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부촌 1번지로 평가받는 압구정지구 일대가 재건축 시공자 선정을 앞두면서 건설사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각 구역별로 공사비만 수조원에 달하는 만큼 수주에 성공할 경우 실적도 챙기고, 한강변에 자사의 브랜드를 내걸면서 홍보효과 극대화까지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압구정지구 총 6개 구역 중 가장 먼저 시공자 선정이 예상되고 있는 곳은 2구역으로,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나머지 1구역과 3~6구역 등 5개 구역도 건설사들의 관심 대상이다.
이미 2구역 수주전에 뛰어든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 외에도 10대 건설사 상당수가 각 구역별로 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시공권 확보를 위한 제반작업이 한창이다. 2구역에 이어 시공자 선정 후발주자는 4구역이 꼽힌다. 조합은 올 하반기 입찰공고를 목표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시공자 선정 선두 압구정2구역, 현대건설 vs 삼성물산 예상… 연초 한남4구역 이어 리턴매치 성사에 무게감
압구정지구 일대에서는 2구역의 시공권 주인에 대한 향방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압구정지구 재건축 단지들 가운데 유일하게 정비계획이 확정된 만큼 가장 먼저 시공자 선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간에 2파전 구도가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양사 대결이 확정될 경우 올초 뜨거운 수주전을 펼쳤던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에 이어 리턴매치가 성사되는 셈이다. 그만큼 자존심을 내건 한 판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남4구역의 경우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시공 깃발을 꽂았는데, 2구역은 현대건설의 설욕전이 될 지에 대한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아직 입찰공고가 나기 전인데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양사 모두 사업장 인근에 홍보관을 설치하는 등 조합원과의 소통창구를 마련하고, 표심 잡기에 나섰다. 조합은 이달 안에 입찰공고를 내고, 오는 9월 중 시공자 선정 총회를 개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구역의 정비계획은 지난 3월 확정됐다. 당시 고시문에 따르면 압구정2구역은 면적이 19만2,910.5㎡다. 현대9차와 11차 아파트, 12차 아파트를 재건축하는데, 최고 65층 높이의 아파트 2,571세대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짓는다. 공사비는 약 2조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중은행과 협력, 브랜드 상징성 강조, 학교용지 개발 등… 수주 선점 위해 다양한 사업조건 제시
압구정2구역의 수주전에서 대한민국 부촌 1번지로 평가받는 만큼 고급화는 물론 금융 등의 부문에서 조합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사업조건들이 승부처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구역 수주를 위해 시중은행과의 협약을 통한 순조로운 사업비 조달, 세계적인 건축사와 협업 등의 내용으로 홍보전에 나섰다.
먼저 현대건설의 경우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준공한 경험으로 지역 역사성과 브랜드 상징성을 내세웠다. 브랜드 전통성을 계승하면서 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압구정 현대’,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의 명칭에 대한 상표권 출원도 마쳤다.
이와 함께 사업비 조달 등에 대한 금융 안정성 확보를 위해 시중은행 7곳 및 증권사 6곳과 MOU 체결도 완료했다. 맞춤형 금융 상품 개발을 통해 조합원의 금융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뿐만 아니라 2구역과 인접한 학교법인인 서울현대학원과 유휴부지 개발에 대한 MOU도 체결했다고 밝혔다. 교육시설 개발로 강남권을 대표하는 주거·교육·문화의 중심지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2구역을 강남 랜드마크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목표로 5대 은행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세계적인 건축거장 노만 포스터와 협업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업장 인근에 압구정 S.라운지를 개관하는 등 조합원과의 소통에 집중하고 있다.
후발주자는 압구정4구역으로 올해 11월 입찰공고 목표… 공사비 약 2조원 추산, 10대 건설사 대부분이 관심
후발주자는 압구정4구역이다. 공사비가 약 2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만큼 10대 건설사 대부분이 시공권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건설사는 2구역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포함해 GS건설, 포스코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DL이앤씨, 롯데건설, 대우건설 등이다. 조합은 현재 진행 중인 정비계획 변경 절차를 마무리 짓고 나서 시공자 선정에 나설 예정이다. 오는 11월 중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목표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업계는 4구역이 2구역에 이어 향후 시공자 선정 격전지가 될 것으로 분석한다. 상당수 조합원들이 대단지 브랜드타운화를 원하는 만큼 향후 압구정5구역 수주전 판도를 가늠할 수 있는 전초전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윤수 압구정4구역 조합장은 “4구역이 시공자 선정을 마치면 다음 타자는 5구역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가치상승과 관리비 절감 등의 차원에서 대단지 브랜드타운화를 원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기 때문에 4구역 수주 결과가 5구역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이 사업장은 현재 정비구역·정비계획 변경 절차를 진행 중으로, 지난해 10월 공람·공고를 마쳤다. 공고문에 따르면 압구정4구역은 강남구 압구정동 481번지 일대로 면적이 11만8,859.6㎡이다. 재건축으로 최고 69층 높이의 아파트 1,722세대 등이 들어선다. 공사비는 약 2조원으로 추산된다. 현대8차와 한양3·4·6차아파트를 묶어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혁기 기자 lee@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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