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A 재개발 조합입니다. 주거이전비에 대해 알려주세요. 


A. 주거이전비는 공익사업시행지구에 편입되는 주거용 건축물의 소유자 및 세입자에 대하여 지급하는 생활보상의 한 유형이다. 


대법원은 주거이전비의 성격에 대하여 공익사업 시행지구 안에 거주하는 세입자들의 조기이주를 장려해 사업추진을 원활하게 하려는 정책적인 목적과 주거이전으로 인해 특별한 어려움을 겪게 될 세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보장적인 차원에서 지급하는 금원이라 밝힌바 있다(대법원 2006.4.27. 선고 2006두2435 판결).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은 주거이전비에 대해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고 재개발사업의 수용 또는 사용에 관하여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보상법’)을 준용하므로 재개발사업을 시행하는 조합은 주거용 건축물을 소유한 현금청산자 및 세입자에게 주거이전비를 지급해야 한다. 


그 성격에 비추어 보면 주거이전비 보상은 당사자 합의 또는 사업시행자 재량에 의하여 배제할 수는 없다. 물론 대법원 입장도 같다.


주거용 건축물의 소유자 및 세입자라고 하여 무조건 주거이전비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관련 규정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해야 보상 대상자가 될 수 있다. 


또한 주거이전비의 요건은 소유자와 세입자가 다르므로 조합 입장에서는 해당 요건을 정확히 이해해 두어야 한다. 


소유자의 경우 주민공람공고일부터 협의계약체결일 또는 수용재결일까지 계속 거주하고 소유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2.26. 선고 2012두19519 판결). 위 기간 중에 사업구역 밖으로 이주하면 주거이전비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반면 세입자의 경우에는 요건이 다소 완화된다. 세입자는 주민공람공고일 당시 정비구역 안에서 3개월 이상 거주하면 주거이전비 대상자가 되며 협의계약체결일 또는 수용재결일까지 계속 거주할 것이 요구되지 않는다. 


대법원은 위 ‘정비계획에 관한 공람공고일 당시 당해 정비구역 안에서 3월 이상 거주한 자’에 해당하는 세입자는 그 이후 사업시행자의 주거이전비 산정통보일 또는 수용개시일까지 계속 거주할 것을 요함이 없이 사업인정고시일 등 당시 또는 공익사업을 위한 법령에 의한 고시 등이 있은 당시에 바로 주거이전비 청구권을 취득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06.4.27. 선고 2006두2435 판결, 대법원 2012.4.26. 선고 2010두7475 판결 등 참조). 


여기에서 주거이전비의 기준일이 주민공람공고일인 이유는 위 공람·공고로 재개발사업 시행이 외부에 공표되었는 바, 그 이후 사업지구 내의 주거용 부동산을 매입 또는 임대하는 자는 보호할 가치가 적다고 입법적으로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사업인정일 이후 식재된 과수, 양봉, 비닐하우스 등에 대해 보상을 하지 않는 논리와 같은 맥락이다. 


그렇다면 주거이전비 금액은 어떻게 결정될까. 주거이전비는 가구원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소유자의 경우 도시근로자가구의 가구원수별 명목 가계지출비 2개월분, 세입자의 경우 4개월분이 적용된다. 위 금액은 통계청에서 검색이 가능하다. 가구원수와 가계지출비는 시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어느 때를 기준으로 이를 판단하는지가 중요하다. 가구원수와 가계지출비 금액은 사업시행인가 고시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대법원은 주거이전비 보상의 내용은 사업시행인가고시를 기준한다고 판시한바 있다(대법원 2012.9.27. 선고 2011두32966 판결 등 참조). 


만약 세입자가 무상으로 거주한다면 조합은 주거이전비를 지급해야 할까. 국토교통부는 “세입자는 반드시 유상일 것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므로 소유자와 계약(소유자의 허락 등)을 체결하고 무상으로 거주하는 경우도 포함한다”고 회신하였으나(국민권익위원회도 같은 의견이다), 서울고등법원 2017.2.23. 선고 2016누66164 판결은 “토지보상법 시행규칙 제54조제2항에서 말하는 ‘세입자’는 ‘세를 내고 남의 집이나 방 따위를 빌려 쓰는 사람’을 가리키고 사용대차의 차주는 위 ‘세입자’에 해당하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은 위 주택을 임차한 세입자라고 볼 수 없다”고 하여 무상으로 거주하는 세입자는 주거이전비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바 있다. 위 판결은 대법원에서 상고기각 결정으로 최종 확정되었다.


공대호 변호사 / 법무법인 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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