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홍영주 기자]

올해 3월 도시계획 조례일부 개정 조례안이 공포와 함께 즉각 시행되면서 준공업지역이 밀집한 영등포구 정비사업이 활력을 찾았다. 

준공업지역 용적률이 250%에서 400%까지 대폭 개선되면서 사업성 문제로 지지부진했던 구역들이 새로운 정비계획안을 마련하는 등 동력이 생긴 것이다. 

영등포구는 서울 준공업지역의 1/4 이상이 밀집해있는 최대 수혜지다. 구가 분류한 정비사업장은 재건축 34곳, 재개발 13곳이다. 

[표=홍영주 기자]

이 중 용도지역이 준공업지역이고, 개정 조례안에 따른 정비계획 수립 또는 변경을 추진하는 대표적인 곳은 △신동아 △문래국화 △현대3차 △당산한양 △문래두산위브 등이 꼽힌다. 

각 단지는 세대수, 일반분양분을 늘린 변경안을 마련하거나, 용적률 400%를 적용한 정비계획을 바탕으로 입안제안하기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가장 먼저 변경안을 제출한 신동아아파트의 경우 세대수가 40% 가량 늘었고, 일반분양분도 기존의 5배 이상 추가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양평 신동아아파트, 세대수 약 40% 늘고 일반분양도 12→80세대로 증가… 다른 초기 단지들도 용적률 늘려 정비계획 준비

준공업지역 용적률 개선에 대한 수혜지로는 양평 신동아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세대수가 약 40% 늘어남과 동시에 일반분양도 약 566.67% 증가한 것이다.

양평 신동아아파트 [조감도=영등포구청]
양평 신동아아파트 [조감도=영등포구청]
양평 신동아아파트 [사진=네이버 거리뷰 갈무리]
양평 신동아아파트 [사진=네이버 거리뷰 갈무리]

앞서 영등포구는 지난 5월 29일 양평 신동아아파트가 준공업지역 용적률 상승에 따라 최고 49층 규모의 프리미엄 아파트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총 세대수는 563세대에서 786세대로, 일반분양분도 12세대에서 약 80세대로 대폭 늘어나 사업성을 개선할 수 있게 됐다.

사업성 향상의 원동력은 약 100% 가량 높아진 용적률이다. 실제로 재건축에 적용될 용적률이 299.94%에서 399.2%로 늘어났다. 그동안 사업성 문제로 조합원 불안도 크고 참여도 저조했지만, 해당 개선안은 조합원 80% 이상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

문래국화아파트 [사진=네이버 거리뷰 갈무리]
문래국화아파트 [사진=네이버 거리뷰 갈무리]

문래국화아파트도 용적률 상향에 맞춘 정비계획을 마련하고 신축 세대수를 약 300세대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기존 용적률 250% 이하를 400%까지 늘리면 354세대에서 약 650세대로 신축세대수가 변경된다. 이곳은 지난해 11월 28일 하나자산신탁을 사업시행자로 지정해 신탁방식으로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다.

당산동 현대3차아파트 [사진=네이버 거리뷰 갈무리]
당산동 현대3차아파트 [사진=네이버 거리뷰 갈무리]

당산동 현대3차아파트는 기존 용적률이 248%임에도 준주거지역 조례 변경으로 재건축 기반이 마련됐다. 현재 용적률 400%에 맞춘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 입안제안, 신속통합기획을 위한 동의서를 징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동의율 40% 이상을 확보한 상태다.

재건축을 마치면 최고 43층 높이의 아파트 약 760세대 정도로 탈바꿈한다. 기존 아파트는 최고 15층 높이 6개동 509세대 규모다. 지난해 8월 대신자산신탁과 재건축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은 바 있다.

당산현대3차 손보형 추진준비위원장은 “법정 동의율인 50% 이상을 확보해 이달 중에 입안제안 할 계획”이라며 “내년 상반기 안에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고시와 대신자산신탁 사업시행자 지정을 모두 마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산한양아파트의 경우 지난 5월에 38%의 동의율로 신속통합기획 자문을 신청했다. 신통기획 후보지로 선정 되면 용적률 400%에 맞춘 정비계획을 수립해 입안제안한다는 구상이다. 기존 용적률은 178%다.

문래두산위브 [사진=네이버 거리뷰 갈무리]
문래두산위브 [사진=네이버 거리뷰 갈무리]

문래두산위브도 기준 용적률이 232%다. 재건축 단지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용적률이 높은 편이지만, 준공업지로 사업성이 늘어나 추진이 가능해졌다. 이미 지난 4월 도시계획업체를 선정하고 지난달 11일, 15일에는 재건축, 조례개정 내용 등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정비계획 마련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달 28일부터 정비계획 수립, 정비구역 지정과 신속통합기획 신청을 위한 동의서 징구에 돌입했다. 불과 4일 만에 동의율을 20%까지 확보한 상황이다. 이어 올해 안에 입안제안을 목표로 두고 있다. 더불어 조합방식, 신탁방식을 두고 주민 투표 등을 통해 토지등소유자들의 의견도 수렴할 예정이다.

 

기존 추진 단지들은 ‘신중론’… 정비계획 변경, 통합심의 등 사업기간 증가로 유·불리 검토 후 적용 여부 결정

기존에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던 아파트들은 정비계획 변경안 마련, 재심의 등 추가 절차로 인해 조합에 유리한 방향에 따라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방침이다.

유원제일2차아파트 [조감도=서울특별시 정비사업 정보몽땅]
유원제일2차아파트 [조감도=서울특별시 정비사업 정보몽땅]

현재 시공자 선정 중인 유원제일2차아파트는 이달 9일 입찰을 마감한다. 오는 8월 말에서 9월 초 시공자 선정 총회를 개최한 뒤에 관련 안건에 대해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초기 단지들은 이번 용적률 상향을 대부분 환영하겠지만, 기존 추진 구역들은 사업기간 증가, 공사비 상승 등 분담금 부담 등의 이유로 조합의 이익을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홍승호 조합장은 “용적률 완화는 좋은 일이지만 정비계획 변경과 통합심의, 사업시행계획 변경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며 “또 세대수가 증가하는 만큼 임대주택도 함께 늘어나 시공자 선정 후에 고민해볼 문제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노년층 인구가 많은 단지의 경우 분담금을 많이 우려하시기 때문에 시공자 선정 총회 후 자금상황, 조합원 의견 청취 등을 거쳐 결정할 문제라고 본다”고 의견을 내놨다.

사업시행인가를 받았거나 철거, 착공 등을 시작한 단지들의 경우는 내부 검토를 고려하거나, 기존 안건 유지를 결정했다. 

문래동 남성아파트 [사진=이호준 기자]
문래동 남성아파트 [사진=이호준 기자]

문래동 남성아파트는 지난 2021년 7월 사업시행인가를 받는 등 재건축이 막바지 단계에 진입한 단지다. 지난 2023년 10월 한화 건설부문을 시공자로 맞이한 뒤, 조합원 분양신청 등을 거쳐 관리처분계획 수립에 매진하고 있다. 조합은 먼저 현안을 마무리 짓고 이번 조례 개정에 대해 추후 논의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진주아파트 [조감도=포스코이앤씨 제공]
서울 영등포구 문래진주아파트 [조감도=포스코이앤씨 제공]

문래 진주아파트는 이주를 마치고 20% 정도 철거가 진행됐다. 해당 사안에 대해 내부 논의가 있었으나,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해 기존 계획안대로 재건축을 추진키로 했다.

조합 관계자는 “일부 조합원님들이 준공업지역 용적률 관련 문의를 주셔서 설계자 등 전문가 자문을 거쳤다”며 “의견 검토 결과 증가하는 사업 기간 등 여건을 고려해봤을 때 변경해도 큰 실익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유원제일1차아파트 [조감도=서울특별시 정비사업 정보몽땅]
유원제일1차아파트 [조감도=서울특별시 정비사업 정보몽땅]

이 외에 유원제일1차아파트는 지난해 8월 착공신고를 하고 신축 공사 중이다. 현재 공정률은 약 15%다. 조합은 이미 공사에 들어간 만큼 기존 계획에 맞춰 사업 완료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이호준 기자 leejr@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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