 독립적인 선거관리를 위해 선거관리위원회는 반드시 구성해야 한다. 선거관리위원은 선거인(조합원) 중 등록을 받아 대의원회 의결로 5~9명으로 구성하는 것이 타당하다. 아무런 절차 없이 조합원이 아닌 자를 선거관리위원으로 선정하거나(예외적으로 조합원이 아닌 자도 선거관리위원이 될 수 있다), 등록을 받지 않고 선착순으로 선정다거나, 선거관리위원 등록기간이 지나치게 짧다거나, 대의원회 의결 없이 조합장이 임의로 선정하여 문제된 사례가 있다. 


둘째, 후보자등록 기간은 공고일 다음 날부터 5일 이상 하여야 한다. 서울특별시 표준 선거관리규정은 공고 기간을 5일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사견으로는 조합 여건만 허락한다면 14일 이상 공고하는 것을 추천한다. 만약 공고기간이 14일 미만일 경우 선거 절차의 하자를 주장하는 측은 해당 선거 절차가 표준 정관 제7조 제2항을 위반하여(조합이 조합원의 권리·의무에 관한 사항을 14일 이상 공고해야 한다는 규정) 조합원의 피선거권을 제한하였다고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후보자등록 기간이 14일 미만이라는 사정만으로 선거절차가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후보자등록 기간이 지나치게 짧은 경우 조합원의 피선거권을 제한하였다고 보아 총회개최금지결정을 한 하급심 판결례도 있는 만큼 분쟁의 소지가 있는 부분은 피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공대호 변호사·감정평가사 / 문의 02-535-1972

공대호 변호사 / 법무법인 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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