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홍영주 기자]

리모델링사업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통합 열풍이 불고 있다. 상당수 단지들은 개별이 아닌 통합 리모델링을 택하면서 몸집 키우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하면 수백가구 규모의 개별 단지들이 모여 수천가구에 달하는 대단지로 다시 지을 수 있다. 이 경우 랜드마크 건립, 관리비 절감 등의 이점이 부각되면서 ‘통합 리모델링’을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에서 대표적인 단지는 이른바 ‘우·극·신’으로 불리는 동작구 우성, 극동, 신동아아파트가 꼽힌다. 3개 단지를 합친 기존 규모는 4,300가구가 넘는다. 이 외에도 영등포 현대, 대원 등 7개 단지와 서초 반포한신, 블루힐 등 4곳이 시동을 걸고 있다. 지방에서도 부산 LG메트로시티와 대구 메트로팔레스가 단지별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하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우성·극동·신동아 통합 리모델링 조감도 [사진=추진위 관계자 제공]

▲서울 사당 우성·극동·신동아 기존 4,300여가구, 통합 리모델링 조합설립 임박… 영등포 현대·대원·두산 등 7개단지, 서초는 반포한신·블루힐 등 4곳 함께 추진


서울에서 통합 리모델링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동작구에 위치한 이른바 ‘우극신’으로 불리는 단지다.

이 단지는 우성2단지, 우성3단지, 극동, 신동아4차 등 4개 단지가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다. 기존 규모가 4,390여가구 이상으로, 통합 리모델링 완료 후 5,050가구 이상의 대단지 아파트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현재까지 추진위가 확보한 동의율은 약 64.1%를 넘어섰다. 조합설립인가를 받기 위한 법정 동의율은 약 66.7%로, 2.6%p 정도를 남겨두고 있다.

단지 규모가 상당하고, 조합설립인가가 가시화되면서 건설사들의 이목도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리모델링에 진출한 대형사 대부분이 시공권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GS건설과 포스코건설, HDC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 쌍용건설, 대우건설 등이 향후 수주 참여 여부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영등포에서도 통합 리모델링 추진에 시동을 건 단지가 나왔다. 바로 문래동 현대1·2·3·5·6차, 대원, 두산아파트가 그 주인공이다. 이곳 역시 기존 1,973가구 규모로 리모델링 후 2,000가구 이상의 대단지 아파트 건립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까지 사전 동의율은 약 33% 이상 접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7월 추진위원회를 발족한 지 약 4개월 만이다.

강남권에서도 4개 단지가 모여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서초동 반포한신타워와 블루힐하우스, 잠원중앙하이츠 B동, 킴스빌리지가 대상지다. 4개 단지를 합쳐 661가구 규모다. 각 단지별로 이미 추진위를 발족했고, 내년 1월 조합설립을 목표로 두고 있다.

향촌마을 조감도 [사진=추진위 관계자 제공]

▲수도권서도 향촌마을인 현대4차, 5차, 롯데가 함께 사업… 내년 상반기 창립총회 목표


경기권에서는 안양 향촌마을이 통합 리모델링 선두주자로 꼽힌다. 향촌마을은 평촌동에 위치한 현대4차와 5차, 롯데아파트가 모여 함께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는 곳이다.

기존 규모가 상당한 만큼 2,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건립이 예상된다. 현재 현대4차는 552가구, 현대 5차가 780가구, 롯데가 530가구 규모로 구성됐다. 3개 단지를 합쳐 1,862가구 규모다. 리모델링 후에는 약 2,100가구로 240여가구가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추진위가 확보한 동의율은 11월 23일을 기준으로 현대4차와 롯데가 각각 약 63%이상을 확보했다. 현대5차는 53% 이상으로 집계됐다. 추진위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창립총회를 거쳐 4월쯤 조합설립인가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조합설립이 가시화되면서 포스코건설, 현대건설이 시공권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부산 LG메트로시티 통합 리모델링 위치도 [사진=추진위 관계자 제공]

▲지방에서는 부산 LG메트로시티와 대구 메트로팔레스가 대장주로 꼽혀


지방에서도 부산과 대구 등 광역시에서 통합 리모델링 열풍이 불고 있다.

부산에서는 남구 LG메트로시티가 통합 리모델링을 통해 메머드급 대단지 아파트로의 재탄생을 예고한 상태다. 이 단지는 기존 규모가 7,000가구를 넘는다. 그만큼 공사 규모도 상당하다. 공사비만 약 3조4,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건설사들의 눈길도 쏠리고 있다. 아직 조합설립인가를 받기 전인데도 불구하고 GS건설, 포스코건설,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대형사들이 ‘대어’를 잡기 위해 벌써부터 물밑경쟁을 벌이고 있다.

메트로팔레스 거리뷰 [사진=네이버 지도 갈무리]

대구에서도 수성구 메트로팔레스가 지난 8월 추진위를 발족하고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1·2·3·5단지를 대상으로 통합 리모델링을 통해 4,000가구 이상 대단지 건립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현재는 3,240가구 규모로 구성됐다. 추진위는 내년 9월 안에 조합설립인가를 받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상반기 중 본격적인 동의서 징구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이곳 역시 포스코건설과 현대건설 등 시공권을 향한 대형사들의 관심이 상당하다.

 

[그래픽=홍영주 기자]
[그래픽=홍영주 기자]

▲통합 리모델링, 대단지 랜드마크 건립에 브랜드 홍보 효과 기대하는 건설사들도 선호… 공용 관리비 절감 등도 장점


통합 리모델링 추진 사례가 증가하면서 이에 따른 장점도 부각되고 있다.

먼저 랜드마크 건립 기대감이 크다는 점이 꼽힌다. 개별 단지들이 모여 대단지를 형성하고, 단일 브랜드를 적용할 경우 지역을 대표하는 아파트 건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건설사 입장에서도 대단지의 경우 브랜드 홍보효과가 크다는 이유로 통합 리모델링을 선호하는 편이다.

단지 내 도서관과 골프장, 카페 등 커뮤니티시설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함께 리모델링을 추진하면 각 개별 단지별로 커뮤니티시설 건립을 위해 별도로 부지를 확보할 필요가 없다. 이에 따라 수평, 별동증축으로 리모델링을 추진할 경우 일반분양분을 더 증가시킬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입주민이 많을수록 분담해야하는 공용 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대단지 조성을 선호한다는 점도 통합 리모델링 추진 사례가 늘고 있는 이유다.

이혁기 기자 lee@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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