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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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강북권의 상계·중계 등 고밀 노후단지에 용적률 상향 등을 지원해 신도시급 주거지로 재건축한다. 재개발도 정비구역 요건 완화를 통해 대규모 재개발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6일 두 번째 도시 대개조 프로젝트로 ‘강북권 대개조, 강북 전성시대’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노후 주거지와 상업지역에 대한 규제 완화,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강북권을 일자리 중심의 경제도시로 개발한다는 목표로 마련됐다.

강북권은 동북권(강북·광진·노원·도봉·동대문·성동·성북·중랑)과 서북권(마포·서대문·은평)의 11개 자치구로 넓은 면적과 많은 인구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이다.

하지만 상업시설 면적은 동북과 서북을 합쳐도 타 권역보다 작고, 지역 내 총생산(GRDP)도 최하위인 상황이다. 특히 30년 이상이 지난 노후주택의 46%가 강북권에 밀집해있다. 이에 따라 시는 강북권의 주거지역에 파격적인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와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개발지역을 확대하고, 정비사업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재건축, 공공기여 줄이고 용적률 높이고… 재개발 구역지정 요건 완화해 사업 유도=우선 70~80년대에 대규모 아파트가 공급된 상계·중계·월계 등의 재건축을 지원해 신도시급으로 변화시킨다. 정부의 패스트트랙에 맞춰 30년이 넘은 노후단지는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 착수가 가능하고, 정비계획 입안절차와 신속통합자문을 병행해 기존 신통기획 대비 1년가량 사업기간을 단축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127개 단지에 약 10세대가 정비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용적률 상향을 통해 사업성도 개선한다. 역세권을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하는 한편 공공기여도 기존 15%에서 10%로 축소한다. 현재 높은 용적률로 인해 재건축이 어려운 65개 단지(4만2,000여세대)에는 용적률을 1.2배로 상향해 사업을 지원한다.

재개발의 경우 노후도를 현행 전체 건축물의 67%에서 60%로 완화하고, 폭 6m 미만의 소방도로를 확보하지 못한 저층 주거지도 정비구역으로 지정한다. 이 경우 개발 가능지역이 현재 286만㎡에서 800만㎡로 2.8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높이제한으로 개발이 어려운 자연경관·고도지구는 ‘산자락 모아타운’으로 특화 정비한다는 계획이다. 자연경관지구는 기존 3층에서 약 7층(20m)까지, 고도지구는 기존 20m에서 최대 45m까지 완화할 예정이다. 자연경관지구에도 용적률을 법적상한의 120%까지 적용해 사업성을 확보한다.

 

자료=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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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지역 2~3배 확대해 첨단산업·일자리기업 유치… 수변거점 14개 추가 조성=상업지역을 확대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녹지·수변 조성을 통해 문화공간도 만든다.

시는 강북지역에 ‘상업지역 총량제’를 폐지해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 등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 상업지역 총량제는 지역별 상업지역 지정 가능성을 예측하기 위해 2030년까지 지역별로 총량을 정한 범위에서 상업지역을 지정하는 제도다. 현재 강북권은 동북권(343.1만㎡)과 서북권(176.2만㎡)을 합쳐도 도심권(814.8만㎡), 동남권(627.1만㎡), 서남권(615.8만㎡)보다 상업지역이 적은 상황이다.

자료=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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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강북권 개발과 경제활성화의 핵심적인 역할을 할 대규모 유휴부지는 첨단산업기업과 일자리창출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균형발전 화이트사이트(균형발전 사전협상제)’를 도입한다. 화이트사이트는 기존 도시계획으로 개발이 어려운 지역을 사업시행자가 원하는 용도와 규모로 개발하는 것을 허용하는 제도다.

균형발전 화이트사이트의 적용 대상은 강북권 내 대규모 공공·민간개발부지다. 차량기지‧터미널‧공공유휴부지와 역세권 등이 해당된다. 해당지역에는 일자리기업 유치를 의무화하는 대신 최대 상업지역으로의 종상향과 용적률 1.2배, 허용용도 자율 제안, 공공기여 완화(60→50%이하) 등이 적용된다.

자료=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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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간선도로 상부공원화사업 등을 통해 강북권 주민이 20분 내에 숲·공원·하천에 다다를 수 있는 ‘보행일상권 정원도시’도 조성한다. 또 경의선숲길 보행네트워크와 백련근린공원 힐링공간 재조성 등도 추진한다.

더불어 2025년까지 자치구별로 1개 이상의 수변활력거점 조성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조성을 마친 홍제천 수변테라스에 이어 불광천, 정릉천, 중랑천, 우이천 등 14개의 수변감성공간을 추가로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자료=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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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민의 따뜻한 보금자리인 강북권은 지난 50년간 도시발전에서 소외되어 왔다”며 “강북권 대개조를 통해 베드타운에서 벗어나 일자리와 경제가 살아나고,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견인하는 강북권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파격적인 규제완화와 폭넓은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심민규 기자 smk@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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