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미 조합장 | 남산타운 리모델링 [사진=이호준 기자]
이영미 조합장 | 남산타운 리모델링 [사진=이호준 기자]

서울 강북권 리모델링 최대어로 꼽히는 중구 남산타운아파트가 창립총회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사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곳은 지난 2018년 서울형 리모델링 시범단지로 뽑히면서 첫 발을 뗐다.

하지만 사업이 시작되면서 추진위원회가 양분되는 등 주민 간에 이견 차가 생겨 사업이 정체됐다. 이에 후속 발족한 추진위원회 측의 이영미 전 위원장(현 조합장)은 직접 소유주들의 중재에 나섰고, 사업 추진 필요성을 거듭 피력하는 등 노력해왔다.

각고의 노력 끝에 지난해 12월 통합추진위원회가 출범하는 등 갈등이 봉합되면서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통합추진위는 초대형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주민 협력으로 70% 이상의 동의율을 신속히 확보해 조합설립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남산타운 리모델링 사업개요 [그래픽=홍영주 기자]
남산타운 리모델링 사업개요 [그래픽=홍영주 기자]

이 전 위원장은 통합추진위원장을 거쳐 지난 10월 28일 창립총회에서도 초대 조합장으로 당선되면서 전면에서 사업을 이끌고 있다. 그는 다소 길었던 추진위 기간이 오히려 투명하고, 단단한 결속력을 가진 조합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다고 말한다. 젊은 리더 이영미 조합장의 ‘강북 최대 규모’ 남산타운 리모델링 사업 이야기를 들어봤다.

남산타운아파트의 창립총회 개최 현수막이 걸려있는 모습 [사진=이호준 기자]

 

남산타운아파트가 창립총회를 마치고 조합설립을 앞두고 있다. 초대 조합장 당선자로서 감회와 주민들의 반응은 어떤가

지난 2018년 서울형 리모델링 시범단지로 선정된 후 5년 이상의 시간이 흘렀다.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음에도 주민들이 기뻐해주고 계시고, 많은 응원의 목소리를 보내주신다. 초대 조합장이자 한 사람의 소유자로서 저 역시 같은 마음이다. 기쁨의 크기와 비례해 책임감은 더욱 강해졌고, 신속한 사업 추진이라는 목표는 더욱 뚜렷해졌다. 추진위원회가 양분되는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오히려 구성원들이 단단해지는 계기가 된 점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실제로 통합 추진위원회가 출범하면서 방향성이 잡히자 주민 동의서 징구 속도도 빨라졌고, 정보공유도 보다 활발해졌다. 길었던 추진위 기간이 오히려 토지등소유자들의 결속력을 다지는 자양분이 된 셈이다. 

 

남산타운아파트의 조감도 [사진=조합 제공]

 

남산타운아파트가 리모델링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처음 시작 계기는 2018년 서울시가 권장하면서 이야기가 나왔지만, 무엇보다 주민들의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욕구가 많이 반영됐다. 우리 아파트의 사용승인일은 2002년 5월로 나오지만 사실 1998년 건립됐다. 벌써 준공 26년 차를 맞이한 것인데, 그만큼 노후 아파트의 어려움이 많이 산재해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주차문제다. 세대 당 차량 보유량이 늘어난 데 반해 주차공간은 구축기준에 맞춰 한정됐다. 이로 인한 주민 불편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주민갈등, 잦은 엘리베이터 고장, 배관 등의 문제도 골칫거리다. 주민들이 위치나 교통, 주변 인프라 등에 매우 만족스러워하시는 반면 가장 중요한 내 집에서의 생활환경은 점차 악화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우리 단지 구조상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돌파구는 리모델링 뿐이라는 결론이 나왔고, 많은 주민들이 합심해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

 

남산타운 아파트 창립총회 개최를 축하하는 현수막들 [사진=이호준 기자]
남산타운 아파트 창립총회 개최를 축하하는 현수막들 [사진=이호준 기자]

 

사실 조합설립은 오래 전부터 추진해 오셨던 것으로 알고 있다. 추진위원장 시절부터 사업 정상화를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해왔는지

우리 단지는 대단지인 만큼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이런 이유로 추진위원회가 2곳이 발족하면서 추진 동력이 떨어졌다. 신속한 사업 추진이 사업성의 열쇠이기에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통합추진위원회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이에 오랜 시간 주민들을 설득했고, 다른 추진위원장님과도 끊임없이 협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설득과 동시에 주민들에게 리모델링사업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 등 노력했다. 결국 여러 협의 끝에 통합 추진을 결정할 수 있었다. 어려움도 있었지만, 오히려 주민들의 신뢰를 얻고 궁금증을 해소해드릴 수 있는 발판이 돼 사업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서울에서도 손에 꼽히는 대단지인 관계로 동의서 징구가 어려운 과업이었는데, 지난 통합과정 등을 거치면서 주민들의 리모델링 이해도와 추진 의지가 높아져 많은 도움이 됐다. 실제로 통합 후 동의서를 징구할 때 약 380명의 자원봉사자분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셔서 3,000세대가 넘는 대단지임에도 빠르게 동의율을 충족할 수 있었다.

 

남산타운아파트의 조감도 [사진=조합 제공]

 

조합설립인가를 받으면 다음 절차는 시공자 선정이다. 시공자 선정에 있어 어떤 점을 주안점으로 두고 있나

서울 강북권 최대 리모델링이자, 최상급 입지에 걸맞은 시공자와 동행하고 싶다. 하이엔드 혹은 그에 준하는 고급 아파트를 건립할 수 있는 건설사와 함께하고 싶은 건 사실이다. 다만 무엇보다 재개발·재건축이든 리모델링이든 최우선 목표는 조합원분들의 분담금 부담을 최대한 덜어드리고, 안전하고 편리한 신축 단지를 조성해드리는 것이다. 단지 내 노령 인구가 많은 만큼 분담금 부담은 더욱 크게 다가올 수 있다. 최근 원자재 비용이 급등한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 최적의 절감 방안도 분명히 존재할 거라고 본다. 시공자로 선정될 건설사가 좋은 방안을 제시해주었으면 한다. 또 우리 단지는 경사가 많고, 고저차가 상당하다. 남산타운아파트의 지리적 특성에 맞춰 주민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하실 수 있는 계획안을 갖춘 시공자를 원한다. 아울러 최근 매년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안전에는 타협도, 두 번의 기회도 없다. 우수한 기술력으로 우리 주민들에게 안전한 새집,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집을 지을 수 있는 건설사를 바란다. 현재 현수막을 게시한 포스코이앤씨,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외에도 다양한 대형 건설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남산타운 아파트 전경 [사진=이호준 기자]
남산타운 아파트 전경 [사진=이호준 기자]

 

앞으로의 추진 일정과 목표는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은 물론 조합설립인가다. 집행부는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인가가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가 후에는 시공자 선정과 함께 1차 안전진단을 준비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사업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는 방향을 구상하고 있다. 조합설립인가 후 시공자 선정 공고를 내 내년 상반기 중 총회를 개최하는 것이 목표다. 나아가 안전진단도 내년 안에 마무리 짓기를 희망한다. 특히 우리 아파트는 수직증축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1차 안전진단에서 B등급을 받아야 한다.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사업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이다.

 

남산타운아파트에서 바라보는 남산타워의 모습 [사진=이호준 기자]
남산타운아파트에서 바라보는 남산타워의 모습 [사진=이호준 기자]

 

남산타운만의 입지적 장점과 앞으로의 개발 호재들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우리 단지의 장점은 너무 다양해 한 마디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그 중에서도 최고 강점은 ‘숲세권’ 그 자체라는 점이다. 단지 내 쌈지공원을 비롯해 근린공원, 매봉산공원 등으로 둘러 싸여있다. 매봉산공원을 따라 남산공원까지 연결돼 항상 쾌적한 녹지와 함께할 수 있다. 교통여건도 훌륭하다. 대중교통은 지하철6호선 버티고개역이 맞닿아 있고 3·6호선 약수역이 도보권에 있다. 동호대교와 한남대교가 매우 가까워 강남지역도 손쉽게 이동할 수 있다. 서울의 중심지에 위치해 종로, 강남, 용산 등 주요 도심 어디든 인접해 직주근접성도 주목할 부분이다. 주변에 한남뉴타운, 신당동 재개발 등 정비사업이 진행 중인 지역이 많아 향후 인프라 공유도 가능해 미래 전망도 좋다. 용산정비창 부지도 가까워 국제업무지구가 조성되고 나면 배후 주거지로도 유력하다.

 

남산타운아파트 전경 [사진=이호준 기자]
남산타운아파트 전경 [사진=이호준 기자]

 

조합원분들에게 한 말씀

먼저 집행부를 대표해 항상 믿어주시고 성원해주시는 조합원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조합장으로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우리 아파트의 최선의 선택은 리모델링이라는 것이다. 우리 단지는 이미 용적률이 231%에 달해 정답은 재건축이 아닌 리모델링에 있다. 리모델링은 사업기간이 짧아 빠르게 추진할 수 있고, 초과이익환수제도 적용받지 않는 등 장점이 많은 사업유형이다. 한마음으로 단합해 빠르게 사업을 추진할 경우 불과 10년이 되지 않는 시간 만에 입주까지 마무리할 수 있다. 한때 추진위가 2곳으로 나뉘는 등 정체기도 있었지만 오히려 우리 주민들의 결속을 더욱 단단하게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신속하고, 투명한 사업 추진으로 기대에 부응하는 조합장이 되겠다.

이호준 기자 leejr@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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