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불광동 600 일대 재개발 사업 후보지에 대한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했다. 지난 2014년 불광8구역이 해제된 지 약 9년 만에 재개발이 다시 추진되는 것이다.
시는 지난 13일 ‘불광동 600일대 재개발 사업 후보지’의 신통기획안을 확정함에 따라 주택정비형 재개발사업이 시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구역은 지난 2009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상가 주민 갈등과 사업성 악화 등으로 지난 2014년 구역이 해제된 노후 주거지다. 하지만 지난 2021년 주텩정비형 재개발 후보지 공모를 통해 서울시 신통기획 계획지원을 받아 9년 만에 재개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이 구역은 지하철 3호선·6호선 환승역인 불광역에서 250m 이내에 위치한 역세권 입지에도 좁은 일방통행로와 막다른 도로로 차량 진입이 불가능한 주거환경이 열악한 곳이다. 이에 따라 시는 역세권 입지의 잠재력과 대지 여건을 극복하기 위한 재개발 정비 방향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북한산 자락과 어우러진 역세권 복합주거단지 조성을 목표로 3가지 계획원칙을 담았다. 구체적으로 △주변 상권과 함께 성장하는 열린 복합주거단지 계획 △가로환경 정비를 통한 창량 및 보행 편의 확보 △북한산 조망을 함께 나누는 스카이라인이다.
우선 이른바 ‘불광먹자골목’으로 불리는 기존 불광역 상권이 재개발 이후에도 유지될 수 있도록 저층부에 연도형 상가를 배치했다. 또 상업활동 지원을 위한 보행로 정비 및 공영주차장도 계획했다.
기존 상권을 최대한 보호할 수 있도록 서측 진흥로15길과 북측 불광로2길을 연도형 상가 배치구간으로 정했다. 영업환경 개선 차원에서 상가 앞 보도와 공지를 기존보다 2배 이상 넓게 확보하고, 상가 이용객 주차장 수요를 고려해 지하 공영주차장도 60대가량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의 좁고 불편한 도로체계를 개선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서측 진흥로15길은 현재 일방통행로에서 향방통행이 가능하도록 2개 차로로 폭원을 확대하고, 주변 아파트단지에서 불광역으로 이어지는 공공보행통로도 계획했다. 구역 인근 아파트 단지와 이어질 수 있도록 불광먹자골목과 단지 내 공공보행통로가 만나는 지점엔 열린 광장을 조성해 상권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담을 수 있는 외부공간도 마련했다.
더불어 북한산 자락에 위치한 입지적 장점을 최대한 살려 단지 내에서 북한산 조망을 최대한 확보했다. 불광먹자골목에서 북한산 능선이 보이도록 통경 구간을 계획해 열린 경관과 스카이라인을 형성했다.
주변지역은 12~18층 수준인데 반해 북한산 방향으로 열린 통경축 확보를 위해 최고 25층 수준으로 층수를 상향 조성했다. 단지 내에서 북한산 조망이 가능토록 개방감이 있는 외부공간도 조성했다. 또 북쪽 불광초교 일조 영향을 고려해 북쪽으로 낮아지는 스카이라인을 계획해 주변 지역에 미치는 일조 침해를 최소화했다.
시는 불광동 600번지 재개발 후보지의 신통기획안이 확정됨에 따라 은평구 정비사업신속추진단과 협력해 연내 정비계획 입안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신속통합기획의 절차 간소화를 적용해 각종 심의기간도 대폭 단축한다는 방침이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역세권 입지의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개발이 어려웠던 지역에 기존 상권과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열악한 주거환경 개선과 함께 지역 주민의 생활 터전도 최대한 보호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민규 기자 smk@aru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