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금호21구역 주택정비형 재개발사업 [조감도=서울시 제공]
서울 성동구 금호21구역 주택정비형 재개발사업 [조감도=서울시 제공]

서울 성동구 금호21구역의 정비계획이 확정됐다. 달동네의 특성상 구릉지 지형을 살려 친환경 주거단지로 탈바꿈될 예정이다.

시는 지난 20일 도시계획위원회 신속통합기획 등 특별분과수권소위원회를 열고 금호21구역 주택정비형 재개발구역 정비계획안을 수정가결했다고 밝혔다.

금호동 지역은 한국전쟁 이후 전재민들이 정착하면서 형성됐다. 서울의 대표적인 서민주거지로 이른바 ‘달동네’다. 달동네의 특성상 대지의 고저차가 54m에 이른다. 그래서 대부분의 도로는 비탈길과 계단으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재개발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아파트 도시로 변화했다. 그런데 지어진 아파트 대부분은 성냥갑아파트 또는 병풍아파트로 수십 미터에 달하는 아파트 옹벽이 위압적인 경관을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에 통과된 정비계획에 따르면 금호21구역은 한강과 응봉산 자락이 어우러진 구릉지 친화적 주거단지로 거듭난다. 금호동1가 1번지 일대 7만5,447㎡에 최고 20층 아파트 1,220세대 및 부대복리시설 등이 들어서게 된다.

서울 성동구 금호21구역 [위치도=서울시 제공]
서울 성동구 금호21구역 [위치도=서울시 제공]

▲신통기획으로 사업성 개선 기대=금호21구역은 지난 2020년 신속통합기획이 추진된 지역으로 이듬해인 2021년 5월 발표된 재개발 규제완화 방안을 적용받아 사업성이 개선됐다.

현재 2종7층 지역인 금호21구역은 2종일반주거지역 수준으로 기준용적률(170%→190%)이 상향됐으며 소형주택 확보, 공공기여 등에 따른 인센티브도 추가로 받아 용적률 250%로 계획됐다. 아울러 2종7층→2종일반주거지역 상향 시 전제조건이었던 의무공공기여가 폐지되면서 과도한 기부채납 대신 지역에 필요한 공공시설(사회복지시설, 공원 등)을 확보하는 쪽으로 변경됐다.

서울 성동구 금호21구역 신통기회 계획 원칙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 성동구 금호21구역 신통기회 계획 원칙 [사진=서울시 제공]

▲공원 품은 단지로=금호21구역은 구릉지 원지형을 살린 공원을 품은 단지로서 몇 가지 원칙을 담았는데 △원지형을 따라 보행동선 재구성 △마당을 공유하는 작은 마을 만들기 △구릉지와 어울리는 다양한 중첩경관 형성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계획 등이다.

먼저 기존 원지형 등고선을 따라 동서로 형성된 옛길(무수막3길)의 동선을 살리고 북측 아파트 단지와 지역주민의 생활거점인 금남시장을 연결하는 십자형 보행 및 녹지축을 조성한다. 지난 1980년대 이 지역은 구릉지 능선을 따라 동서방향의 옛길이 촘촘히 짜여 있어 보행이 활발히 이뤄졌다. 하지만 주변에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가로망이 단절돼 현재는 무수막3길만 유일하게 남은 상태다.

또 단지 내 저층부는 대지의 단차를 따라 마당을 공유하는 작은 마을로 재구성한다. 마을마당에는 주민공동체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도입한다. 단차가 발생하는 데크하부에는 어린이집, 경로당, 근린생활시설이 입지하게 된다.

아울러 경사지에 조성되는 공동주택단지인 만큼 다양한 높이의 주동 배치를 통해 중첩경관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지형을 닮은 스카이라인을 계획해 한강변에서 바라볼 때 다채로운 경관이 실현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경사지에 위압적 경관이 형성되지 않도록 최고층수 20층 이내에서 텐트형 스카이라인을 연출할 계획이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지난 2010년부터 재개발을 추진해 왔지만 사업이 지지부진했던 금호21구역이 이제야 추진의 첫발을 떼게 됐다”며 “지형에 순응하고 구역 외 부분까지 함께 고려하는 등 도시 맥락과 지역 사회에 기여하는 계획에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혁기 기자 lee@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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