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위복(轉禍爲福). 화가 바뀌어 오히려 복이 된다는 뜻으로 널리 알려진 사자성어다. 끊임  없는 노력을 통해 불행을 행복으로 바꿔 놓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한솔마을5단지에 적용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사자성어로 꼽힌다. 이곳은 리모델링사업을 추진해오다 지난 2016년 정부가 내력벽 철거 불허 방침을 밝힌 이후 사업이 잠시 주춤했다. 하지만 조합은 업계 최초로 복층구조 도입을 통해 내력벽 철거 없는 리모델링사업 진행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것이다. 최근에는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이후 리모델링이 반사이익을 받는 사이 오는 6월 권리변동총회 개최를 계획하는 등 빠른 사업 진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평가다. 구자선 한솔마을5단지 리모델링 조합장을 만나 사업 추진 경과와 향후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6월 중 리모델링의 꽃 권리변동총회 예정
내력벽 철거 유보되면서 사업 잠시 주춤
업계 최초로 복층구조 도입, 돌파구 마련
안전성 검토 심의기관 민간으로 확대해야

▲리모델링사업을 추진한 지 어느덧 10년이라는 시간이 다돼가고 있다. 현재까지 리모델링사업은 어떻게 흘러왔나=집행부는 현재 주민들에게 사업계획승인을 받기 위한 동의서 징구 작업을 받기까지 리모델링 절차에 따른 행정청의 인·허가에 주력해왔다. 2008년 10월 리모델링 창립총회를 거쳐 추진위를 발족한 지 2년 뒤인 2010년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이후 2016년 시공자로 포스코건설·쌍용건설 컨소시엄을 선정했고, 같은해 안전성검토를 통과했다. 2017년에는 성남시로부터 건축심의, 경관심의 등을 완료하고 주민들로부터 희망평형배정신청을 받아 시공도면 작성을 완료했다. 

▲그동안 사업을 추진해오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있다면=2016년 수평 확장 설계를 준비하고 있는 상태에서 정부가 내력벽 철거를 유보했다는 점이다. 한솔5단지는 2016년 중순까지 세대간 내력벽을 일부 철거해 기존보다 베이수를 늘리는 수평 확장 설계를 준비해왔다. 하지만 2016년 8월 정부가 내력벽 철거 허용 유보를 발표한 이후 새로운 설계안을 만들어야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당시 국토교통부는 전국 리모델링 추진주체들과 약 1년 동안 논의해오면서 허용으로 가닥이 잡혔던 내력벽 철거 허용을 유보시켰고, 사업이 잠시 정체되는 위기가 찾아왔다.

▲당시 조합은 국토부의 내력벽 철거 허용 유보 방침에 따라 기존 설계를 전면 수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을 텐데, 어떠한 해결방안을 내놨나=조합은 협력업체들과 수차례 회의를 거친 후 대안으로 공동주택 최초로 복층형 설계 적용 방침을 정했다. 그러면서 업계의 뜨거운 관심 속에 리모델링사업을 재개했다. 복층설계 도입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도 좋았고, 사업 속도 측면에서도 업계 선두들 유지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여기서 복층설계란 흔히 오피스텔에서 볼 수 있는 다락방 같은 개념이 아니다. 완벽한 층고를 자랑하는 한 세대 2층 높이의 아파트라고 생각하면 된다. 쉽게 설명하면 같은 동에 위치한 1~3층에는 각 층별로 3세대가 거주하는 게 일반적이다. 반면, 복층형은 1~3층 중 중간층인 2층을 없애고, 1층과 3층 세대가 2층의 앞뒤 절반씩을 소유하는 개념이다.

▲리모델링은 기존 철골과 내력벽 등은 유지한 채 보수·보강을 골자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게 핵심이다. 기존 철골을 재사용하는 반면, 2~3개층 수직증축에 따라 하중에 실리는 무게가 더 증가하는 만큼 지진 등 안전성에 대한 문제도 제기돼 왔는데=공동주택 수직증축 리모델링에 따른 구조적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점이 이미 공청회와 국내·외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증명된 사안이다. 오히려 리모델링을 통해 보수·보강 작업이 이뤄지면서 건물을 기존보다 더욱 안전하게 건립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만약 지진이 일어날 경우 진도 6.5~7에도 견딜 수 있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리모델링사업을 통해 튼튼한 아파트로 재탄생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원활한 리모델링사업 진행을 위해 필요한 제도적 장치가 있다면=안전성 검토 심의기관을 민간업체로 확대해야 한다. 현재 안전성 검토는 건설기술연구원과 시설안전관리공단 등 2곳에서만 진행할 수 있다. 2곳에서만 진행하다보니 안전성 검토 신청이 몰릴 경우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 또 검토기관의 안전성 검토는 조합에서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이뤄진다. 직접 현장을 꼼꼼하게 살피는 작업이 동반되지 않는다. 반면, 용역비용은 정해진 기준 없이 각 현장마다 인건비를 중심으로 책정되고 있다. 따라서 구조기술사협회에 의뢰를 통한 민간업체로 안전성 검토 기관을 확대해야 한다. 조합이 구조기술사협회에 전문성 있는 용역업체 선정을 의뢰하면 용역비, 전문성 등의 측면에서 집행부가 최상위 업체를 선정하는 구조다. 이렇게 되면 심의기간이 줄어들면서 빠른 사업 진행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불필요한 사업비가 지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것은 물론 투명성도 확보할 수 있다.

▲향후 사업 계획 일정은 어떻게 구상하고 있나=올해 12월 혹은 내년 상반기 중 이주를 계획하고 있다. 현재는 사업계획승인을 위한 리모델링 결의서를 징구중에 있고, 법적 동의율 75% 이상을 확보한 상태다. 이중에는 사업에 찬성하지 않았던 주민들의 결의서도 포함돼있다. 그만큼 시간이 흐를수록 성공적인 리모델링사업을 향한 주민들의 의지가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결의서 징구가 완료되면 권리변동계획을 수립한 후 6월 중 권리변동계획 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후 종전·종후 감정평가를 진행하고, 10~11월 중 분담금확정총회 개최한 다음 착공과 준공 단계를 거쳐 오는 2021년 입주를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혁기 기자 lee@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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