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의 구도심 정비가 가속화하고 있다. 주민 중심으로 정비사업을 추진하려는 수원시의 의지에 각종 규제 완화까지 이어지면서 낙후된 주거 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시는 최근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후보지로 30개 구역을 선정해 발표했다. 지난해 9월 말부터 7개월간 수원지역 오래된 주택단지에서 재개발 20곳, 재건축 10곳이 요건을 갖춰 신청을 했다. 이 가운데 재개발 후보지 중 3곳은 ‘입안제안형’이다. 입장이 다른 주민간 숙의과정을 통해 5년 이내에 정비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
앞서 시는 지난해 7월 2030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을 변경하고 수원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를 개정했다. 주거생활권계획을 바탕으로 주민이 정비 구역 지정을 요청할 수 있도록 주민제안공모방식을 도입한 것이 골자다. 시가 주도하던 정비사업을 18년 만에 주민 주도형으로 대대적으로 변화시킨 첫 공모에서 30곳에 이르는 후보지가 호응한 셈이다.
특히 재개발 후보지 중 4곳은 처음으로 재개발의 희망을 품게 된 구역이다. (가칭)우만1동, 지동 110-15번지 일원, 지동 475번지 일원, 월드컵1구역 등이 포함됐다. 수원화성 성곽에서 200~500m 구역 내에 있던 해당 후보지들은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 내에 있어 재개발을 시도할 수 없던 곳들이다.
수원화성 성곽 외부 반경 500m까지 구역별로 건축물 높이가 규제됐던 이들 지역이 재개발 후보지가 된 것은 수원화성 주변 규제 완화가 큰 역할을 했다.
지난 2023년 12월 문화재청은 ‘사적 수원화성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 내 건축행위 등에 관한 허용기준 조정’을 고시했다. 시는 10여년간 꾸준하게 규제 완화를 건의하고, 규제 완화 협의를 요청해 최종 조정안을 끌어냈다. 덕분에 건축물 높이 제한이 없어진 해당 구역에서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게 된 것이다.
박노창 기자 park@aru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