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 하이엔드 브랜드간에 첫 격돌 사업장으로 서울 용산구 한남2구역이 유력해지고 있다. 최근 입찰에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이 참여한 가운데 각각 자사의 하이엔드 브랜드인 ‘르엘’ 및 ‘써밋’ 적용을 제안하는 등 시공권 확보를 위해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하이엔드 브랜드 첫 승부는 서초구 방배신동아에서 포스코건설, 현대건설의 경쟁이 예상됐지만, 현대가 입찰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한남2구역에서 가장 먼저 펼쳐질 전망이다.
한남2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조합(조합장 이명화)은 지난 23일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했다. 그 결과 롯데건설, 대우건설이 각각 참여했다.
업계에서는 하이엔드 브랜드간에 최초 격돌이라는 점에서 역대급 ‘빅매치’를 예감하고 있다. 공사비 부문에서는 조합이 예정가격을 책정한 만큼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에 특화 등 부문에서 내건 사업조건이 승부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공고문에 따르면 조합이 책정한 공사비 예정가격은 약 7,908억6,025만원으로 3.3㎡당 770만원(VAT 별도) 수준이다. 롯데와 대우 모두 조합이 책정한 공사비와 비슷한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사업조건으로 하이엔드 브랜드를 앞세워 조합원 표심 잡기에 나섰다. 롯데는 ‘르엘’을, 대우는 ‘써밋’을 제안했다.
먼저 롯데의 경우 단지명은 ‘르엘 팔라티노(LE-EL PALATINO)’를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팔라티노는 로마 건국신화 시초로, 황제의 궁전 등 명예와 권위의 언덕을 의미한다. 한남2구역 재개발을 통해 가장 명예로운 곳으로 만들겠다는 롯데건설의 의지가 담겼다.
이를 위해 설계 등의 부문에서 차별화를 구상했다. 글로벌 호텔 설계 전문업체인 HBA와 유명 건축가와의 협업을 계획했다. 세계적인 설계사와 인테리어 건축가, 조경회사, 아티스트 등 9명으로 구성된 ‘드림팀’을 설계 작업에 참여토록 했다.
대우건설 역시 자사의 하이엔드 브랜드인 ‘써밋’을 반영한 ‘한남써밋’을 제안했다. 외관은 해외 설계사인 저디가 맡았다. 저디는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 두바이 국제 금융센터 등 세계 각지의 랜드마크 프로젝트를 수행한 글로벌 건축디자인 그룹으로 유명하다. 조경은 하버드대 조경학과 교수 크리스 리다가 이끄는 스토스그룹이 참여한다.
조합은 조만간 이사회 등 집행부 회의를 열고 총회 일정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오는 11월 중 시공자 선정 총회 개최가 유력하다.
한편, 한남2구역은 용산구 보광동 272-3번지 일대로 구역면적이 11만4,580.6㎡에 달한다. 이곳에 재개발을 통해 지하6~지상15층 높이의 아파트 30개동 총 1,537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이 지어진다. 이 일대는 지하철6호선 이태원역이 인접해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고, 강변북로를 통해 주요 도심지로의 이동이 용이하다. 보광초, 한강중, 오산고 등 교육환경도 우수하다. 한강변 입지에 용산가족공원, 매봉산, 남산공원 등 친환경 인프라도 갖췄다.
이혁기 기자 lee@aru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