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의 10·15대책을 연일 비판하고 있다. 오 시장은 26일 SNS를 통해 “밭을 다 갈아엎어 놓고, 이제 와 열매 내놓으라고 할 자격이 있냐”며 “주택 가격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정부 대책에 공급 시그널이 없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일한 공급 대책이었던 9·7 대책마저 구체성이 떨어지니 그 실효성에 의구심이 생기고 공급에 대한 기대는 꺾였다”면서 “정부 대책이 오히려 주택가격 상승에 불쏘시개 역할을 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오 시장은 “10년 전 서울시 정비구역을 해제한 결과가 지금 어떤 상황을 초래했냐”며 “이번 10·15 대책으로 가까스로 다시 시작된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어떤 상황에 놓이게 됐냐”고 질타했다.
이어 오 시장은 정비사업을 통한 주택공급은 씨를 뿌리고 열매를 거두는 긴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이명박 시장 때 지정된 정비구역이 오세훈 1기 때 열매를 맺기 시작했고, 오세훈 1기 때 뿌린 씨앗이 박원순 시장 때 열매를 맺었다”며 “그런데 제가 서울시를 떠나있던 10년 간 무슨 일이 벌어졌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밭 전체가 갈아엎어져 있었다”면서 “정비사업이 389곳 43만호 이상 해제된 사태를 보며 속이 타들어 가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끝으로 오 시장은 “10·15 대책 대폭 수정을 비롯해 정비사업 촉진을 위해 규제 완화,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등의 과감한 결단을 내리길 바란다”면서 “필요하다면 제가 직접 나서 민주당과 공개 토론이라도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노창 기자 park@aru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