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분당은 ‘천당 밑에 분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교통·교육·생활환경 등 입지조건 측면에서 살기 좋은 곳으로 평가 받는다.

다만, 1기 신도시로 조성된 지 30년이 다돼가면서 아파트 노후화에 따른 주거환경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상당수 사업장들이 시범단지로 선정돼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다.

후발주자인 매화마을2단지 역시 시공자 선정을 앞두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집행부는 추상적인 브랜드 이미지보다는 단일 시공 및 사업조건에 중점을 두고 있다.

대형사가 아닌 조합이 사업 주도권을 쥐고 브랜드 파워와 내실, 2가지 모두를 충족할 수 있는 건설사와 함께하겠다는 것이다. 사실 이 단지는 단일 시공을 원하는 조합의 바람과 달리 과거 대형사 2곳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한 바 있다.

하지만 공사비 등 사업조건에 대한 협상이 결렬되면서 우선협상대상자 지정을 취소했다. 사업 추진 주체는 조합원으로, 이익을 최우선에 둬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우협 대상으로 한화 건설부문을 지정하고, 내년 상반기 안에 사업 참여제안서를 받아볼 예정이다. 김 조합장을 만나 그동안의 사업 추진 과정과 향후 일정 등에 대해 들어봤다.

김원식  조합장 | 매화마을2단지 리모델링 [사진=이혁기 기자]
김원식  조합장 | 매화마을2단지 리모델링 [사진=이혁기 기자]

▲리모델링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로 꼽히는 시공자 선정을 앞두고 있다. 주안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조합원 이익을 최우선에 두고 공사비 등을 포함한 사업조건 측면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이뤄내는 게 목표다. 조합은 지난달 29일 한화 건설부문을 시공자 선정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했다. 지난 2018년 시범단지로 선정된 후 약 5년 만이다. 시공자 선정은 내년 상반기쯤 예상하고 있다. 최적의 사업조건을 도출해내기 위해 사업 참여제안서 접수 기한에 조금 여유를 뒀다. 

 

▲사업을 추진하면서 어려웠던 부분은 없었나=시공자 선정이 다소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2021년 조합설립 직후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냈다. 조합은 2차례 유찰 끝에 시공권에 관심을 보였던 대형사 2곳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했다. 컨소시엄보다는 단독 시공을 원했지만, 빠른 사업 추진을 위한 선택이었다. 그런데 컨소시엄 측은 조합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높은 공사비를 책정해 제시했다. 이에 공사비 절감을 위한 협상에 나섰지만 이견차를 좁히지 못했고, 담당자 교체를 요구하면서까지 재협상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조율을 이루지 못했다. 결국 우협 지정 해지를 통보할 수밖에 없었다.

매화마을2단지 리모델링 사업계획 [표=홍영주 기자]
매화마을2단지 리모델링 사업계획 [표=홍영주 기자]

▲과거 입찰에 대형사 2곳이 참여했던 만큼 아쉬움을 내비치는 주민들도 있을 것 같은데=‘사업을 추진하는 주체는 조합원’이라는 점에 핵심을 두고 있다. 앞서 시공자 선정 과정에서 대형사를 선정할 수도 있었지만, 공사비 등 사업조건상의 이해충돌로 인해 담당자 교체까지 요구하는 등 초강수를 뒀다. 그런데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이대로 선정까지 이어진다면 높은 공사비에 조합원 분담금 증가는 물론 자칫 사업 주도권을 시공자에 넘겨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아파트 브랜드는 리모델링을 추진하는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를 차지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매화마을2단지는 입찰에 대형사 2곳이 손을 잡고 참여했던 만큼 컨소시엄의 형태여서 고유 브랜드 적용이 어려웠다. 더욱이 대형사의 일방통행식 추진을 염려하기보다는 더 좋은 파트너를 선정해 브랜드 파워를 챙기면서도 조합원 이익이 되는 사업조건을 도출해내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매화마을2 투시도 [사진=조합제공]
매화마을2 투시도 [사진=조합제공]

▲상한용적률을 높이기 위한 조례 개정에도 앞장선 것으로 알고 있다. 성과가 있었는지=집행부는 상한용적률 증가를 골자로 시와 정치권에 조례개정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그 결과 지난 2월 조례가 개정되면서 상한용적률은 기존 280%에서 300%로 상향됐다. 특히 상한용적률에 따른 제약은 성남시에서 매화마을2단지가 유일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래서 집행부는 조례 개정에 대한 당위성과 필요성 등에 대해 꾸준하게 피력했고,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제도 변화를 이끌어 냈다. 이로써 사업성도 개선됐다. 리모델링은 기존 전용면적의 40%까지 증축이 가능하다. 조례 개정이 어려웠다면 용적률 제한으로 인해 정해진 규정만큼 증축도 불가능했던 부분이다.

 

▲리모델링을 통해 재탄생하게 될 아파트 청사진을 그려보자면=최신 트렌드를 적용한 단지 외관 디자인과 규모 등에 변화를 주면서도 실생활에서 가장 큰 불편함을 겪고 있는 요소들이 해소될 것이다. 주차공간을 확대하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상승시킬 수 있는 커뮤니티시설들이 곳곳에 들어설 예정이다. 먼저 주차공간은 기존 678대에서 1,933대를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한다. 세대당 0.57대에서 1.44대로 대폭 늘어난 수치다. 커뮤니티시설 역시 스카이라운지를 포함해 키즈카페, 맘카페, 작은도서관, 스터디룸, 피트니스센터, 스크린골프, 골프연습장, 탁구장 등을 계획했다. 

매화마을2 조감도 [사진=조합제공]
매화마을2 조감도 [사진=조합제공]

▲향후 계획된 일정에 대해 말해 달라=조합은 ‘신속·공평·투명’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2029년 입주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안인 시공자 선정과 관련해서는 내년 2월 안에 한화 건설부문으로부터 사업 참여제안서를 받은 후 총회 일정 등을 조율할 예정이다. 이후 권리변동, 사업계획승인, 분담금 확정 등의 절차를 거쳐 이주 및 철거까지 정해진 사업 단계별로 순조로운 리모델링 추진을 구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주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집행부를 믿고 사업 추진을 응원해주신 조합원들에게 감사드린다. 특히 조합설립을 위한 준비 단계부터 동의서 징구 등에 앞장서주신 주민들이 계셨기에 리모델링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시공자 선정 단계까지 진입할 수 있었다. 시공자는 내 집을 짓는 가장 중요한 협력업체다. 집행부의 당면한 과제는 한화 건설부문과의 협상을 잘 이끌어 내야한다는 점이다. 한화 건설부문으로서도 분당에 첫 진출하는 만큼 시너지효과를 기대하면서 조합원이 만족할 수 있는 사업조건을 제시하기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협상 테이블에서 집행부는 최적의 사업조건을 도출해낼 것이다. 리모델링사업 추진 주체는 조합원이라는 점과 이익을 우선시 둬야 한다는 점에 중점을 두면서도 최고 품질의 아파트를 건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혁기 기자 lee@ar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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