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초과이익환수에 대한 공포감으로 강남의 알짜 재건축단지가 사업을 잠정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강남구 대치동 쌍용1차아파트가 사업시행인가를 받고도 시공자 선정을 당분간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쌍용1차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조합장 임창순)은 지난 16일 소식지를 통해 인근 단지인 쌍용2차아파트의 재건축부담금 예정액이 통지되기 전까지 후속 일정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 단지는 지난 12일 사업시행인가가 고시됨에 따라 현재 서울시 공공지원제에 따른 시공자 선정이 가능한 상황이다. 고시문에 따르면 대치쌍용1차아파트는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210 일대로 정비구역 면적은 4만7,659㎡이다. 건폐율 18.87%, 용적률 299.9%를 각각 적용해 지하4층~지상35층 높이로 총 1,072세대(임대 132세대 포함)를 건설할 예정이다.


지하철 3호선 학여울역과 가까운 역세권인데다 대치동 학원가가 인접해 있어 강남에서도 요지로 꼽힌다. 특히 1,000세대가 넘는 대규모 단지인데 반해 기존 세대수가 630세대로 일반분양 물량이 적지 않아 사업성이 높을 것으로 평가되는 곳이다.


문제는 사업성이 높은 만큼 재건축부담금에 대한 우려가 높다는 점이다. 당초 조합은 쌍용2차가 재건축 규모나 분양가, 사업비 등에서 차이가 있고, 시공자와의 계약 세부내용으로 계약체결이 지연됨에 따라 일정대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쌍용2차의 재건축부담금 예정액이 통지된다고 해도 쌍용1차의 부담금 규모를 추산하기에 적절치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단 사업을 추진하고, 향후 재건축부담금 예정액이 통보되면 총회를 열어 사업 진행여부를 결정하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대다수의 조합원들이 재건축부담금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데다, 일부 조합원들은 조합 해산 후 재건축을 재추진하자는 의견까지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조합은 시공자 선정 절차를 진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쌍용2차의 부담금 예정액이 나온 이후에 총회에서 사업 추진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심민규 기자 smk@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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