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홍영주 기자]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수주 실적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업계는 올해 정비사업 시공자 선정 시장 규모를 50조원으로 추산했는데, 이미 절반인 25조원을 넘어섰다. 10대 건설사들의 누적액만 합산한 수치다. 이 과정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기 위한 건설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최근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제치고 나란히 1·2위를 기록 중이다. 향후 수주 순위에 영향을 미칠 대표적인 사업장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이 꼽힌다. 현대건설의 수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데, 독주 체제로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경쟁사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표=홍영주 기자]

대신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강남구 개포우성7차에서 대우건설과 뜨거운 승부를 펼친다. HDC현대산업개발, GS건설, 롯데건설 등도 각각 강북구 미아9-2구역, 중구 신당10구역, 송파구 가락현대1차의 유력 시공자로 거론되고 있다(2025.06.25. 기준).

 

현대건설, 삼성물산 건설부문 빠진 압구정2구역 수주에 한 발짝 더… 장위15구역도 품고 하반기 독주 체제 재편될까

압구정2구역 조감도 [사진=서울시 제공]
압구정2구역 조감도 [사진=서울시 제공]

하반기에는 정비사업 순위 실적 경쟁에서 현대건설의 독주 체제로 재편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사비만 약 2조7,000억원에 달하는 압구정2구역에서 유력한 경쟁사로 꼽혔던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입찰 불참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20일 압구정2구역 재건축조합에 입찰에 불참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조합 입찰조건을 검토한 결과 대안설계 및 금융조건이 제한돼있어 준비한 사항들을 제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이 사업장은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꾸준하게 수주 의지를 보였던 곳이다. 양사는 입찰공고 전부터 조합원 금융비용 절감을 목표로 금융권과 MOU를 체결하는 등 홍보에 나섰다. 하지만 삼성물산이 입찰 불참을 선언하면서 유일한 경쟁사인 현대건설의 수주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만약 현대건설이 수주에 성공할 경우 단 번에 약 2조7,000억원에 달하는 실적 추가가 가능하다. 

현대건설은 공사비 약 1조4,660억원 규모의 성북구 장위15구역 재개발 수주에도 상당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사업장은 최고 35층 3,317세대 건립을 골자로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3일 입찰은 현대건설 단독 참여로 유찰됐다. 조합은 이달 25일 다시 입찰공고를 내고 시공자 선정 절차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의 눈길은 개포우성7차, 대우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 총력전… ‘책임준공’ 변수될까

사실상 압구정2구역에서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빅매치가 무산된 가운데 격전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사업장은 강남구 개포우성7차아파트다. 시공권에 대우건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압구정2구역에서 이곳으로 눈길을 돌렸다.

개포우성7차 재건축 [그래픽=홍영주 기자]
개포우성7차 재건축 [그래픽=홍영주 기자]

지난 19일 개포우성7차 재건축조합은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했다. 그 결과 대우건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각각 참여했다. 개포우성7차는 재건축을 통해 최고 35층 높이의 아파트 1,122세대를 짓는데, 공사비는 약 6,778억원 규모다.

업계에서는 금융조건과 책임준공 등에 대한 사업조건을 승부를 가를 키워드로 꼽는다. 먼저 대우건설은 입찰마감일 당일 책임준공 확약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공사중단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조합원들의 피해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또 사업비 전액을 책임 조달하겠다는 계획으로, CD+0.00%라는 파격적인 금리를 제시했다. 정비사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금리 조건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삼성물산도 혁신 설계를 적용하는 등 최상의 주거단지를 구현하겠다는 내용으로 수주 의지를 피력했다. 글로벌 디자인 그룹인 아르카디스(ARCADIS)와 협업해 외관 및 스카이라인 등에 대한 차별화된 디자인을 적용할 예정이다.

다만, ‘책임준공 확약’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책임준공 확약은 시공자가 공사를 끝까지 책임지고 완수하겠다는 서약으로, 공사가 중단 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추가 비용과 사업지연을 방지하기 위한 필수 안전장치로 평가 받는다.

문제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책임준공 확약서 자체를 부담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물산은 잠실우성1·2·3차와 방배15구역 등에서 책임준공 완화를 요구하면서 입찰지연 및 분란의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정비창전면1구역에서 ‘저력’ 보여준 HDC현대산업개발, 후속 행보는 미아9-2구역… 신당10구역에서도 GS건설과 컨소시엄으로 시공권 확보 임박

HDC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도 추가 수주를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HDC현대산업개발은 치열한 혈투 끝에 경쟁사를 제치고 정비창전면1구역 수주에 성공한 상황이다.

후속 수주 사업장은 미아9-2구역과 신당10구역 등이다. 이 중 미아9-2구역은 현대건설과, 신당10구역은 GS건설과 컨소시엄으로 시공권 확보가 유력하다.

 미아9-2구역 [조감도=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
 미아9-2구역 [조감도=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

미아9-2구역의 경우 최고 25층 높이의 아파트 1,758세대 등을 짓는다. 조합이 책정한 예정 공사비는 약 6,358억원이다. 신당10구역은 최고 35층 높이의 아파트 1,423세대 건립을 골자로 재개발을 추진 중이다. 공사비는 약 6,210억원 규모로 파악됐다. 시공자 선정 총회는 미아9-2구역이 이달 28일, 신당10구역이 내달 12일이다.

[신당10구역 조감도=정비사업 정보몽땅]
[신당10구역 조감도=정비사업 정보몽땅]

GS건설은 신당10구역 외에도 잠실우성1·2·3차의 유력 시공자로 꼽힌다. 최고 49층 2,680세대를 짓는데, 공사비가 무려 약 1조6,930억원 규모다. 조합은 오는 7월 12일 시공자 선정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상반기 TOP3 반열 올랐던 롯데건설도 가락1차현대 유력 시공자로… 미아4-1구역도 눈독

올 상반기 TOP3 반열에 올랐던 롯데건설의 수주 행보도 매섭다. 가락1차현대 재건축 유력 시공자로 불리면서도, 미아4-1구역에서 추가 시공권 확보를 노리고 있다.

가락1차현대 [조감도=정비사업 정보몽땅]
가락1차현대 [조감도=정비사업 정보몽땅]

먼저 가락1차현대의 경우 1·2차 입찰에 단독으로 참석한 후 시공자 선정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됐다. 조합은 이달 28일 시공자 선정 총회를 연다.

최고 21층 높이 842세대 규모를 건립할 계획으로, 조합은 예정공사비 약 4,015억원을 책정했다.

롯데건설은 공사비 약 4,114억원 규모의 미아4-1구역 재건축 시공권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 사업장은 최고 24층 높이 1,015세대 건립이 계획됐다. 

현재 입찰 절차를 진행 중으로 지난 24일 현장설명회에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제일건설, 효성중공업, 진흥기업, 한화 건설부문 등 7개사가 참석했다. 입찰마감일은 오는 8월 8일이다. 

현재 롯데건설의 누적 수주액은 약 2조5,130억원으로 집계됐다. 2개 사업장 수주시 약 8,130억원 규모의 실적을 추가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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