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홍영주 기자]

서울 정비사업 공사비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사업장 곳곳에서는 거듭된 유찰 끝에 공사비를 건설사 눈높이에 맞춰 상향조정한 후 다시 입찰에 나서고 있는 곳들이 포착되고 있다. 동시에 일부는 처음부터 3.3㎡당 1,000만원을 뛰어 넘는 고가 책정을 통해 시공자 선정 절차에 나선 상황이다.

서울 주요 정비사업장 공사비 책정 현황 [표=홍영주 기자]
[잠실우성4차 조감도=정비사업 정보몽땅]
[잠실우성4차 조감도=정비사업 정보몽땅]

실제로 송파구 잠실우성4차 재건축조합은 지난달 29일 기존보다 공사비를 상향조정한 조건으로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다시 냈다. 예정 공사비는 약 3,580억원에서 약 3,817억원으로 높였다. 3.3㎡당 약 760만원에서 약 810만원으로 약 50만원이 오른 셈이다.

기존 조건으로 유찰되자, 건설사들의 입찰 참여를 이끌기 위해 공사비를 상향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단지는 지난해 12월 26일 1차 현장설명회를 열었는데 DL이앤씨, 현대건설, 효성중공업, 금호건설, 포스코이앤씨가 참석했다. 이 가운데 DL이앤씨만 단독으로 현설 개최 후 7일 이내에 입찰참여 확약서를 제출하라는 조건을 이행했고, 경쟁이 성립되지 않아 입찰은 자동 유찰됐다. 조합은 다시 입찰공고를 내고 지난 1월 19일 2차 현설을 열었다. 현설은 DL이앤씨, 금호건설이 참석했다. 하지만 입찰은 참여사 미달로 자동 유찰됐다.

이에 조합은 공사비를 상향조정한 조건으로 새롭게 입찰공고를 냈다. 이달 8일 현설을 열었는데 DL이앤씨, 현대엔지니어링, 대우건설, 호반건설, 두산건설, 한양, 금호건설, 대방건설이 참석했다. 입찰마감일은 오는 4월 22일이다.

지난 28일 서울 서초구 신반포27차아파트가 재건축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냈다. 조합은 내달 6일 현장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사진=한국주택경제신문DB]
서초구 신반포27차아파트 [사진=한국주택경제신문DB]

서초구 신반포27차도 공사비를 올려 입찰 절차를 다시 진행 중이다. 지난해 11월 최초 입찰을 냈지만, 참여사 미달로 유찰되면서 지난 2월 공사비를 상향시킨 조건으로 시공자 선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공사비는 기존 약 984억2,972만원에서 약 1,038억7,353만원으로 높여 책정했다. 3.3㎡당 공사비로 환산하면 약 908만원에서 약 959만원으로, 51만원가량 상승한 수준이다. 이후 진행된 지난 5일 현설에는 SK에코플랜트, DL건설, 두산건설, 한양, 금호건설 등 5개사가 참석했다. 입찰은 내달 22일 마감한다.

일부 정비구역은 첫 입찰부터 3.3㎡당 공사비로 900만원을 뛰어 넘어 1,000만원을 웃도는 사례도 있다.

서울 강남구 도곡개포한신아파트 [사진=네이버 거리뷰]
서울 강남구 도곡개포한신아파트 [사진=네이버 거리뷰]

강남구 도곡개포한신아파트의 경우 지난 6일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냈다. 공사비 예정가격은 약 4,295억3,330만8,000원으로 3.3㎡당 약 920만원이다. 조합은 오는 14일 현장설명회를 열고, 내달 29일 입찰을 마감할 예정이다.

서울 용산구 남영동업무지구2구역 [사진=정비사업 정보몽땅]
서울 용산구 남영동업무지구2구역 [사진=정비사업 정보몽땅]

용산구 남영동업무지구2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장은 3.3㎡당 공사비로 무려 1,000만원이 넘는 금액을 책정했다.

조합은 지난달 20일 공고문을 내고, 같은 달 29일 현설을 개최했다. 그 결과 현설에 대형사는 물론 중견사까지 10곳이 넘는 건설사가 참석했다. 참석사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롯데건설, 포스코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HJ중공업, 호반건설, 금호건설, 계룡건설산업, 대방건설, 남광토건 등이다. 조합이 책정한 공사비는 3.3㎡당 약 1,070만원이다. 현설 참석사들이 수주전에 뛰어들만한 경쟁력을 충분히 갖췄다고 판단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입찰마감은 내달 29일로 예정됐다.

서울 마포구 마포로1-10지구 도시정비형 재개발 [투시도=서울시 제공]
서울 마포구 마포로1-10지구 도시정비형 재개발 [투시도=서울시 제공]

마포구 마포로1-10지구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장 역시 3.3㎡당 공사비로 1,050만원을 책정했다. 이곳은 지난해 말 3.3㎡당 920만원을 책정해 시공자 선정 절차에 나섰는데 무응찰로 유찰됐고, 새 공고를 낸 것이다. 지난 8일 현설에는 포스코이앤씨, 금호건설, 우미건설, 대방건설이 참석했다. 내달 25일 입찰을 마감한다.

이혁기 기자 lee@aru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위클리한국주택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