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석 위원장 | 가리봉중심1구역 재개발 추진준비위 [사진=이호준 기자]
오현석 위원장 | 가리봉중심1구역 재개발 추진준비위 [사진=이호준 기자]

서울 구로구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꼽히는 가리봉중심1구역이 재추진 과정을 순차적으로 거치면서 재탄생을 준비하고 있다.

이 구역은 본래 서울시가 2003년 ‘가리봉균형발전촉진지구’로 지정하면서 재개발이 시작됐다. 이어 2008년 재정비촉진지구로 전환·고시되는 등 사업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2014년 구역이 해제되면서 사업이 멈춰 근 10년 간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이후 주민들이 합심해 재개발을 재추진하자는 움직임이 일었고, 2번의 도전 끝에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사업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내년 초 구역지정을 앞두게 되면서 인근 2구역과 함께 약 5,000세대 규모의 매머드급 신축 단지 건립을 계획한 것이다. 가리봉중심1구역만 약 2,500세대 이상이 들어설 전망이다.

이 가운데 오현석 가리봉중심1구역 재개발 추진준비위원장은 주민들 사이에서도 ‘젊은 피’로 통하지만 해박한 정비사업 지식과 추진력으로 토지등소유자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매주 추진위원들과 함께 회의 및 교육활동을 이어가면서 이미 60% 이상의 동의율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젊은 리더 오 위원장의 가리봉중심1구역 재개발 추진 이야기를 들어봤다.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재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그간 사업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궁금하다

가리봉중심1구역 재개발 구역 전경 [사진=이호준 기자]
가리봉중심1구역 재개발 구역 전경 [사진=이호준 기자]

우리 구역은 조성된 지 이미 수십 년이 지난 노후 지역으로 지난 2003년부터 재개발 움직임이 있었다. 처음에는 균형발전촉진지구라는 이름으로 정비사업에 착수해 뉴타운 사업이 추진됐는데, 재개발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면서 2014년 구역이 해제되고 말았다. 이에 2020년 초부터 저를 비롯해 뜻이 있는 주민들이 재개발을 재추진하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공공재개발을 목표로 진행했다. 그런데 구역 해제 후 도시재생구역으로 지정된 것이 발목을 잡았다. 도시재생구역은 공공재개발사업에 지원조차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에 오세훈 시장이 내놓은 신속통합기획으로 방향을 틀었고, 2021년 1차 시도는 실패했지만 2022년 말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현재는 정비계획 수립과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용역이 진행 중으로, 늦어도 내년 초에는 구역지정을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리봉 일대는 구로구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꼽히는 만큼 주민들의 사업 추진 의지가 높을 것 같은데

가리봉중심1구역 재개발 구역 일대를 설명해 주고 있는 오현석 위원장 [사진=이호준 기자]
가리봉중심1구역 재개발 구역 일대를 설명해 주고 있는 오현석 위원장 [사진=이호준 기자]

이미 동의율 60%를 넘길 정도로 많은 주민들이 재개발을 원하고 있다.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은 분들 중 대부분은 외부 거주민들인데, 향후 정식 추진위원회를 승인받고 사업이 본격화되면 그 분들의 동의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조합설립을 위한 동의율인 75%도 어렵지 않게 넘길 것으로 낙관한다. 현재 추진준비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주민들이 약 30명으로, 가리봉동에 실거주 하는 분들의 15% 정도다. 다수의 토지등소유자들이 이전에 여러 차례 재개발사업을 추진해본 경험이 있는 분들이 많아 지식수준도 높고 열정적으로 협력해주고 계신다.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의 고충에 대해 많이 전해 들으실 텐데, 실제로 어떤 어려움들이 있나

가리봉중심1구역 재개발 구역 전경 [사진=이호준 기자]
가리봉중심1구역 재개발 구역 전경 [사진=이호준 기자]

대부분의 지역이 노후화된 건물들이고 단순 수치상으로도 노후도가 80%를 넘길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다. 곳곳에 공실, 사실상 폐가들도 많은 실정으로, 실거주 하는 집 중에도 정화조조차 없는 집도 허다하다. 노후도 뿐 아니라 구축 건물인 만큼 구조 문제도 크다. 우리 지역은 특히 반지하 건물이 많아 장마철에 잠기는 일도 흔히 일어난다. 그 밖에도 주차, 배관 등과 우범지역 문제 등이 산재해 있다. 더불어 좁은 골목길이 미로처럼 형성돼 있어 화재가 발생할 경우 소방차 진입도 매우 어려워 안전문제도 심각하다.

 

가리봉중심1구역을 비롯한 가리봉동이 다시 태어나기 위해 재개발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시는지

우리 구역이 배후주거지역으로 역할을 하기 위해 안전하고, 쾌적하며, 교통이 원활한 신축 단지가 건립되는 것이 우선이라고 할 수 있다. 앞서 말씀드렸던 문제들이 많아 주민들의 불편과 고충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기 때문에, 한시라도 빠르게 여러 환경들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특히 우리 구역을 포함해 인근의 가산디지털단지, 구로디지털단지 등 지역은 녹지율이 매우 낮은 것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예전 균형발전촉진지구 시절 거론됐던 남부순환로 지하화와 동시에 지상 공원을 조성하는 계획을 재추진하는 것이 절실하다. 지상공원의 녹지 공간과 함께 가리봉동 일대가 재개발되면 이전보다 훨씬 쾌적한 생활환경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추진 일정과 목표는 어떻게 되나

올해 연말 경에 신속통합기획을 완료하고 현재 진행 중인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 용역이 마무리되면 내년 초에는 정비구역으로 지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현재 예상 건립 규모는 제2종 일반주거지역 기준으로 약 2,000세대 정도지만, 향후 제3종 또는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을 통해 약 2,500세대 이상으로 조성할 계획도 있다. 추진준비위에서는 신통기획이 완료되면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업과 관련한 설명회를 개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신통기획이 무엇인지, 장·단점은 어떠한지 등 기본 지식 전달과 함께 자유 토론 형식을 통해 많은 의견 개진이 이루어지는 자리를 구상하고 있다. 저를 비롯한 추진위원들의 목표는 서울에서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며, 투명하게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가리봉중심1구역의 입지적 장점을 소개해달라

가리봉중심1구역 재개발 현황 [표=홍영주 기자]
가리봉중심1구역 재개발 현황 [표=홍영주 기자]

가장 으뜸인 장점을 꼽으라면 역시 교통이다. 지하철7호선 남구로역, 1·7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을 모두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교통환경을 누릴 수 있다. 또 2024년 개통 예정인 신안산선 또한 도보권에 두고 있어 트리플 역세권을 넘어 ‘쿼드러플 역세권’ 입지를 갖추게 된다. 아울러 우리 구역은 약 20만 명의 직장인들이 생활하고 있는 가산디지털단지, 구로디지털단지가 인접해있다. 이보다 더 직주근접이 좋을 수는 없는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강남, 여의도 등도 30분이면 통근이 가능한 부분도 장점이다. 광화문, 종로 등으로의 접근성도 용이하다. 생활 인프라의 경우도 이미 재탄생을 마친 디지털단지 상권과 함께 우리 구역을 비롯한 일대 재개발이 완료될 경우 더욱 우수해질 전망이다. 또 우리 구역은 초등학교도 품고 있어 정비사업 후에는 더 좋은 교육환경이 만들어 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토지등소유자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먼저 항상 열정적인 응원과 적극적인 참여로 지원해주시는 토지등소유자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말씀 올리고 싶다. 집행부는 앞으로도 재개발 사업과 관련한 교육자료를 제공하고, 사업진행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준비가 되어 있다. 항상 빠르고, 정확하고, 투명하게 사업을 추진할 것을 약속드린다. 집행부만이 아니라 구성원들 모두가 박식한 지식과 정보를 바탕으로 사업을 진행할 때 더 성공적으로 재개발을 추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물론 높은 수준의 지식들을 갖추고 계시지만, 지속적으로 재개발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공부해주시길 바란다. 우리 모두 쾌적하고 안전한 새 집에 입주하는 그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이호준 기자 leejr@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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