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홍영주 기자]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수주전이 하반기에 접어들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다만, 지역별로 경쟁과 선점에 대한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 강남권을 포함한 수도권 곳곳에서 수의계약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한강변 정비사업장에서 만큼은 이미 전면전이 펼쳐지고 있거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고 있다(2025. 05. 21 기준).

대표적인 사업장은 서울 용산구 정비창전면1구역으로, HDC현대산업개발과 포스코이앤씨가 경쟁에 뛰어들었다. 압구정과 성수지구 일대에서도 혈투가 펼쳐질 것이란 관측이다. 해당 사업장 특징은 한강변에 위치해있거나 부촌의 대명사로 불린다는 점이다. 그만큼 건설사들은 수주 성공 시 실적 추가는 물론 브랜드 홍보효과까지 챙길 수 있어 출혈경쟁까지 불사한다는 분석이다.

반면 경쟁이 예상됐던 송파구 잠실우성과 강남구 개포주공6·7단지, 경기 구리시 수택동 등은 수의계약 가능성이 높다. 각 사업장 별로 GS건설,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등이 유력 시공자로 거론된다.

 

정비창1, HDC현산 vs 포스코

포스코이앤씨가 용산 정비창전면1구역에서 글로벌 설계사 유엔스튜디오와 협업한다. [사진=정비사업 정보몽땅]
용산 정비창전면1구역 [사진=정비사업 정보몽땅]

업계의 눈길은 용산 대장주로 평가 받는 정비창전면1구역을 향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과 포스코이앤씨 등 2곳이 시공권 확보 경쟁에 나선 가운데 어떠한 건설사가 승리의 깃발을 거머쥐느냐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양사는 자사가 사업조건에서 비교우위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공사비는 양사가 각각 제시한 대안설계를 기준으로 HDC현대산업개발이 3.3㎡당 858만8,000원, 포스코이앤씨가 893만8,553원으로 파악됐다. 총공사비의 경우에는 HDC현대산업개발 약 9,130억6,000만원, 포스코이앤씨 8,292억5,000만원으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다만, 대안설계 연면적의 경우 HDC현산은 10만7,624평이다. 포스코는 10만1,800평으로 설정했다.

이와 함께 특화계획에서도 역대급 조건들을 제안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HDC현산은 330m 길이의 스카이라인 커뮤니티를 설치할 계획이다. 한강변을 따라 수평으로 이어지면서 주거 프리미엄을 극대화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포스코의 경우 대형평형 구성 등 고급화 설계를 강조했다. 하이엔드 브랜드인 ‘오티에르’를 적용하면서 전체 조합원에 대한 한강 조망권 확보 등을 약속했다. 시공자 선정 총회는 내달 중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구역은 용산구 한강로3가 일대로 면적이 7만1,900.8㎡이다. 조합은 최고 38층 높이의 공동주택 777세대와 오피스텔 984실 등을 건립할 계획이다.

이곳은 서울 지하철1호선 용산역, 4호선 신용산역 등을 도보권에 두고 있어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다. 학군도 우수한데 한강초, 용산초, 성심여중, 성심여고, 중경고 등이 가깝다. 한강과 용산공원 등 녹지 인프라가 구축돼있어 쾌적한 자연환경도 누릴 수 있다.

 

압구정·성수지구 일대도 경쟁

압구정지구 조감도
압구정지구 조감도

한강변에 위치한 압구정과 성수지구 역시 건설사들의 수주 물망에 올랐다. 입찰공고 전인데도 불구하고, 향후 본격적으로 수주전이 펼쳐질 경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건설사들의 움직임이 벌써부터 분주하다.

압구정지구 일대에서 가장 먼저 시공자 선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2구역이다. 공사비만 약 2조4,000억원에 달하면서, 재건축 최대어로 평가 받는다. 시공권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건설사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이다. 양사의 2파전 구도가 확정될 경우 올초 한남4구역에 이어 리턴매치가 성사되는 셈이다.

이 가운데 현대건설은 홍보갤러리 오픈과 함께 압구정 현대라는 명칭을 상표로 출원했다. 삼성물산 역시 인근에 홍보라운지를 열고 조합원과의 소통창구를 마련했다. 조합은 이르면 오는 6월 입찰공고를 낼 예정이다. 이 단지는 최고 65층 높이의 아파트 2,571세대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짓는다. 

성수지구도 국내 내로라하는 건설사들이 집결할 전망이다. 1~4지구로 나뉘어 재개발을 추진 중인데 GS건설, 현대건설, DL이앤씨, 삼성물산 건설부문, 포스코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등이 시공권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중 이르면 1지구와 2지구가 올해 안에 시공자 선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1지구의 경우 최고 65층 높이 3,000여세대 규모로 초고층을 짓는 설계안을 확정지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상징성과 함께 브랜드 홍보효과까지 노릴 수 있다는 계산이 서는 셈이다. 공사비 규모도 약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2지구 역시 최고 65층 높이의 아파트 2,600여세대 등을 짓는다.

 

잠실우성, 개포6·7은 무혈입성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6·7단지 조감도 [사진=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6·7단지 조감도 [사진=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

경쟁이 예상됐던 송파구 잠실우성과 개포주공6·7단지에서는 무혈입성이 예상되고 있다. 시공자 유력 후보로는 각각 GS건설 및 현대건설이 거론된다. 

다만, 2개 사업장 모두 입찰 전부터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시공권에 높은 관심을 보여 왔다. 하지만 돌연 입찰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하면서 수의계약 가능성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먼저 잠실우성의 경우 지난 7일 시공자 선정을 위한 2차 입찰에 GS건설이 단독으로 참여했다. GS건설은 이곳 시공자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에 꾸준하게 참석하는 등 수주에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이에 따라 수의계약 전환 절차를 거쳐 이르면 7월 중 시공자 선정 총회 개최가 열릴 것이란 관측이다. 

조합은 최고 49층 높이의 아파트 2,680세대 등을 짓는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공사비는 약 1조6,930억원으로, 3.3㎡당 920만원 수준이다.

개포주공6·7단지의 경우에도 같은 날 두 번째 입찰을 마감했다. 이날 2차 현장설명회에 단독으로 참석했던 현대건설이 사업참여 제안서 접수를 마쳤다. 시공자 선정 총회는 이르면 이달 말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업장은 강남구 개포동 185번지 일대로 구역면적이 11만6,682.3㎡이다. 면적이 넓은 만큼 건립 규모도 상당하다. 재건축을 통해 지하5~지상35층 높이의 아파트 2,698세대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짓는다. 예정 공사비는 약 1조5,139억6,100만원이다. 3.3㎡당 공사비는 약 890만원이다.

이곳은 수인분당선 대모산입구역과 개포동역이 가까워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다. 일원초·개포초·중동중·개원중·경기여고 등 학군도 우수하다.

 

수택동은 현대·포스코가 눈독

경기 구리시 수택동 재개발 [위치도=구리시 제공]
경기 구리시 수택동 재개발 [위치도=구리시 제공]

수도권 정비사업 최대어로 꼽히는 경기 구리시 수택동 재개발에서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손을 맞잡았다. 이 사업장은 양사가 오래 전부터 시공권 확보에 집중해오고 있는 곳으로, 경쟁에 따른 부대비용 지출을 최대한 줄이고자 사업단을 구성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축 6,000세대가 넘는 사업장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미분양 등에 대한 리스크를 분담하자는 의도도 포함돼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21일 시공자 선정을 위한 2차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포스코이앤씨로 구성된 메가시티사업단이 단독으로 참석했다. 앞서 현대건설·포스코이앤씨는 지난 12일 1차 입찰에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단독으로 참여한 바 있다. 수의계약 전환이 확정될 경우 이르면 7월 중 시공자 선정 총회가 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사업장은 구리시 수택동 454-9번지 일대로 면적이 34만2,780.4㎡에 달한다. 신축 규모도 상당하다. 최고 38층 높이의 아파트 6,221세대 규모의 대단지가 들어선다. 이는 신축 5,988세대 규모로 단군 이래 최대 재개발사업장으로 평가 받는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을 뛰어 넘는 수치다.

특히 용적률 상향조정에 따른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구리시는 지난해 9월 조례개정을 통해 3종 일반주거지역의 경우 용적률을 기존 250%에서 300%로 상향조정했다.

이곳은 지하철8호선 별내선 연장 수혜지로, 구리역과 장자호수공원역 등 더블역세권 입지를 자랑한다. 부양초, 토평초, 수택초, 토평중, 구리중, 구리여중, 구리여고, 구리고, 토평고 등 학군도 우수하다.

이혁기 기자 lee@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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