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홍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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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의 저층주거지 정비사업 대표 브랜드인 ‘모아타운’을 포기하는 첫 사례가 나올 전망이다. 서울 광진구 자양4동 12-10번지 일원에 대한 모아타운사업이 주민들의 반대로 해지수순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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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진구는 지난 24일 자양4동 12-10번지 일원 모아타운 대상지에 대한 주민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발표했다. 자양4동 모아타운 대상지 내 토지등소유자 759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 우편을 통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찬반 의견이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응답자의 토지면적으로 환산한 경우와 현재 구역 내 거주자의 경우 반대의견이 찬성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자양4동 12-10번지 일원은 지난해 10월 서울시가 진행한 모아타운 2차 공모를 통해 후보지로 선정됐다. 당시 시는 지역 내 소규모주택정비사업 추진여부와 기반시설 열악 정도, 노후도 등의 정량평가를 통해 후보지 선정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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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후보지 선정 이후 주민간의 갈등이 지속됐다. 일부 주민들이 사업성 저하와 난개발 우려, 성공사례 부족 등을 이유로 모아타운 지정에 반대한 것이다. 실제로 모아타운을 반대하는 주민이 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구역 내 고령인구가 적지 않아 개발보다는 현재 상황에 만족하는 비율도 높은 것도 원인이었다.

이에 따라 자양4동 일대 모아타운은 관리계획 수립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구는 공식적으로 모아타운에 대한 포기 의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주민동의율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사실상 무산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구 관계자는 “주민설문조사결과를 발표한 것은 맞지만, 구체적으로 모아타운에 대한 추진이나 포기 여부를 확실하게 답변하기 어렵다”며 “향후 검토를 거쳐 결정할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번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상지 전체 토지등소유자 기준으로 모아타운 추진에 대한 찬반을 조사한 결과 찬성은 251명(약 33%)이었으며, 반대는 250명(약 32.8%)로 나타났다. 찬성이 반대보다 근소한 수치로 높은 것이다.

하지만 대상지 전체 토지면적을 기준으로는 반대 의견이 압도적이다. 전체 토지면적 7만1,050.5㎡ 중 찬성은 1만695.25㎡인 약 15% 수준이었다. 반면 3만4,234.25㎡(48.18%)의 소유자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응답자 기준으로 토지면적의 3/4 이상인 75.89%가 모아타운에 반대한 셈이다.

특히 비거주 집단보다 거주 집단에서 반대 의견이 높았다. 거주 집단의 경우 75.6%가 반대했지만, 비거주 집단은 77.5%가 찬성했다. 대상지 전체 건축물 동수 기준으로도 전체 411동 중 반대가 224동에 달하는 반면 찬성은 76동에 그쳤다. 무응답은 111동이었다.

반대 이유로는 ‘현재 상태로 만족함’이라는 의견이 반대 응답자의 68.8%로 가장 높았고 ‘임대수입이 없어져 생계 어려움’(34.4%), ‘사업성이 부족함’(17.8%), ‘재개발 등 대규모 개발을 원함’(9.7%) 등의 순이었다.

한편 시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모아타운 대상지는 지난해 2월 첫 공모 이후 65곳을 선정했다. 관리계획이 수립된 곳은 5곳으로 25개 사업장에서 조합설립 등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민규 기자 smk@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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