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1:1 재건축으로 사업성 낮아

추진위 승인 받고도 사업 추진 못해주

전태수 위원장 사업성 제고에 노력

10여년 만에 창립총회 성공적 개최

법적상한용적률로 분양 수입 늘리고

기부채납 비율 낮춰 지출은 최소화

상가, 영업보상비 등 무리한 요구

결국 상가 제척 후 재건축 추진키로



경기 안양 미륭아파트가 10년여의 기다림 끝에 재건축사업 추진을 위한 첫 발걸음에 나섰다. 지난달 30일 조합설립을 위한 창립총회가 성황리에 마무리됨에 따라 이르면 내달 중으로 조합설립인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안양 미륭아파트는 지난 1979년 9월 준공된 노후 아파트로 이미 37년이라는 시간을 견뎌왔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정하고 있는 재건축 연한이 최장 30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재건축을 마무리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다. 그럼에도 사업성 문제로 재건축은 추진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미륭아파트가 창립총회를 개최하는 등 재건축사업 추진을 위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다. 전태수 위원장 체제가 들어선 후 용적률 상향, 국공유지 무상양도 등을 통해 사업성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전 조합장 당선자를 만나 재건축 추진 비결에 대해 들어봤다.



▲먼저 창립총회 개최 성공을 축하드린다. 조만간 조합설립인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지난 2003년 재건축 추진을 시작했으니 13년 만에 조합을 설립하는 셈이다. 재건축이 원만하게 진행됐다면 사업이 끝나고도 남았을 시간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창립총회를 개최했기 때문에 기쁨과 보람이 더욱 큰 것 같다. 조합원들도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는데, 일단 첫 스타트를 할 수 있게 됐다. 이미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한 상태로 안양시에서 서류들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아마도 이르면 9월 중에는 조합설립인가를 받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미륭아파트는 다른 재건축 단지와 비교해도 연한이 오래된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아파트는 어떤 상태인지=1970년대 지어진 아파트로 이미 재건축 연한을 한참 지났다. 준공된 지 40년 가까이 된 상황이다 보니 상하수도 등 배관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주차장도 부족해 입주민들의 생활이 불편한 생태다. 우선 배관에 문제가 생기면 아랫집 천장에서 물이 쏟아지기 때문에 이웃간 분쟁의 원인이 되고 있다. 현재 일부 세대가 배관을 교체한 상태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언제든 배관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살고 있다. 또 주차장 부족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총 576세대가 거주하는 아파트지만, 관리사무소에서 파악하고 있는 주차시설은 약 220대 정도이다. 세대수 대비 1/3보다 조금 많은 셈이다. 따라서 퇴근 시간에는 주차 대란이 일어난다. 단지 내 운동장을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것은 물론 단지 내외부의 도로는 주차된 차들로 통행이 어려울 정도다.


▲재건축사업을 추진한지 상당 기간이 지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동안 사업이 추진되지 못했던 이유는=사업성이 낮았던 것이 근본적인 이유였다. 아파트 평형에 비해 대지지분이 적은데다, 현재 용적률 자체가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도로와 공원 등을 기부채납하면 사실상 1:1 재건축도 불가능할 정도였다. 개략적으로 사업계획을 수립해 본 결과 최악의 경우 오히려 현재보다 세대수가 줄어드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재건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실제로 2012년 7월 정비구역 지정 당시 동의율이 20% 수준에 불과했을 정도였다. 그 사이 추진위원장이 세 번이나 바뀌었다. 결국 2013년 추진위원회가 휴업신고를 하고, 재건축사업이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


▲최근 창립총회를 개최했다는 것은 사업성이 개선됐다는 뜻인가=먼저 우리 아파트의 실제 평형에 대한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현재 우리 단지는 28평형과 35평형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평형에 비해 실제 공간은 상당히 좁은 상황이다. 안목치수로 아파트 내부의 넓이를 산정한 결과 동일 평형의 다른 아파트에 비해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실제로 집안 면적을 자로 재서 실측한 결과 28평형은 21평에 불과했고, 35평형은 실제 24평 수준이었다. 이는 과거의 아파트 평형 산정 방식이 현재와는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아파트에는 대피소를 의무적으로 건설하도록 하고, 이를 분양면적에 포함토록 했다. 따라서 최소 3평 이상이 실제 면적에서 빠지게 된 것이고, 시청에서도 확인한 사실이다. 조합원들이 이를 인지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였다.


▲평형 실측만으로 사업성이 올라간 것은 아니지 않나=물론 사업성 자체가 올라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제 수익을 늘릴 수 있는 방안도 모색했다. 먼저 용적률 상향을 통해 분양수입을 늘리는 것이 첫 번째였다. 법적상한용적률인 300%를 적용하면 약 150세대 정도의 일반분양 물량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행정청과 상당 부분 협의가 진행된 상태로 조합 설립 이후 사업시행 과정에서 최대한 용적률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기부채납 비율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지출을 줄였다. 우리 단지는 단지 내에 안양시청 소유의 운동장이 있는데, 이를 무상양도·양수하는 것으로 합의가 된 상황이다. 재건축을 통해 조성하는 도로와 공원 등을 해당 운동장 부지와 맞바꾸는 구조이기 때문에 조합에서는 사실상 기부채납을 통한 손해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지출은 최소화하고, 수입을 최대화함으로써 조합원들의 부담을 줄인 것이다.


▲단지 내 상가를 제척한 상태로 창립총회가 진행됐는데=상가 소유자와 오랫동안 협의를 진행해왔지만, 결국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제척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상가 측은 상가 자리를 유지하고, 현재 면적의 상가 건물 공급, 부담금 없이 재분양, 이주비 무이자 대여, 상가 영업보상비 등을 요구해 왔다. 이에 추진위에서는 상가 위치와 영업보상비 등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조건을 들어주겠다고 제안했다. 상가 위치의 경우 단지 배치 상 이동이 불가피하고, 영업보상비는 법적으로 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가측은 해당 조건을 끝까지 요구했고, 추진위에서는 아파트 조합원과의 형평성을 깨면서까지 불법적인 조건을 들어줄 수 없다고 판단해 결국 제척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상가 제척으로 아파트 배치가 달라지긴 하지만, 용적률 하락 등의 문제가 없어 사업성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끝으로 조합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오랜 시간 재건축을 기다려주신 조합원들에게 죄송하면서도,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그동안 총무이사와 단 두명이 추진위원회를 운영하면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동의서를 징구하기 위해 총무이사가 직접 뛰어다니면 많은 고생을 했다. 하지만 조합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신 덕분에 조합을 설립할 수 있었다. 조합에서도 최대한 사업기간을 단축해 조합원들의 부담금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 조합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살고 싶은 아파트로 재탄생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친환경 명품아파트로 변모하는 미륭아파트


학인천 수변공원을 앞마당처럼 활용

법적상한용적률 적용해 사업성 높여



안양 미륭아파트가 재건축을 통해 친환경 명품아파트로 변모할 전망이다. 지난 1979년 준공되어 안양시의 대표적인 노후단지로 손꼽히고 있는 미륭아파트가 조합설립을 목전에 두면서 재건축이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추진위원회가 수립한 사업계획에 따르면 안양시 동안구 비산2동 406번지 일원에 위치한 미륭아파트는 건폐율 22.65%, 용적률 299.51%를 적용해 총 734세대를 건립할 예정이다. 현재 단지의 가장 큰 문제인 주차시설은 재건축 후 996대로 크게 늘어나 주차전쟁을 종식시킬 전망이다.


특히 미륭아파트는 안양시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어 입지조건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지 앞으로 학의천이 흐르고 있어 천변에 조성된 공원을 앞마당처럼 활용할 수 있다. 학의천변에는 학운공원을 비롯해 각종 체육시설이 갖춰져 있어 입주민들이 여가를 즐기거나, 운동을 하기에도 좋다. 또 북측으로 비봉산이 자리잡고 있어 등산코스로 활용되는 것은 물론 쾌적한 환경까지 제공하고 있다.


생활편의를 위한 입지조건도 우수하다는 평가다. 단지에서 도로 하나를 두고 샘모루 초등학교가 위치해 있으며, 안양중앙초, 희성초, 안양부흥초중고교 등으로도 통학이 가능하다. 또 단지 인근에 이마트, 전자랜드, 롯데하이마트 등 각종 상업시설이 들어서 있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관악대로와 경수대로, 학의로 등 안양시의 주요 간선도로가 구역 주변을 관통하고 있는 만큼 교통도 편리하다.


여기에 단지 인근에 비산삼성래미안, 비산e편한세상, 비산롯데캐슬 등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조성돼 있는데다, 비산2동주민자치센터주변지구에 재개발이 예정되면서 대규모 주거지역 조성에 따른 프리미엄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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