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성북구는 서울의 대표적인 낙후지역이었다. 미아동과 길음동 일대는 일제강점기 시절 망우리 못지않게 잘 알려진 공동묘지였다. 사람들이 점차 모여들어 살기 시작하면서 동네를 이뤘지만, 달동네라는 오명은 여전했다. 하지만 길음뉴타운 등의 재개발사업이 추진되면서 그야말로 ‘상전벽해’를 이뤘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면서 강북권을 대표하는 주거단지로 거듭난 것이다. 길음역을 중심으로 길음동과 돈암동 일대는 말 그대로 ‘신도시’가 됐다. 그럼에도 신월곡1구역은 여전히 낙후지역으로 남아있다. 주변은 이미 대형마트와 백화점으로 변모했지만, 이른바 ‘미아리텍사스’로 불리는 집창촌 인근은 1960년대에 머무른 듯 한 모습니다. 이미 도시환경정비사업이 추진되어 조합까지 설립됐지만, 내부 갈등으로 사업이 장기간 추진되지 못한 탓이다. 그런 신월곡1구역이 사업을 정상화할 수 있는 전기를 맞았다. 공석으로 남아있던 조합장에 김창현 대표가 선정되면서 새로운 집행부가 구성됐기 때문이다. 김 조합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신월곡1구역은 그동안 조합장이 공석이었다. 장기간 사업이 지연됐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새로운 조합장으로서 책임이 무거울 것 같은데=지난 십여 년간 총회 성원조차 힘들 정도로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던 것이 현실이다. 그동안 반복되는 실패를 지켜보면서 사업을 정상화해보자는 마음으로 출마를 결심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조합이 가지고 있던 기득권부터 내려놓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합의 혁신이 없이는 사업추진 자체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첫 단추는 정관 변경이었다. 기존 정관은 임원출마 자격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조합임원은 일부 조합원만의 전유물이 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지난해 9월 총회 개최를 요구해 정관을 변경했다. 조합임원 출마 자격을 완화함으로써 조합의 업무에 참여하고 싶은 조합원들은 최소한의 요건만 갖추면 후보로 나설 수 있게 된 것이다. 조합의 난제였던 직무정지의 현실을 극복하고, 최단기간에 임원선출 총회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개인적으로 조합장에 당선된 것보다 조합을 다시 정상화시켰다는 점에서 더 기쁘고, 보람을 느낀다.

▲지난 2017년 건축심의를 통과했음에도 아직까지 사업시행인가를 받지 못했다. 장기간 사업이 지연됐던 만큼 신속한 추진을 바라는 조합원들도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도시환경정비사업은 다수의 조합원이 참여하는 사업인 만큼 다양한 이해관계와 입장 차이가 발생한다. 특히 우리 구역은 조합원간의 갈등이 극심한 상황이다.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본다. 따라서 조합에서는 가능한 한 많은 조합원의 의견을 수렴해 갈등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한다.


그럼에도 최선이 아닌 차선을 고민해야 하는 당면 과제가 눈앞에 있다. 지난 2017년 8월 서울시건축위원회를 통과한 건축심의가 올해 7월말이 유효시점이기 때문이다. 건축법상 올해 7월말까지 반드시 사업시행인가를 접수해야 한다. 자칫 시기를 놓치면 건축심의부터 다시 진행해야 하는데, 최소 1년 이상 사업이 다시 늦어지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따라서 조합원 의견을 수렴한 사업시행계획안을 마련해 접수하는 것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조합을 운영할 예정이다.

▲신월곡1구역은 성북2구역과의 결합개발방식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동안 결합개발방식을 추진한 곳이 거의 없다보니 다소 생소한 제도다. 결합개발방식에 대해 설명해 달라=결합개발방식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정하고 있는 사업방식이지만, 그동안 결합개발을 진행한 곳은 극히 드문 것이 사실이다. 성북2구역의 경우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됐을 정도로 낙후된 곳이지만, 구릉지이면서 문화재 보호가 필요한 특수한 지역이다. 따라서 용적률 등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다보니 사업성이 떨어져 사업추진이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 구역은 역세권에 위치해 있는 만큼 용적률을 더 적용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 결합개발을 진행하면 성북2구역의 사업성에도 도움이 되지만, 우리 구역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주거·상업비율을 개선하고, 높이제한을 완화할 수 있기 때문에 개발이익이 높아진다. 이에 따른 이익은 공동으로 가져가는 만큼 서로가 윈-윈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다시 말해 신월곡1구역과 성북2구역이 리스크는 낮추고, 개발이익은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단점을 극복하면서 장점은 살려 이익을 공유하는 형태가 바로 결합개발방식의 본질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

▲현재 구역의 상황과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신월곡1구역은 흔히 ‘미아리 텍사스’로 불리는 집창촌이 포함된 구역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물론 성북구청에도 연일 민원이 끊이지 않는 특수한 지역이라고 말할 수 있다. 현재 거주하는 조합원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주민들도 집창촌 존치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열악한 주거환경도 문제다. 현재 대부분의 주택들이 노후화된 상황이다 보니 주민들이 생활하는데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일부 주택은 이미 사람이 살지 못하는 수준까지 이르러 공가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조합원들의 재산가치 증식은 물론 지역 지민들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서라도 도시환경정비사업의 정상화가 필요하다. 재개발을 통해 우리 지역에 덧씌워진 ‘미아리 텍사스촌’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와 오명을 벗어던지게 할 것이다.

▲신월곡1구역만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보나=우리 구역의 장점은 생활에 필요한 편의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지하철4호선 길음역을 끼고 있으며, 향후 개통될 예정인 동북선 경전철과도 걸어서 5분 거리에 위치한 더블역세권에 위치해 있다. 따라서 서울 전역으로의 이동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길음뉴타운의 우수한 학군을 공유하면서도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다수의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입지적 장점으로 인해 서울시에서는 ‘동북권 지역중심 육성방안거점지역’으로 발표한 ‘미아지역중심지’에 신월곡1구역을 포함했다. 따라서 도시환경정비사업이 완료되면 서울은 물론 수도권 북부와 도심을 연결하는 문화, 쇼핑, 업무, 교육의 중심지로 거듭날 것이다.

▲장기간 사업지연으로 조합 정상화를 바라고 있을 조합원에게 하고 싶은 말은=그동안 조합 직무정지와 사업지연 등으로 많은 조합원들이 속상해하고, 불안함을 금치 못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 새 집행부는 사업 정상화는 물론 신속한 사업진행으로 조합원의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는데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조만간 사업시행인가를 위한 총회부터 다시 멋지게 성공시키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또 관리처분인가를 향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업무에 매진하겠다.


다만 조합의 정상화는 집행부의 힘만으로 완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조합원들의 응원과 지지,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 현 집행부는 신뢰할 수 있는 조합을 만드는데 모든 역량을 기울이고, 소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조합원들도 조합을 믿고 응원해주시길 당부 드린다.
심민규 기자 smk@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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