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설립인가가 취소되는 사태를 겪었지만, 사업은 더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사업을 반대하던 주민들도 재건축에 대해 다시 고민하는 계기가 되면서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조합 취소처분 문제로 1년 반이 넘는 시간을 소비했다. 하지만 조합의 노력 끝에 사업은 재개됐고, 재건축 기대감은 더욱 높아졌다. 서울 서대문구 홍제3구역 주택재건축의 이야기다. 사실 조합설립인가 취소처분이 내려졌을 당시만 하더라도 홍제3구역은 재건축을 추진할 수 없을 것이란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조합은 포기하지 않았다. 행정소송 결과가 조합 승소로 확정되면서 재건축을 이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전화위복(轉禍爲福)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강대걸 조합장이 보여줬다. 조합취소 사태는 조합원들에게도 재건축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낙후된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재산가치를 증식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재건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리고 조합과 조합원, 협력업체가 공통의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자 사업은 보다 신속하게 진행됐다. 사선(死線)에서 돌아와 재건축 성공신화를 쓰고 있는 홍제3구역 재건축의 강 조합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현재 재건축사업의 진행 상황은=지난해 12월 건축위원회 심의에서 조건부 보고의결된 후 올해 3월에는 교통영향평가도 통과했다. 또 지난달 17일 개최된 제8차 건축위원회에서 경관·건축심의가 조건부로 완료됨에 따라 본격적인 사업시행계획 수립 업무가 진행되고 있다. 오는 26일 관내 주민자치센터에서 임시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총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사업시행계획 인가서를 구청에 접수할 계획이다.

▲조합설립인가 취소처분으로 사업 중단 위기에 놓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 힘든 시간을 겪었을 것이라 생각되는데=지난 2011년 조합설립인가를 받아 재건축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2014년 12월 조합설립인가 취소처분을 통보 받았다. 재건축이 원만하게 진행되던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조합설립 취소로 당황스러웠다. 일부 반대하는 주민들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대다수의 조합원들이 재건축을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곧바로 행정법원에 취소처분에 대한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조합원들의 지지와 정비업체의 철저한 준비로 지난 2016년 7월 조합 승소 판결을 받을 수 있었다. 조합 취소소송에서 승소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준 정비업체의 김혜련 대표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재건축사업을 재개한 이후 특별한 변화가 있는지=우리 구역은 홍제동은 물론 서대문구에서도 대표적인 낙후지역으로 꼽힌다. 만약 재건축이 좌절됐다면 아마도 지역의 가치는 밑바닥까지 떨어졌을 것이다. 구역 내 일부 필지를 개발한다고 하더라도 기반시설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 소방도로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건물을 짓더라도 재산가치 상승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조합원들도 재건축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 비 온 뒤에 땅이 더욱 굳는다는 속담이 현실화된 것이다.

▲향후 사업계획은 어떻게 구상하고 계신지=그동안 조합설립 취소처분 관련 소송이 진행되면서 적지 않는 시간동안 사업이 진행되지 못했다. 그래도 건축심의가 단기간 내에 통과됐다는 점은 다행이다. 최대한 사업기간을 단축해 사업비용을 줄여나가는 것이 최대 목표다. 당장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시공자를 선정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올해 시공자 선정까지 마친다면 내년 안으로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조합취소 사태 이후 조합원들이 사업에 협력해주면서 재건축이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에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현재 조합에서는 개발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업무에 매진하고 있다. 잃어버린 1년 반을 되찾아 재건축이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철저하게 진행하고 있다. 사업이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조합원들도 지금처럼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길 부탁드린다.

▲사업시행인가를 받으면 시공자 선정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건설사들의 관심이 높은 상황인데, 시공자 선정에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조합에서는 조합원들의 재입주를 재건축의 최대 목표로 삼고 있다. 그 첫 걸음이 시공자 선정이 될 것이다. 이제 아파트는 단순한 주거공간을 넘어 주변 주민들과 함께하는 휴식공간이 되고 있다. 정부의 재건축 규제 정책 속에서 조합원들이 원하는 아파트를 건설할 수 있도록 건설사의 재무건전성과 아파트 브랜드, 사업 조건 등을 검토해야 한다. 특히 조합원들이 원하는 시공자를 선정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조합의 역할이라고 본다. 조합원들이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보다 많은 정보를 전달하고,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편의를 제공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국내 내로라는 건설사들이 홍제3구역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지난 4월 27일 남북정삼회담이 열리면서 국가적으로 남북의 화해무드가 조성되고, 통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서울 북부지역은 더 이상 전쟁의 위험지역이 아닌 평화의 상징이 되고 있다. 그만큼 홍제동의 가치도 상승할 것이라고 본다. 특히 우리 구역은 뒤쪽에 인왕산이 위치해 있으며, 광화문까지는 불과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지하철 3호선 무악재역이 구역 인근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강남고속터미널까지 30분도 걸리지 않는다. 또 연도형상가로 생활이 편리하다. 인근 종로구와 은평구 통일로 주변 단지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기 때문에 분양성이 높아 건설사들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조합인가 취소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조합장으로서 재건축사업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를 것 같은데=조합장은 감독이자, 지휘자라고 생각한다. 재건축사업은 ‘오케스트라’로 비교할 수 있다. 임·대의원을 비롯해 조합원, 사무직원, 협력업체들이 조화로운 화음을 낼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이 바로 조합장의 자리라고 생각한다. 조합장은 지휘자와 마찬가지로 직접 연주하지 않는다. 다만 모든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재건축을 성공으로 이끄는 일을 할 뿐이다. 조합과 조합원, 협력업체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때 재건축도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조합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지난 2016년 1월 정기총회에서 조합장으로 출마할 당시 공약으로 ‘화합과 통합’, ‘투명한 경영으로 분담금 최소화’, ‘조합원들의 재입주율 제고’를 내걸었다. 초심을 잃지 않고, 공약들을 모두 지켜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다시 한 번 약속드린다. 조합장을 비롯한 전 임원들을 재신임해주신 조합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조합은 조합원들을 위해 사업을 진행하는 곳이다. 궁금한 사항이나 의심나는 점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조합사무실을 찾아주시거나, 전화해주시길 바란다. 신속한 사업추진으로 최대한의 개발이익이 만들어 조합원들에게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심민규 기자 smk@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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